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 류영모 목사가 최근 ‘교회, 우크라이나 위해 기도 소리 높여야 할 때’라는 제목으로 총회장 목회서신을 발표하며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류 목사는 “새로운 소망을 품고 시작한 2022년 새해,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러시아의 침공 소식이 전 세계를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 포격은 한 순간에 도시를 파괴하였고, 무고한 시민들의 생명을 빼앗아가고 있다”며 “러시아의 침공 소식에도 주변 국가들이나 국제기구들은 이번 전쟁에 대해 소극적인 대응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국민들은 깊은 불안에 떨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현장에 거주하고 있던 본 교단 총회 파송선교사 6가정은 전쟁 발발 전 정부의 대피령과 총회의 지도에 따라 인근 국가로, 국내로 무사히 피신을 마쳤다”며 “그러나 연이어 들려오는 전쟁 보도로 가슴이 무너지는 안타까움에 통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평생을 선교에 헌신하며 예배와 교육, 그리고 문화사역 등을 펼쳐왔는데 갑자기 드리워진 전운과 포성, 또 신음하는 현지인들의 희생과 이어지는 비극들로 먹먹한 가슴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전장이 되어버린 우크라이나를 향해 어떤 도움의 손길을 건넬 수 있는가? 그것은 바로 기도”라며 “지금 우리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그분의 능력을 간구해야 한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다음의 세 가지 제목으로 함께 합심하여 기도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류 총회장은 “첫째,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님의 도우심을 간구하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6백만 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유대인들이 무참하게 죽어갔던 현실 속에서, 본회퍼 목사님은 유대인들을 위해 기도하며 독일의 모든 교회가 유대인들의 아픔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호소했다”며 “그 이유는 하나님이 차별 없이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신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하나님이 사랑하신바 된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의 인명피해가 없기를 우리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이어 “둘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주님의 인도하심을 간구하자. 비록 정교회를 중심으로 우리보다 오랜 기독교 역사를 갖고 있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온전하게 서지 못하고 있다. 탐욕은 국가적인 수준으로까지 확장되었고, 결국 국가적 이익에 눈이 어두워져 생명의 소중함을 바라보지 못하게 되었다”며 “또한 복음의 기준이 없다 보니, 동서 분열이나 국론 분열 등으로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보이신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이번 전쟁으로 인해 이 지역에 굳건하게 세워지기를 우리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셋째,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선교를 위해 기도하자.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유럽은 기독교 역사가 오래고 기독교 인구 비율 또한 높다. 하지만 유서 깊은 교회들은 그 화려한 외형만 유지한 채 싸늘한 교회가 되어가고 있다”며 “지역 교회들이 깨어 있었다면 사전에 전쟁을 막을 수도 있었겠지만, 전쟁을 막을 수 있을 만큼 교회들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우리는 이 상황을 지켜만 보아서는 안 된다. 한국교회가 기도의 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류 총회장은 “물질주의 거짓, 기만이 팽배한 현실에 하나님의 정의를 선포하며, 고난을 당하는 이들을 위해 치료하고 보살피는 섬김을 실천해야 한다”며 “이 전쟁의 기간에 우리가 함께 깨어 기도함으로, 우크라이나를 변화시키고 유럽을 변화시킬 수 있다. 주님은 우리의 기도 앞에서도 역사하실 것이며 우리의 기도 뒤에서도 역사하실 것”이라고 했다.
특히 “남과 북이 여전히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의 현실에서 우리는 3.1 만세운동의 뜻 깊은 날들을 보내며 하나님께서 허락하실 새로운 지도자와 함께 새로운 역사를 위해, 세상을 변화시킬 새로워진 공동체로 다시 한번 온전히 서야할 것”이라며 “주님의 도우심으로 우크라이나 땅에 전쟁이 그치고 평화가 임하기를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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