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서의 예배는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그동안 익숙하게 경험했던 예배와는 다른 온라인 예배를 비롯한 새로운 예배의 모습을 접하면서 우리는 어떤 것이 성경적이고, 본질적인 예배인가에 혼란스럽다. 전통적 예배의 정의와 새로운 예배의 출현이 충돌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현장 예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몇 가지 이유를 나눈다.
첫째, 하나님은 모이는 것을 기뻐하신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신 후의 말씀에 주목하자.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창 1:31) 하나님은 하나 혹은 둘, 셋의 개별적인 모습이 아니라 가능한 많은 만물과 어울려 함께 하기 원하신다. 특히 ‘그 모든 것’과 ‘심히 좋았더라’는 말씀은 이를 뒷받침한다. 하나님은 모든 만물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색과 모양, 각기 다른 개성들을 통해 영광 받기 원하신다. 그리고 서로 다른 모습들이 하나 되어 함께 모이고 예배하는 모습을 가장 기뻐하신다(사 43:21).
둘째, 성경적 예배의 본질은 모이는 것(Gathering)으로 시작해 흩어지는 것(Dissmal)으로 마쳐진다.
성경적인 예배의 네 가지 구조는 모임과 말씀, 성찬, 그리고 파송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찬양과 경배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면,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계시하시고 우리는 그 말씀에 결단하고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에 의지해 세상으로 나아간다. 예배의 시작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모이는 것’으로 시작하며, 영어 표현은 ‘Gathering(개더링)’이다. ‘개더링’은 ‘meeting’이나 ‘together’ 이상의 의미로, 각 예배자들이 서로 다른 모습과 환경 속에 있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한곳으로 모인다는 깊은 뜻이 있다. 그리고 하나님 말씀과 결단을 통해 다시 세상과 사역의 현장으로 흩어진다. 우리가 흩어짐을 통해 삶의 예배자로서 살아가게 된다면 모이는 것이 중요한 예배의 시작이다.
셋째, 예배는 이론으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확증하는 것이다(히 12장)
예배는 하나님을 우리의 구원자로 믿는 백성들이 감사하며 하나님께 나아가 고백하고 결단하는 중요한 행위다. 우리 피조물이 창조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행위가 예배라면, 우리는 반드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고 예배 속에서 확증해야 한다(히 11:6). 온라인을 비롯한 개인의 예배 속에서 우리의 믿음을 확증하고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무엇보다 교회는 믿음의 공동체이고 함께 모여 하나님께 예배하는 서로의 모습 속에서 우리의 믿음은 보다 선명해지고 명확한 증거가 된다.
넷째, 하나님은 우리의 중심을 보신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겉모습보다 마음의 중심을 보시고 인정하신다(삼상 16:7). 우리가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 겉으로 보이는 모든 화려함과 능숙함보다 우리의 마음을 보신다는 말씀이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만큼 예배자로 부르심을 받은 피조물인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없다. 그만큼 정성을 다하고 열정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 예배는 우리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 언제 어디서든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는 장점을 가지며, 형식보다 마음을 중시하시는 하나님께 꼭 함께 모이지 않아도 예배드릴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역설적으로 현장 예배보다 온라인 예배를 참석하는 사람을 살펴보면 하나님을 향한 마음의 중심보다는 편리함과 관계의 어려움, 게으름 등의 다른 요소가 훨씬 많다(삼상 15:22).
다섯째, 모임을 피하려고 하는 행동은 인간의 소욕(Desire)으로부터 출발한다.
오래전 미국에서 케이블 TV가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환호했다. 물론 날씨가 안 좋아 참석하기 어렵고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가 많아 거동이 힘든 분들에게는 일부 도움이 되었지만, 대부분에게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처음에는 TV 앞에 넥타이를 매고 예배를 드리다가, 몇 달 후 편한 운동복으로, 그리고 1년이 안 되어 속옷 차림으로 비스듬히 누워 간식을 먹으며 예배드렸다는 사람의 고백도 나왔다.
온라인 예배는 현장 예배의 또 다른 예배라기보다는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절대 상황에서의 피치 못할 사람들을 위한 예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온라인 예배는 인간 속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람의 소욕은 편한 것을 추구하고, 스스로를 편리한 상황으로 몰아가려는 인본주의적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예배는 편한 것이 아니다. 피조물이자 예배자인 우리들이 하나님께 당연히 나아가야 하는 필수적인 의무사항이다. “네가 좀더 자자, 좀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더 누워 있자 하니”(잠 24:33) 사람의 소욕의 궁극적인 목적은 예배를 편하게 드리고자 하는 것이 아닌 쉬고 싶거나 예배를 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있다.
여섯째, 예배는 편리함을 추구할수록 영적(Spiritual)이지 않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편리함을 추구한다. 우리의 사회는 어떻게 하면 사람이 편하고 안정을 누리며 행복하게 할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속의 문화와 이기(利器)들은 사람을 움직이지 않게 하고 손가락 하나로 모든 것을 구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한 최근의 자동차는 무인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해 혼자서 차가 운전하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둔다. 온라인 예배의 개념은 이러한 사회적 개념이나 가치관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교회는 사실 서로 다른 예배자들과의 관계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갈등을 풀어가면서 하나가 되어가는 공동체다. 하지만 편리함은 이러한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고 모두가 윈윈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온라인 예배는 이러한 사람의 목적에 매우 적합한 형태다. 서로 보지 않으니 갈등도 없고 싸울 일도 없다. 서로 기도할 필요도 없고 하나님께 간절히 구할 일도 없어진다. 영적 능력이 회복되거나 깊어질 수 없다.
예배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감사하며 나아가야 하는 겸손의 행위며 자세다. 참된 예배자는 세상의 논리와 소욕으로부터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에 참예하는 그리스도인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지으신 목적과 우리를 향하신 뜨거운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에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시라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스바냐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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