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28일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제2차 정기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오늘날 기독교 사학이 그 건학 이념을 온전히 구현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판단,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독교 사학들이 모여 창립한 사단법인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하 사학미션)가 2023년을 ‘기독교 사학 자주성 보장을 위한 새로운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

사학미션은 2월 28일 ‘서울 그랜드앰베서더호텔 더 풀만’에서 제2차 정기총회를 갖고, 그 창립 계기와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는 한편, 올해 연구·사업 계획안 등에 대한 심의·의결을 통해 이 같이 다짐했다.

사학미션이 지난 2021년 5월 창립되고 얼마 후 사립학교법(사학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 사학법은 교원의 신규 채용을 위한 공개전형 시 “필기시험을 포함해야 하고, 필기시험은 시·도 교육감에게 위탁해 실시해야 한다”(제53조의2 제11항)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 교육감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필기시험을 포함하지 아니하거나 시·도 교육감에게 위탁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사학미션은 이것이 기본적으로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봤다.

이에 사학미션 측은 이 같은 조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과 효력정치 가처분을 제기했고,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재훈 목사 “건학 이념 구현·자율성 확보 시급”

사학미션 이사장인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담임)는 이날 개회예배 환영사에서 “한국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기에 기독교 학교들이 했던 역할은 역사적 진실이며 우리가 늘 기억해야 할 중요한 영적 자산”이라며 “기독교 학교들의 사회적 헌신과 기여를 우리가 잊고 그 사명을 이어가지 못 한다면 많은 교회들이 아무리 성장해도 사회적 영향력은 갈수록 더 약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현재 우리 사회의 기독교에 대한 여러 부정적 평가, 그리고 기독교의 영향력 감소는 어쩌면 기독교 학교가 소멸되어가는 현실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독교 학교의 자율성, 건학 이념에 따라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이 축소됨으로 인해 자라나는 학생들의 생각 속에 기독교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가 쌓인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그렇기에 기독교 학교의 건학 이념 구현과 자율성 확보는 시급한 일”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가 함께 기도하고 정부를 설득하고, 자정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 의결된 사학미션의 2023년도 연구 및 사업 방향은 △기독교 사학 자주성 보장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기독교 사학 발전을 위한 협력 체계 구축 △기독교 사학 공동체성 및 전문성 강화 △사학미션 역량 강화다.

이 밖에 일부 법인 이사의 연임을 결정했고, 오정호 목사(대전 새로남교회 담임, 예장 합동 부총회장, 새로남학교 이사장)를 새 이사로 선임했다.

김은호 목사 “다음 세대 일으켜야 한다는 거룩한 소명을”

총회에 앞서 드린 개회예배에선 김정석 목사(광림교회 담임)가 기도했고, 김은호 목사(오륜교회 담임)가 설교했다. 김 목사는 “다음세대가 무너져 가고 주일학는 사라지고 있다.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미전도 종족이 되어 가고 있다”며 “미션스쿨들이 믿음의 교사도 제대로 세울 수 없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이 시대의 목회자들이 ‘내가 목회하는 동안만 잘 되고 교회에 어려움이 없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다음 세대를 일으키고 세우는 일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한 교회만의 열심으로 되는 것도 아니”라며 “모두가 힘을 합치고 연합해 함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모두가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이제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정과 교회, 학교가 연대해서 함께 귀한 사역을 이뤄가야 한다”며 “잘못된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목회자들에게 다음 세대를 일으켜야 한다는 거룩한 소명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교회들이 무너지는 다음 세대를 세우는 일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 사학미션을 세워주셨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배용 위원장 “학교에 하나님의 사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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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학미션과 ‘꿈미’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학미션 이사장 이재훈 목사(오른쪽)와 ‘꿈미’ 이사장 김은호 목사가 업무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가 영상으로 격려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오늘날 기독교 사학이 여러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 정체성을 잃고 있을 뿐만 아니라 큰 도전과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러한 때 사학미션의 헌신과 수고를 통해 기독교 사학들이 정체성과 비전을 회복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이뤄 한국교회의 부흥을 견인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이날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이배용 위원장이 참석해 인사했다. 이 위원장은 “계획은 인간이 해도 진행은 하나님이 하신다는 굳건한 믿음 아래서 국가교육의 전반을 지금 바쁘게 다루고 있다”며 “제가 강조하는 것은 인성이다. 사람이 사람다운 가치와 마음을 갖고 모든 일에 임해야 한다. 유능함도 도덕성과 인성이 무너지면 수포로 돌아간다는 걸 우리가 느끼고 경험하는 바”라고 했다.

이화여중에 들어가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었다는 이 위원장은 ‘학교폭력’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에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예배 후에는 ‘기독교 학교 자주성 확립을 위한 연구 보고 및 공청회’가 진행됐으며, 정기총회 후 사학미션과 사단법인 ‘꿈미’(이사장 김은호 목사)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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