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의 뒷모습
도서 「선교사의 뒷모습」

도서출판 비아토르가 주수경 선교사(예장 통합 교단 선교부)의 신간 <선교사의 뒷모습>을 출간했다. 이 책은 우크라이나와 몽골을 거쳐 말라위에서 평신도선교사로 헌신하고 있는 저자의 25년 선교 현장이 그대로 녹아 있는 경험적이면서도 이론적인 선교 지침서이다.

선교는 무엇인지, 선교사는 누구이며 전문인 선교란 무엇인지, 선교사들이 겪는 갈등은 어떠한 것인지를 비롯해 자녀교육과 결혼, 멤버케어, 안식년과 은퇴 등 선교사가 마음 속 깊이 고민하고 있는 광범위한 내용이 역동적으로 담겨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는 지난 25년 동안 선교 현장에서 경험한 선교사로서의 내 뒷모습을 얘기하려고 한다. 선교사가 처음 현지에 도착하면 언어도 서툴고 현지 문화와 풍습에도 익숙지 않다 보니 어떤 중요한 일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일부터 시작해서 하나에서 열까지 동료 선교사나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야 움직일 수 있는 신세가 된다. 그럴 때마다 내가 도움을 주러 왔는데 민폐를 끼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된다”라고 했다.

그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뜨거운 마음을 품고 달려간 그곳에서 나의 존재가 별 것 아니라는 무력감이 들기도 하고 부담스러운 불청객이 된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때가 바로 선교사로서 정체성이 흔들리는 순간이며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이며, 나는 왜 이 낯선 곳에 와 있는 것인가?’라는 오만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를 극복해야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다할 수 있음을 고백한다”라고 했다.

이어 “나는 평신도선교사이지만 평신도선교사도 영혼구원에 관심이 있고, 자신의 은사와 재능에 따라 말씀을 가르치고 복음을 전하고 제자훈련을 한다. 하지만 평신도선교사 신분으로는 교회개척은 할 수 없다고 하는 단체가 많다. 당연히 세례나 성찬을 베푸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그렇기에 개종을 통한 영혼구원과 교회개척이 선교의 궁극적인 목표라면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는 이러한 선교적 목표에 결코 도달할 수 없다. 언제나 목사선교사를 돕는 역할에 그쳐야 하며 ‘영원한 2인자’에 머물 수밖에 없게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수받은 목사선교사와 안수받지 않은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 간에 선교의 형태와 방식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나는, 언젠가부터 이 두 그룹의 선교사들 간에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고 있는 불필요한 긴장과 바람직하지 않은 차별의식 때문에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 안에서 동일한 하나님의 백성이요 거룩한 성도로서 함께 동반자 의식을 가지고 동역해야 할 ‘하나님의 선교’는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복음과 선교를 말씀 전파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일로 제한하고 교회라는 가시적인 결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전통 선교 개념에 붙들려 있던 나는, 언젠가부터 ‘선교란 과연 무엇인가?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는 어떻게 선교해야 하는가?’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누가복음의 기록자일 뿐 아니라 소위 ‘선교’행전이라고도 불리는 사도행전의 저자이며 의사였던 평신도 사역자 누가의 선교 이해를 담은 누가의 위임령은 답답한 마음에 한 줄기 빛을 비추어 주는 길잡이 같았다”라고 했다.

이어 “선교훈련을 받는 동안 들은 잊히지 않는 또 하나의 교훈이 있다. 선교사 신분으로 오랫동안 한국에 와 있던 미국 선교사가 선교 영어를 가르치면서 했던 말인데 ‘사역하는 그 나라에서 여러분은 언제나 손님인 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손님은 주로 거실에 앉아 있다가 돌아갑니다. 절대로 안방에까지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라고 했다. 당시에는 물론이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나는 그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후에 풀러 신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할 때 내부자와 외부자 개념을 배우면서 선교사는 손님이고 외부자의 입장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와 남편은 선교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 두 번의 안식년을 이용해 풀러 신학교에서 선교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선교 전반에 관한 폭넓은 시각을 갖게 되었다. 선교하던 도중 암 투병으로 인해 한국으로 돌아와 2년 동안 병상에 있으면서 주님의 만지심과 돌보심과 함께 교회와 수많은 후원자와 친구들, 그리고 동료 선교사들에게 말할 수 없는 위로와 격려와 사랑을 받았다. 한두 달도 아니고 거의 2년 가까이 이런 사랑의 돌봄을 받고 받고 또 받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병들었던 육체뿐 아니라 지쳤던 마음까지 건강해지고 회복되었다. 이후 나와 남편은 아프리카 말라위로 가서 선교활동을 재개했다”라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적잖이 존경과 사랑을 받는 선교사의 앞모습과 달리 선교사의 뒷모습은 외롭고 쓸쓸하고 고독하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일을 하며 쓰임을 받아야 하는 자리이다. 이 책이 앞으로 선교활동을 위해 헌신할 선교사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한편, 주수경 선교사는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으며, 미국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을 전공했다, 또한,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에서 ‘평신도 선교사와 목회자 선교사 간의 선교적 역할에 관한 갈등 연구’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선교사로 부름을 받아 하와이 열방대학에서 DTS 훈련을 받고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로 헌신해 총회(예장 통합)교단 선교부 파송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으며, 현재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빈곤 아동 지원 사역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선교사의 뒷모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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