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포기’와 ‘체념’에 익숙해 보인다. 이른바 ‘N포 세대’라고 하는 절망적인 표현이 등장한 지 오래고,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며 후회 없이 살자고 하는 ‘욜로’라는 용어 뒤에는 더 이상 나아질 것이 없는 삶에 대한 기대를 버린 자조적인 태도가 숨어 있다.
김유복 목사(대구 기쁨의교회, 저자)는 이 책에서 헛되고 허무하며 부조리하고 불의한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지 질문한다. 그리고 헛되고 헛되다는 말로 시작하는 전도서에서 오히려 그리스도인이 헛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전도서는 말합니다. ‘헛되고, 헛되다. 헛되고,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 ‘헛되다’라고 번역된 이 단어는 히브리어 ‘헤벨’입니다. ‘헤벨은’ ‘숨’, ‘바람’, ‘수증기’, ‘안개’를 뜻하는 명사입니다. 이 의미가 확장되어 ‘헛됨’, ‘허무함’, ‘순간적인’, ‘부조리한’, ‘무력한’ 등의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이 단어는 하나의 단어로 번역할 수 없는 복잡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해서, 학자들은 ‘헤벨’을 번역할 때 한 가지 의미로 표현하기보다는 문맥에 따라 다르게 표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고 했다.
이어 “전도서는 인생이 지극히 짦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헤벨’은 영원에 대비되는 ‘덧없음’, ‘순간적임’을 나타낼 때 사용됩니다. 물안개는 호수 면에 잠시 피어오르다 공기 중으로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입김은 입 밖으로 뿜어져 나와 잠시 존재하다 공중으로 흔적도 없이 흩어져 버립니다. 수증기는 또 어떻습니까? 물이 끓는 동안 잠시 보이다가 이내 사라집니다. 이처럼 잠시 존재하다 사라져 버리는 것이 ‘헤벨’입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복할 수 없는 것이 인생입니다. 어떤 순간은 인생의 기록에서 지워 버리고 새로 시작하고 싶기도 합니다. 내 인생에서 어떤 시기는 그냥 블록으로 지정해서 삭제 버튼을 눌러 버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어떤 시간들은 무한 반복해서 살아 보고 싶기도 하지요. 이 글을 쓰는 지금, 달빛이 명랑하던 그날 아내와 처음으로 손을 잡은 그 두근거리던 순간을 다시 경험해 보고 싶어지는군요. 애석하게도 우리는 인생을 다시 살아갈 수 없습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해 아래의 역사는 결코 완전한 성취를 볼 수 없을 태지만, 해 위의 역사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해 아래의 역사는 단절되지만, 하나님은 당신의 사람들과 당신의 역사를 완성시켜 나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도서는 ‘마지막 심판을 기억하라’(전도서 11:9)고 말합니다. 심판이 있다는 것은 역사의 끝이 있다는 것입니다. 오직 해 위에 계시는 하나님의 역사만이 그 최종 목적을 이룰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도서는 단 한 번뿐인 우리 인생을 무엇을 헌신해야 하는지를 넌지시 말하고 있는 샘입니다”고 했다.
한편, 김유복 목사는 스물세 살 때부터 대학생들에게 말씀을 전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청년들을 섬겼다. 한국기독학생회(IVF) 영남대지부를 섬겼고 남대구 지방 대표 간사를 역임했다. 14년간의 캠퍼스 사역을 마치고 2001년 겨울, 서른여섯의 나이에 대학생 10여 명과 기쁨의교회(대구)를 개척해 지금까지 청년과 다음세대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그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를 세워 가고 있다. 저서로는 <깨어진 세상, 희망의 복음>, <광야를 걷고 있는 그대에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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