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43회 영성학술포럼이 8일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2023 애즈베리 부흥 개혁신학적 평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박용규 목사(총신대 명예교수)가 ‘2023 애즈베리 부흥에 대한 교회사적 평가’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박 목사는 “20세기 미국 캠퍼스 부흥은 중부 휘튼대학과 남부 애즈베리대학에서 발원했다. 이 가운데 애즈베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왜냐하면 1905년, 1908년, 1921년, 1950년, 1970년, 1992년, 2006년, 2023년 등 총 8번의 부흥이 애즈베리대학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올해 2월 8일부터 28일까지 애즈베리대학에서 일어난 부흥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2023 애즈베리대학 부흥은 1903년 원산 대부흥이 일어난 지 120년 째를 맞이한 한국에게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며 “저는 애즈베리대학 부흥이 시작된 올해 2월 8일 이후 직접 현장을 방문해 대학 학감 그레그 헤셀로프 교수, 홍보부장 아비 라우브, 이번 부흥 집회 내내 찬양인도를 했던 조지 두메인을 만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1970년 2월 3일 오전 10시 시작된 애즈베리 부흥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전미로 부흥이 확산되면서 130개 대학에서 부흥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텍사스에서 1972년 엑스플로가 촉발됐고, 당시 현장에 참석한 故 김준곤 CCC 총재는 1974년 여의도 엑스플로 개최를 선언했다. 당시 300만명이 참석했다. 1970년 애즈베리 부흥은 미국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등 전 세계로 부흥의 불을 붙인 기폭제였다”고 했다.
아울러 “저는 2006년 애즈베리 부흥을 취재하고자 미국 방문 당시 1970년과 그해 애즈베리대학 부흥을 경험했던 신학교수 출신 한 노인을 만났다. 그는 은사주의와의 연관성 의혹이 제기됐던 2006년 애즈베리대학 부흥에 대해 ‘전혀 관계 없다’고 단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애즈베리 부흥에 대해 헤셀로프 교수에게 ‘성령의 역사라고 확신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헤셀로프 교수는 하나님이 우리를 긍휼히 여기셔서, 캠퍼스에 성령이 임해 회개의 역사가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또 마약중독자, 동성애자 등 죄인들이 회심하고 죄를 끊는 역사가 일어났다는 것”이라며 “1970년 애즈베리대학 부흥이 임한 뒤 대학 교수, 재학생 등 참석자들은 미 전역에 흩어지면서 자신들이 받은 은혜를 간증했다고 한다. 당시 참석자들은 지금도 증인의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올해 애즈베리대학 부흥이 진짜 성령의 역사고 참된 부흥이라면 참석자들의 삶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애즈베리대학 홍보부장 아비 라우브는 제게 ‘올해 부흥 이후 애즈베리대학 캠퍼스에선 겸손, 기쁨, 일치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고 했다”며 “특히 실제 캠퍼스 현장에 방문했을 당시 교직원과 학생들의 얼굴 표정은 매우 밝았다.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중 두 번째인 희락이 넘친 모습이었다. 기쁨은 부흥을 경험한 사람이 성령으로 변화됐다는 참된 표지이기도 하다”고 했다.
박 목사는 “애즈베리대학 조직신학 교수 맥콜 박사(Tom H. McCall)는 올해 애즈베리 부흥을 두고 크리스처니티에 기고한 글에서 ‘나는 조직 신학자로서 인위적인 영적 고조 분위기를 경계한다. 그러나 지금 애즈베리대학 부흥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억지의 영적 고조 분위기나 감정적 격동도 없다. 희망, 평화, 희락 등이 가득했다. 생생한 샬롬의 느낌이 캠퍼스를 뒤덮었다. 성령의 사역은 매우 부드럽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랑은 말로 다할 수 없는 달콤함과 부인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했다”고 했다.
아울러 “애즈베리대학 부흥은 SNS를 통해 그 소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 부흥은 Z세대들에 의해 주도됐다. 애즈베리대학 케빈 브라운 총장도 올해 부흥 운동을 Z세대들이 주도하도록 배려하고 그렇게 진행했다고 밝혔다”며 “올해 애즈베리대학 부흥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켄터키 침례교 신학교 교수 라우라 레븐스 박사조차 ▲남녀 차별이 없다 ▲찬양과 기도가 중요한 요소 ▲지도자 중심의 무거운 설교보다 참석자 개인의 간증이 주(主)를 이뤘다 ▲백인 중심의 부흥 등을 강조했다. 특히 저는 올해 애즈베리대학 부흥에서 탈종교와 희망이 없는 세대라는 Z세대들이 진심으로 부흥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목도했다”고 했다.
그러나 “유기성·류응렬 목사 등을 제외한 한국 주요 목회자들도 설교 강단에서 올해 애즈베리대학 부흥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저는 일각에서 애즈베리 부흥을 동성애자들이 주도했다고 제기한 의혹 때문이라고 보고 싶다”며 “이들이 애즈베리 부흥과 동성애 운동과의 연관성을 제기하는 근거로는 애즈베리대학 재학생이자 동성애자 엘리야 드레이크의 SNS 글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엘리야 드레이크는 올해 애즈베리 부흥 사건을 동성애자도 부흥의 일원이었다고 홍보하고자 사용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며 “엘리야 드레이크는 자신의 SNS 계정에다 애즈베리부흥 당시 ‘퀴어 학생을 위한 기도제목을 썼는데 지워진 것을 보고 영혼이 괴로웠다’고 썼다. 이는 그가 학내 동성애 활동이 힘들다는 취지로 쓴 것일 뿐이다. 그런데 이를 일부 유튜버들이 동성애와의 연관성으로 왜곡 해석한 것이다. 아울러 애즈베리대학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혼을 성경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애즈베리대학 부흥은 캠퍼스 부흥이었다. 1905년 이후 8차례 부흥을 경험한 애즈베리대학은 20세기 캠퍼스 부흥을 주도했다. 또 신사도, 은사주의, 아이홉과 관계가 없다. 그러나 놀라운 신유의 역사가 일어났다. 이는 미국 1차 대각성, 1907년 평양 대부흥 당시에도 일어난 사건”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애즈베리 부흥은 침체된 전 세계 분위기를 활력으로 반전시키는 사건”이라고 했다.
