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예배 공동체가 쉽게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예배 형식’이다. 예배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예배를 둘러싼 형식은 시대에 따라 변하게 되어있다. 예배 형식은 사회와 문화적 변화, 그리고 세대의 본질과 구성에 따라 변해간다. 하지만 예배의 본질과 비본질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예배의 형식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보수적이고 복음주의적이라고 착각한다. 대부분의 많은 사역자가 부교역자로 있을 때 가져온 주보의 예배순서를 개척하거나 부임한 교회에 그대로 적용하다 보니, 성경적 예배의 본질과 예배 형식의 변화에 대해 많이 주저한다.
예배는 네 가지 큰 기둥으로 구성된다. 만남과 말씀, 성찬과 파송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만나며,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우리는 결단과 감사를 드리며,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사야 6장의 ‘이사야의 환상’을 비롯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는 장면과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시는 모습에도 이 네 가지 예배의 유형을 발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성경 66권에 기록된 대부분의 예배자들이 하나님을 예배할 때도 마찬가지다.
예배의 중요한 네 가지 유형은 예배순서에 그대로 적용된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나아갈 때 우리는 ‘경배와 찬양’으로 나아간다.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의 성경적 표현은 ‘거룩’이다. “서로 불러 이르되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 하더라”(사 6:3) 이 표현은 요한계시록에서도 같은 모습이다. “그들이 밤낮 쉬지 않고 이르기를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여 전에도 계셨고 이제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시라 하고”(계 4:8b) 히브리적 사고에서 ‘거룩하다’의 반복적 표현은 존귀와 찬양, 경배의 최고 표현이다.
찬양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예배에 자리에 초청해주신 은혜에 대한 ‘반응’이다. 그러므로 예배의 찬양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뜻이 담긴 성경적 맥락에서 선곡되어야 한다. 예배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초대교회부터 지금까지 2천여 년이 지나는 동안 예배순서에 있어 현재의 교회와 예배 공동체 찬양 선곡이 가장 성경적으로 가깝지 않다. 역사가 흐를수록 더 좋아지고 성경적 본질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인본주의적 영향과 성경적 예배의 몰이해와 무관심이 원인이다. 그리고 찬양을 인도하고 예배순서를 기획하는 지도자들이 예배의 성경적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그 영향은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예배 인도자나 찬양 인도자들이 성경적 예배의 본질을 올바로 배우고 예배가 무엇인지 그리고 찬양의 올바른 본질이 무엇인지를 잘 이해하고 가르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예배는 정말 중요하다. 주일 예배에만 참석하는 그리스도인이 50%를 넘는 지금의 상황에서 한 번의 예배를 잘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정말 예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영적으로 새로워지지 않으면 우리 교회의 미래는 없다. 앞으로 몇 주에 걸쳐서 예배의 네 가지 구조를 중심으로 성경적 본질을 제시하고 그 본질의 회복과 비본질의 갱신을 생각해보려고 한다.
예배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찬양으로 참된 영적 예배가 되기 위해 찬양의 선곡은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예배가 점점 줄어드는 이 시대에 찬양 한 곡이 예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크다. 세속적인 가요의 가사 한 구절이 사람의 마음을 흔들 듯이 찬양의 한 가사가 하나님을 더욱 생각하게 하고 더 나아가 온전한 예배의 자리로 이끌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찬양을 선곡할 때 관점이 중요한데, 찬양의 속성이 대상과 목적에 따라 ‘수직적(Vertical)’인가, ‘수평적(Horizontal)’인가를 먼저 인식하는 것이다. ‘수직적 찬양’이란 예배의 대상이신 하나님과 예배자인 우리들의 수직적 관계를 함축하는 찬양을 말한다.
놀린 프린스(Nolene Prince)의 “거룩하신 주님(거룩 거룩 거룩 만군의 주여)” “존귀하신 주” “위대하신 주(빛나는 왕의 왕)” 등의 찬양은 ‘수직적 찬양’으로 ‘하나님의 속성’,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 ‘하나님의 위엄’과 ‘존귀하심’ 등을 찬양하고 있다. “거룩하신 주님(You Are A Holy God)”의 찬양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거룩 거룩 거룩 하나님 어린 양, 거룩 거룩 거룩 하나님 어린 양
그 영광이 온 땅에 충만 그 영광이 온 땅에 충만
그 영광이 온 땅에 충만 거룩하신 주
가사의 내용이 모두 하나님을 대상으로 찬양하고 있고 찬양의 초점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맞추어져 있다. 예배 인도자 크리스 탐린(Chris Tomlin)이 불러 많은 사랑을 받았던 “위대하신 주(How Great Is Our God)”의 찬양은 다음과 같다.
빛나는 왕의 왕 영광의 주님 온 땅 기뻐하라 온 땅 기뻐하라
광채의 옷 입고 어두움 물리쳐 저 원수는 떠네 저 원수는 떠네
위대하신 주 찬양해 위대하신 주 모두 알게 되리라 위대하신 주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 다 찬양해 위대하신 주
이 찬양은 ‘왕이신 하나님’과 ‘전능하신 하나님’에 전적인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찬양의 모든 가사와 내용이 ‘위대하신 하나님’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수직적 찬양은 예배에 모인 예배자들이 조금 더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는 객관적 모티브를 제공한다.
주일 예배를 비롯한 모든 성도들이 함께하는 공예배(Corporate Worship)에 드리는 찬양은 단연코 수직적(Vertical)이어야 한다. 하나님의 존전에 모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계시하시는 말씀을 듣고 결단하고 고백하는 모든 예배의 행위는 철저하게 객관적인 하나님 말씀이 중심이어야 한다. 성경은 우리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나아가는 찬양을 온전히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찬양이어야 한다고 확고히 말씀하고 있으며, 우리의 환경과 마음, 그리고 필요와 요구를 위해 찬양하라는 말씀은 없다.
그러므로 하나님께만 집중되는 예배가 되기 위해, 찬양은 하나님께만 초점이 맞춰져야만 한다. 찬양이 각자의 취향과 선호에 맞는 곡으로 불리게 된다면 하나님에 대한 초점은 흐려질 수밖에 없다. 특별히 모든 예배자들이 허락하신 은혜에 따라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는 주일 예배는 공통적인 목적과 방향이 같아야 하며, 하나님께 나아가는 찬양 또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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