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슈얼리티라는 말 자체는 동성애(homo-sexuality)에서 시작되었다. 1868년 오스트리아출생 헝거리의 저널리스트였고 게이인권운동가였던 커트베니(Karl-Maria Kertbeny 1824–1882)가, homo-sexuality라는 용어를 제안하였다.
당시 일반인들은 동성애를 노골적으로 항문성교를 뜻하는 소도미(sodomy) 또는 bugger라고 불렀다. 당시 병원에서 처음으로 동성애자를 발견한 의사들은 동성애에 대해 “도착된 성(inversion sex)라고 부르고 정신장애의 하나로 간주하였다. 이 homosexuality라는 용어를 당시 유명하였던 정신과의사이자 성학자였던 크라프트-에빙(Richard von Krafft-Ebing 1840-1902)이 그의 저술 성병리학(Psychopathia Sexualis)에 사용함으로 의학에서 일반화되기 시작하였다. 20세기 들어서는 대중 사이에서도 일반화되었다. 동성애에 대응하여 이성애(hetero-sexuality)라는 용어가 생겨났고, 이어 양성애(bi-sexuality)라는 개념도 나타났다. 즉 섹슈얼리티라는 용어는 원래 성적 지남(지향)에 대한 것이었다. 최근 트랜스젠더 또는 젠더퀴어가 성교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성적 지남의 종류가 수십가지로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skolio-sexuality는 성지남의 대상이 트랜스젠더인 경우이다.
서구에서 1960년대에 젊은이들 사이에 기존의 전통적 기독교적 성문화와 성윤리를 뒤집는 ”성혁명“이 폭발적으로 나타났다. 성혁명은 기본적으로 프리섹스의 도래이다. 이후 성혁명의 엘리트들은 열심히 진보적이고 혁명적인 프리섹스 성문화를 퍼트려 왔다. 그 ”프리“(자유, 해방)에 여성의 성해방은 물론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의 해방도 포함되었다. 성혁명의 와중에 동성애자들의 인권운동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 1973년 미국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APA)에 의해 동성애가 정상화되었다. 1990년대 트랜스젠더 사람들의 인권도 문제가 되면서 트랜스젠더 정상화운동이 시작되었는데, 현재 거의 성공적이다.
문화인류학적 연구에 따라, 시대와 지역에 따라 성행동과 결혼제도와 가족제도, 즉 성문화에서 다양한 형태가 발견된다는 주장이 나타났다. (그러나 근래, 현존하는 원시문화권에서도 일부일처제가 기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그리하여 인간의 성(sex) 문제에 ”다양성“(diversity)와 포용성(inclusiveness)이 논쟁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였다. 성행동에서의 다양성, 결혼의 다양성, 가족의 다양성, 등등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자는 주장이 등장하였다.
그러는 사이에 ”인간 섹슈얼리티”(human sexuality)라는 용어가 등장하여 이 모든 성혁명적 개념을 포괄하고 대변하는 용어가 되었다. 현재 인간섹슈얼리티는 성적 지남의 범위를 넘어, 사람들이 스스로를 “성적으로 인식하고 경험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동물들의 성과 기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이는 여러 측면으로 나뉘는데, ① 생물학적 성 (신체적 및 생리적 성 포함) - 성혁명 엘리트들은 선천성 기형인 간성도 정상화하려 한다. ② 심리적 성 (에로틱한 성, 감정적 성 포함) - 성혁명 엘리트들은 정신장애로 간주되었던 동성애를 ”정상적 변이“라 한다. ③ 사회적 성(윤리적, 문화적, 법적 및 종교적 성 포함), 성혁명 엘리트들은 결혼-가족 제도를 파괴하려 하고, 매춘과 포르노를 용인하려 하며, 동성혼과 트렌스젠더간의 결혼 등등을 합법화하려 한다. 등등 이 모두를 합하여 인간 섹슈얼리티라 하는 것이다.
동성애, 트랜스젠더, 젠더퀴어, 간성 등등에 대한 연구를 퀴어이론이라한다. 성적 퀴어들에 대한 평등정책을 법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정치적 올바름 또는 젠더이데올로기라 한다. 여기에 현재 동성혼 합법화도 포함되기에 이르고 있다. 이런 사상들과 성적 자기결정권을 어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포괄적 성교육이다. 지금 조용한 아침의 나라였던 우리나라를 향해 ”젠더이데올로기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이 인간 섹슈얼리티 이데올로기는 구호대로 모두를 자유롭고 그래서 행복하게 만들어 줄까? 그 대가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미 불륜은 범죄가 아니게 되었는데, 그 피해자는 누구일까? 결혼에서 상대방의 잘못이 없어도 한편이 주장하면 이혼이 가능해 졌는데, 그 피해자는 누구일까? 성병과 성범죄와 성적 쾌락을 위한 마약남용이 로켓처럼 증가하고 있는데, 그 피해자는 누구일까? 임신과 낙태는 여성 고유의 자기결정의 권리하 하지만, 그 피해자는 누구일까?
현재 성혁명 이데올로기와 그에 반대하는 운동 사이에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저널리즘에서는 문화전쟁(culture war)이라 부른다. 실제 미국이나 한국에서 많은 크리스천들이 처별금지법, 동성혼, 포괄적 성교육 등등에 반대하는 운동을 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성적 이슈를 포괄하는 개념이 인간 섹슈얼리티이다. 섹슈얼리티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일부일처제 결혼 이외의 섹스, LGBTQ+ 등등을 포괄적으로 ”정상적 성“에 포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섹슈얼리티라는 신어(新語)는 그냥 ”섹스“라고 하는 것 보다 멋져(cool)해 보인다. 대체로 젊은이들은 섹슈얼리티라는 말과 그 배후에 있는 혁명적 성개념을 환영한다. 그러나 우리 크리스천들은 그 멋진 신어의 배후에 성혁명적 사상이 숨겨져 있음을 깨닫고 있어야 한다.
이전에는 생물학적 의미의 성(sex)이라는 단어 하나로 지금 말하는 인간 섹슈얼리티를 모두 기술할 수 있었다. 즉 남성, 여성, 간성, 성애, 동성 성교, 성적 역할, 성적 표현, 성인지 감수성, 이원적 성정체성(트랜스젠더), 비이원적 성정체성(젠더퀴어), 성전환, 성문화, 성매매, 성폭력 등등, 원하는 바를 충분히 기술할 수 있다. 크리스천의 시각으로는 성이 다양하고 복잡할 이유가 없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남녀로 창조하시고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축복하시었기 때문이다. 그 바깥의 성은 잘못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 크리스천은, 굳이 섹슈얼리티라는 말을 ”인용해야 할 경우“가 아니라면, 성(sex)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야 한다.
요즈음 인간의 성에 대한 이슈는 생물학적 성(sex), 섹슈얼리티(성지남), 젠더(정체성) 세 카테고리로 나뉘는 경향이 있다. (본 칼럼도 이 순서로 진행될 것이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민성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