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회포럼(대표 오병욱 목사)이 6~7일 양일 간 부곡 화왕산 스파호텔에서 ‘복음과 보편적 고통’이라는 제목으로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전국대회 첫째 날,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권수경 교수(고려신학대학원)는 ‘종말론적 관점에서 본 보편적 고통으로서의 재난’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권 교수는 “코로나19 퇴치 대신 코로나와 더불어 사는 ‘위드코로나’를 시도하고 있으나 위험과 불안은 여전하다. 코로나 최신 통계를 보여주는 월도미터스(worldometers.onfo)에 따르면, 지난 11월 21일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2억 5천 7백만 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5백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조치로 대면모임 제한에 따른 교회 전반의 영적 침체와 더불어 자영업자·직장인 등 국민 모두에게 경제적 타격도 안겨다줬다.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불신자도 코로나19 등장으로 종말을 떠올렸다. 이는 사람의 본성에 속한 것”이라며 “종말에 대한 기대는 모든 종교, 문화에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이미 있던 문제가 극한에 도달했다는 뜻으로 종말 이후 새로운 세상의 도래에 대한 기대와 소망이 담겨있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불교·힌두교·이슬람 등 이 땅의 종교들은 죄 문제·선과 악의 구분·심판도 없이 그저 고통과 슬픔의 제거에만 초첨을 뒀기에 보편적 구원의 성격을 지닌다. 때문에 고통과 슬픔 등 현재의 문제가 사라진 이상향에 국한돼 인간이 할 수 있는 일도 없이 그저 기다릴 뿐이다. 이는 대부분 추상적 주장으로 현재 내 삶에 갖는 의미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기독교의 종말론은 분명 다르다. 우주적 종말론은 창조·타락·구속으로 이어진 거대한 역사의 장엄한 마무리로 구원만 있는 게 아니라 심판도 있다”며 “때문에 성경은 종말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가르친다. 죄에 대한 심판과 그리스도의 구원을 전하는 전도를 쉬지 말고, 늘 깨어 있어 기도하며 끝까지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권 교수는 “성경의 종말론은 하나님이 운행하시는 우주 역사의 마지막을 지칭한다. 그리스도의 재림과 몸의 부활 및 심판이 이뤄진다. 재림은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이 완성되는 날이다. 모든 사람이 부활한 뒤 영원한 영광 아니면 영원한 저주로 가게 된다. 이는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에게 눈물을 닦아주실 날이 된다(계 7:17; 21:4). 그날이 되면 하나님이 예비하신 새 하늘과 새 땅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종말 직전 재림을 예시하는 수많은 징조를 가르쳐 주셨다. 가령 복음의 세계 전파(마 24:14; 막 13:10), 대환란(마 24:9,19,21;막 13:9,19;눅 21:12,23,25-26), 거짓 선지자의 난무(마 24:5,23-26;막 13:2,21-22;눅 17:23;21:8), 하늘의 여러 징조(마 24:29-30; 막 13:24-25; 눅 21:25-26), 배교 사건과 불법의 사람 등장(막 13:14; 살후2:3; 요일2:18), 유대인 구원(롬 11:26), 국가 간의 전쟁과 지진, 기근(마 24:6-7; 막 13:8;눅 21:10-11)”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러한 우주적 종말론은 개인의 종말론과 연결돼 죄를 무서워해야 하고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귀히 여겨야 하며, 이에 따라 전도의 책임성도 강조된다”며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29번에 따르면, ‘다가올 세상에서 죄의 형벌은 어떻게 이뤄집니까’라는 질문에 ‘다가올 세상에서 죄의 형벌은 하나님의 평안한 임재에서 영원히 분리되는 것으로서 영혼과 몸이 지옥 불에서 극도의 고통을 영원히 쉼 없이 겪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주님의 재림 시기를 정확히 모른다는 성경 말씀은 우리가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마 24:42.43;막 13:34-35,38 등). 언제일지 모르기에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하면서도 성경의 잇따른 종말적 징조에도, 일상은 계속되기에 항상 기도하고 깨어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눅21:36). 안전하다는 말에도 속아선 안 된다(살전5:3)”며 “주님은 깨어 준비하는 방법으로 세 가지 비유를 설명하셨다. 첫째, 열 처녀 비유로 기름을 등불과 함께 준비하라는 것이다. 기름은 성령을 가리킨다는 풍유적 해석도 있지만 핵심은 모든 경우에 대비하는 지혜”라고 했다.
또한 “둘째, 달란트 비유(마 25:14-30)로 재능에 따라 맡겨준 달란트로 장사를 해 이익을 남기는 일이다. 그럼 달란트 장사는 무엇인가? 주님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내용으로 양과 염소 비유(마25:31-46)에서 ‘형제 중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자비의 행동이 주님께 한 것’이라고 하셨다”며 “사도 베드로는 종말을 대비하는 기본적인 자세로 기도와 사랑을 강조한다(벧전 4:8). 결국 성경적 종말론은 내 일상에 포함돼 있는 본질적 요소 중 하나”라고 했다.
권 교수는 특히 “주님은 누가복음에선 마지막 재난 가운데 ‘전염병들(loimoiv)’을 언급하셨고(눅21:11), 코로나19는 인류의 보편적 고통이 됐으므로 주님의 재림이 멀지 않았음을 일깨우는 경고”라며 “주님은 마지막 날의 징조들이 반드시 일어날 때 ‘인자가 가까이 곧 문 앞에 이른 줄 알라’(마 24:33-25)고 하셨다. 주님은 분주하게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재림의 소망을 잠시 잊었던 우리에게 반드시 다시 오신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일깨우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깨어 무엇을 기도할 것인지는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191문의 주기도문 해설이 구체적으로 가르쳐 준다. ‘죄와 사탄의 왕국이 멸망하고 복음이 세계 곳곳에 전파되며 유대인이 부름 받고 이방인의 충만함이 이뤄지도록 교회에 복음 직분자들과 예식들이 공급되고, 부패에서 깨끗함을 받도록… 우리는 기도한다’고 했다”며 “여기서 ‘나라가 임하시오며’ 간구의 의미를 보편적 종말론과 연결해 해설했다. 즉 주께서 말씀하신 재림의 징조가 속히 이뤄지도록, 그래서 주께서 속히 오시도록 기도하라는 것이다. 기도의 내용은 결국 주 예수의 오심을 고대하는 간절함의 표현“이라고 했다.
권 교수는 또 “종말 이후 죄에 대한 심판이 있기에 종말이 임박할수록 전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이와 더불어) 교회의 사회적 책임도 크다. 이에 대한 성도의 사랑과 선행의 실천이 중요하다. 코로나19 감염자는 아프고, 감염되지 않은 사람도 두려움에 빠지거나 불편함을 겪으며 산다. 사회·경제적 약자의 소외도 그 만큼 심화돼 고통도 커진다. 종말론이 밝히는 코로나19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그런 고통을 보듬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보편적 고통 가운데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갈망하는 영혼을 발견하고 그들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논찬자로 김형렬 목사(송도제일교회), 손영준 목사(남천교회)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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