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한 남성이 공공장소에서 펼쳐진 게이 프라이드 행사에 반대하며 성경 메시지로 설교를 전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 사건은 3일(현지 시간) 필라델피아의 리딩시에서 6월 성소수자의 달(Pride Month)을 기념하는 행진 도중 발생했다. 이날 시청사 앞에는 여장을 한 남성 드래그 공연자들과 어린이들을 포함한 군중들이 모여 있었다.
촬영된 영상에는 시 경찰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진 참가자들이 무지개기를 들고 거리 반대편에 서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데이먼 앳킨스(41) 씨는 현지 경관인 브래들리 맥클루어와 대화를 나누다가 ‘무질서 행위’ 혐의로 체포됐다.
영상에서 앳킨스는 “예수님은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을 들고 있었고 경관은 그에게 “여기는 공공 재산”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앳킨스는 “공공 재산이다. 그들은 그들만의 하루를 보내게 하라. 여기는 공공 재산”이라며 행진을 문제 삼았다.
경관이 “알겠으니 그럼 존중하라. 그들이 하루를 보내게 해주라”고 말하자 앳킨스는 “누가 이들을 응원하는지 아는가? 바로 지옥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당신은 당신이 할 일을 하고, 나는 내 할 일을 하겠다”라며 응수했다.
그 후 앳킨스가 고린도전서 14장 33절 본문인 ‘하나님은 어지러움의 하나님이 아니시오 오직 화평의 하나님이시라’를 설교하자 경관은 그에게 수갑을 채웠다. 영상 속 군중들은 경관이 앳킨스를 연행하는 내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당시 영상을 촬영한 리딩시 주민인 매튜 웨어는 “주님께서 이 장면을 촬영하도록 허락하시니 얼마나 놀라운 섭리인가”라고 밝혔다. 앳킨스가 체포되는 동안 웨어는 ‘그 사람은 복음을 전하고 있었다’라며 그를 옹호했다. 그러자 경관은 웨어에게 다가와 “길 건너 편에서 모욕적인 말을 계속하면 체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앳킨스의 보석금은 647만원(5천불)로 정해졌으며, 보석금이 납부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앳킨스의 예비 심리일은 6월 16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달 초, 리딩시는 시청사에 프라이드 달을 기념하여 무지개기를 게양했다. 이 도시가 동성애 퍼레이드를 허용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앞서 행사 참석자들은 지역 성소수자 센터로부터 “가발, 하이힐, 가운 등 드래그, BIPOC(흑인, 원주민 및 유색인종), 트랜스젠더 공동체를 지지하는 의상 착용 또는 전시”를 권고받았다.
리딩시 경찰 당국은 현재 ‘성소수자 평등 및 공정성 위원회’(LGBT Equality & Fairness commission)를 두고 있다. 이 조직은 리딩시를 포용성, 다양성, 공정성을 중시하고 동성애 친화적 도시로 만드는 것을 지향한다.
2017년, 리딩시는 탈동성애를 위한 기독교 전도와 관련된 소위 ‘전환 치료’(Conversion therapy)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휴먼라이츠캠페인(Human Rights Campaign) 등 성소수자 단체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번 체포는 2022년 6월, 게이 프라이드 행사장에서 성경을 읽은 혐의로 체포된 거리 설교자 매튜 마인케의 사건과 유사하다. 당시 마인케는 낙태 찬성 집회 인근에서 성경을 소리 내어 읽었다는 이유로 두 번 체포되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일부 시위자들이 도망치기 전, 내 성경을 훼손했다”고 호소했다.
지난주 미국 거리 전도자이자 활동가인 리치 펜코스키는 CP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캐시 앱’(Cash App)이 그가 LGBT 행사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계정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펜코스키는 온라인 단체 ‘그리스도를 위한 용사들’(Warriors for Christ)을 설립한 뒤, 전국을 돌며 드래그 퀸과 게이 프라이드 행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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