특히 “애즈베리대학 부흥은 Z세대들이 주도했다. 피해의식으로 점철돼 자살률, 중독률 등이 최고조라는 평가를 받는 Z세대들조차 하나님이 하신다면 그들이 성령 역사를 경험하도록 이끄신다. 이런 부흥을 경험한 이들이 향후 반세기 미국과 전 세계를 하나님 나라 확장의 선한 일꾼으로 쓰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승구 교수는 논평에서 “학부와 신학대학원으로 나뉜 애즈베리대학의 올해 부흥은 신학대학원 학생들이 아닌, 학부생들이 주도해 벌어진 일이다. 매우 고무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그러나 “부흥에 대해선 일종의 시금석을 마련해야 한다. 조나단 에드워즈는 ‘신앙과 정서’에서 부흥의 참된 표지는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이 성령에 충만해, 성령에 의해 인도받는 삶을 살고 있으며, 그들이 속한 교회 공동체도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이것이 부흥을 부흥으로 규정할 수 있는 일종의 시금석”이라고 했다.
이어진 청중과의 질의응답에서 한 참석자는 애즈베리대학 부흥을 촉발시킨 원인, 성령운동 사역자 일부가 이후 타락한 이유, 사회적 성화로 확장되지 않은 부흥의 진정성 여부를 물었다. 박용규 목사는 “2023 애즈베리 부흥은 올해 2월 8일 학교 정기 채플 이후 학생 19명이 남아 예배와 기도를 드리면서 점화됐다. 당시 메시지를 전한 잭 미어클립스 목사는 로마서 12장을 갖고 ‘실천하는 사랑’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그는 설교 동안 줄곧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지 않으면 타인을 사랑할 수 없다.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할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말라’고 강조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참석자들은 잭 미어클립스 목사의 메시지에 큰 도전을 받고 찬양 인도자 조지 두메인과 애즈베리 재학생 18명은 자리에 남았다. 이들은 강력한 성령의 임재 속에 기도와 회개, 찬양과 말씀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며 “찬양인도자 조지 두메인은 내게 ‘물도 마시고 싶지 않았고, 밥도 먹고 싶지 않았고, 심지어 화장실에 가고 싶지 않은 강력한 성령의 임재 속에 10시간 동안 찬양을 인도했다’고 증언했다”고 했다.
또한 “당시 18명 학생 중 애즈베리대학 학생회 회장 앨리슨 퍼페이터(Alison Perfater)는 ‘한 동료 학생이 그 모임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죄를 고백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밝혔다”며 “이들은 강력한 성령의 임재 속에 기도와 찬양, 회개 기도를 계속해서 드리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재학생들이 삽시간에 모여들어 함께 기도, 찬양, 회개, 간증을 하며 부흥의 불길이 타오른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저는 2005년 카이스트대학 기독인연합 집회를 집례한 적이 있다. 당시 집회는 새벽 1시까지 이어졌다. 한 여학생이 자신의 성적 타락을 고백하고 회개하자, 학생들이 줄줄이 자신의 죄를 고백하기 시작했다”며 “평양대부흥도 길선주 목사의 죄의 고백에서 출발했던 것처럼, 모든 부흥의 출발점은 죄의 고백과 회개라고 본다” 고 했다.
특히 “부흥은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이나 이를 위해 오랜 시간 중보기도가 선행돼야 한다. 올해 애즈베리대학 부흥에 앞서 재학생과 윌모어 지역주민 6000여 명의 80%는 오랜 시간 중보기도를 했다고 한다. 윌모어 도시는 술집도 거의 없다. 성령이 접수한 도시”라고 했다.
나아가 “성령의 은혜를 받으면서 삶의 변화가 없다면 100% 거짓”이라며 “물론 부흥 당시 단번에 죄를 끊을 수 없을 수 있으나, 죄를 끊어내려는 노력이 축적되면서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부흥을 경험한 신자의 참된 표지”라고 했다.
그는 “사도행전 2장에서 오순절 성령운동 이후 재산 나눔 등 신자들은 사랑을 실천했다. 평양대부흥 운동 이후 금연 금주 운동, 국채보상 운동 등 사회성화 운동을 창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참된 부흥의 표지 중 하나는 개인의 각성이 사회성화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강승삼 목사(전 KWMA 회장)는 설교에서 “참된 부흥은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 나와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에서 평화를 이뤄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 기독학술원 원장)는 개회사에서 “올해 애즈베리대학 부흥이 참된 표지로 평가되려면 사회적 성화 등 여러 성령의 결실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조나단 에드워즈는 부흥은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이자 은혜이지만 아무에게나 임하는 것이 아니라, 사모하는 자에게 임한다고 했다”고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