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채 총장
서병채 총장
나는 종종 우리 대학교의 직원들, 특히 부총장과 교무처장 셋이서 만날 때 "big fish in the small pond"라는 얘기를 하곤 한다. 학교에 새로 온 교수라든지, 학교운영에 동참하게 되는 큰 교회 목회자인 경우에 농담 삼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학교에 들어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얘긴 아니다. 학교 입장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어느 기관이든, 어느 사역이든 유능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항상 "내가 여기에 더 있어야 하는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그들은 조직이나 사역의 확장보다는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지 그렇지 않는지를 늘 확인하여,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큰 물고기이기 때문에, 작은 연못에 머무르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리더로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이다: 그들을 떠나게 내 버려두느냐, 아니면 우리의 조직을 성장시켜 더 크게 만드느냐. 확실히 후자가 더 현명한 선택인데, 그것은 최고 리더인 우리에게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본다.

우리 연구소의 경우도 그런 순간들이 몇 번 있었다. 처음에는 물고기도 작았고 연못도 작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몇 년 후, 정확히 2년 후에 큰 물고기들이 우리 연못에 들어왔다. 그래서 우리 연못은 그들의 도움으로 천천히 업그레이드 되고 점점 더 큰 연못이 되었고, 마침내는 국제적으로까지 확장되어 우리 연못의 큰 물고기들은 천천히 만족해했다.

내 생각에 그들은 우리 연구소를 떠나지 않기로 결심한 것 같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 연못에서 자신들이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못은 점점 더 커졌다. 마치 큰 강처럼, 그리고 나중에는 바다처럼 되었다.

그런데 어떤 일이 일어났다. 세 번째 단계이다. 작은 물고기들, 즉 연구소를 최초로 시작한 사람들은 현재의 큰 연못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의기소침해졌고, 스스로 떠나려고 생각하며, "나는 더 이상 여기, 이 큰 연못에 머물 필요가 없다"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것은 슬픈 일이긴 하지만 사실이었다. 그래서 일부는 떠났고 일부는 남아있다. 남아있는 사람들도 옛날과 같이 핵심 멤버가 못되고 무대의 뒤편에 머무르고 있다.

최고 지도자로서 나는 큰 물고기와 작은 물고기 모두를 한 연못 안에 있게 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발견하곤 한다. 현재의 멜빈대학교에도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현실적인 숙제이다. 계속 발전을 하여 큰 사람들은 만족할 수 있도록, 또한 좀 부족하지만 초창기 멤버들은 자부심을 가지면서 기분 나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나의 과제라고 생각된다.

서병채 목사(케냐 멜빈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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