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사람은 저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내용이 각기 다르다. 어떤 이는 돈이 많이 들어오면 행복해하고, 어떤 이는 좋은 집을 샀을 때 행복하고, 또 어떤 이는 고급 차를 얻게 되었을 때 행복해한다. 내게 최대의 기쁨과 행복이 무엇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난 단번에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진리의 말씀을 새롭게 깨닫는 것이다. 여태껏 알지 못했던 성경의 심오한 말씀이 처음으로 이해가 되었을 때 그 기쁨과 행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많은 돈이 들어오고 좋은 집을 사고 고급 차를 얻는 것과는 족히 비교가 되지 않는 즐거움이다.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지만, 그중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읽기를 아주 좋아했다. 읽다가 보면 궁금하거나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땐 확실하게 알 때까지 머릿속 생각이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계속 돌아간다. 기계가 쉬기도 하고 멈추기도 해야 하는데, 한 번 시동이 걸린 내 기계는 멈추는 법이 없다.

어떻게 해야 성경 저자가 의도한 내용 그대로를 알 수 있는지를 고민하며 생각하는데 이골이 난 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성경에서 이해가 잘 되지 않거나 쉽게 풀리지 않은 난제들까지 점점 더 많은 부분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리해나갈 수 있게 해주셨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우리가 먹고 섭취해야 할 영의 양식이다. 삼시세끼 꼬박 챙겨 먹지 않으면 배고파서 난리가 난다.

하지만 영적으로 굶주려가고 있음에도 아무런 불편함이나 문제없이 사는 이들이 너무 많다. 참 그리스도인이라면 자기 영의 양식인 성경 말씀에 대한 애정이 깊어야 한다. 사슴이 시냇물을 사모하듯이 말씀에 주린 자들이 되어야 한다.

자기 밥도 못 챙겨 먹는 바보나 게으름뱅이가 되어선 안 된다. 우리가 홀로 있는 시간을 확보하여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과 깊이 교제하면서 영적인 힘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을 더 기쁘시게 해드리는 삶을 잘 살 수 있다. 그렇다고 성경을 별 의미없이 대충 읽기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 소가 여물을 입에 넣고 되새김질을 하듯이 깊이 묵상하고 음미해야 한다.

소는 네 개의 위를 가지고 있는 짐승이다. 음식물을 씹은 후 삼키면 첫 번째 위로 들어가는데, 얼마 후 그것을 게워내어 다시 씹는다. 그 후 다시 삼키면 남은 음식물은 두 번째 위로 들어간다. 그런 후 다시 게워내어 잘근잘근 씹다가 삼키면 세 번째 위로 그것이 옮겨진다. 그러면 또 얼마 후 음식물을 다시 게워내어 다시 씹고는 완전히 삼켜버린다. 그렇게 되는 과정에서 음식물 속에 있는 영양분이 잘게 잘게 부수어져 온몸에 흡수된다.

그리고 나머지 쓸모없는 것들만 배설물로 밖에 나오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거의 24시간이다. 우리 몸은 단순히 음식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는 살 수 없다. 근육, 신경, 힘줄, 뼈에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도록 소화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런 소화과정을 통해 외부로부터 주입된 음식물이 우리 몸 안에 흡수되는 것이다. 우리의 영혼도 단순히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을 수 없다.

심오한 진리의 말씀을 깨닫기 위하는 일에도 성경을 읽는 것 외에 또 다른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즉 듣기, 읽기, 밑줄 긋기, 배우기와 같은 과정으로 이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마음속으로 진리를 깨닫는 충분한 소화과정이 필요하다. 이 소화과정을 ‘묵상’이라고 한다. 시간을 들여 깊이 되새기고 또 되새기는 묵상의 과정을 통해 하나님 말씀 속에 있는 심오한 진리들이 우리의 영혼 속에 고스란히 다 공급되는 것이다.

설교의 황태자 스펄전은 말씀의 진리를 포도송이에 비유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포도송이로 포도주를 만들려면 반드시 포도를 으깨야 한다. 뿐만 아니라 몇 번이고 압착하여 즙을 짜내야 한다. 그것도 덩치 큰 남자가 힘껏 발로 밟아 주지 않으면 착즙이 힘들다. 발로 포도를 잘 뭉개야 귀한 포도즙을 최대한 많이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묵상을 통해 진리의 말씀 송이를 계속해서 밟아 준다면, 그 속에서 위로의 포도주를 얻게 될 것이다.”

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매일 성경을 읽고 많은 설교 말씀을 들음에도 불구하고 영적인 성장에 더딘 것일까? 그 이유는 그들이 영적인 필요를 등한시한 채,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그리고 충분히 묵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성경을 ‘깊이’, 그리고 ‘오래’ 묵상해야 한다. 묵상이 주는 기쁨과 행복은 맛본 자만이 안다. 깊은 묵상을 통해 남들이 맛보지 못한 심오하고도 맛있는 영의 양식을 날마다 누리는 주인공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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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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