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설문한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에 따르면, 2008년부터 현재까지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가 최고점을 찍은 해는 2009년이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지난 2019년 10월 도림감리교회에서 열린 실천신학 콜로키움 컨퍼런스에서 “이유는 태안기름유출 사태 당시, 교회가 봉사활동에 힘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었다.
한국교회봉사단(대표회장 정성진 목사)이 지난 1일 충남 태안 의항교회(담임 이광희 목사)에서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14주년 세미나'를 갖고 2007년 12월 태안기름유출 사건 당시 기름띠제거 등 전 교계 차원에서 이뤄졌던 봉사활동을 회고했다.
이날 행사는 1부 기념예배·2부 기념세미나로 진행됐다. 1부 기념예배는 이광희 목사(태안 의항교회)의 인도, 함규석 장로(태안 소망교회)의 기도에 이어 정성진 목사(한교봉 대표회장)가 설교했다. 2부 기념세미나에는 정성진 목사의 인사말, 가세로 태안시장의 축사, 김종생 한국교회봉사단 상임이사, 양재성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상임대표, 유성상 태안 만리포교회 담임목사가 세미나 발제를 진행했다.
정성진 목사는 1부 기념예배 설교에서 “당시 춥고 매서운 바다바람에도 기름띠제거 작업에 저도 참석했었다. 한교봉 추산 약 83만 명의 한국교회 교인들이 봉사에 참석했다. 전체 봉사자 가운데 2/3가 한국교회”라며 “교인 100만 명이 참석한 행사 뒤엔 부흥이 일어난다고 한다. 지난 70년대 한국교회EXPLO 대회에는 약 100만 명의 교인이 참여해 한국교회는 놀랍도록 부흥했다”고 했다.
이어 “당시 학자들에 따르면, 태안유출사건의 재앙은 최소 20년 정도 지속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오늘 사건발생 14주년을 맞이한 이 바다가 죽음의 바다로 불려야 하지만, 불과 사건발생 2년 만에 깨끗히 회복됐다는 공식발표가 나왔다”며 “이는 한국교회의 헌신과 하나님의 역사가 빚어낸 놀라운 기적이다. 당시 그리스도인 80만 명이 검은 기름띠로 얼룩진 해변의 돌들을 성령의 능력으로 닦아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코로나19 펜데믹도 기후재해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말 한다”며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하나 되어 기도하고 서로 봉사한다면 태안의 재앙을 막았던 것처럼, 이 땅의 기후재앙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진 세미나 시간에선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기환연) 사무총장의 사회에 이어 가세로 태안시장이 축사를 전했다. 가 시장은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만리포 해변 등 태안 앞바다에는 끔찍한 재앙이 발생했다. 바로 그곳에서 발생한 기름유출이 태안반도 전역으로 확산됐음에도 전국 봉사자 123만 명은 추위 속에서 막아냈다. 오늘 한교봉의 정성진 대표회장 등 당시 교계 지도자들 다수가 참여해 몸소 재앙을 막아낸 그 은혜를 결단코 잊지 않겠다”며 “의항교회 교인 50여 명은 당시 현장에 모여든 전국 80만 교인들의 봉사활동을 자발적으로 안내하고 협조했다. 이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옥토를 갈고 닦아 생태를 보호하자”고 했다.
이어진 세미나 발표에선 태안기름유출 당시 봉사활동 참여자들이 현장 회고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김종생 한국교회봉사단 상임이사는 “14년 전 당시 기름유출 재앙을 앞두고 한국교회는 각 교단 소속 단체들이 따로 봉사했다. 이렇게 하면 수습이 어렵다는 의견에 예장통합·기감·구세군 등 11개 산하 단체들이 한국교회봉사단을 창설해 태안기름유출 방제작업에 함께했다”며 “개인이 꿈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모두가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는 말처럼, 태안해변은 기름유출사건을 극복하고 청정지역으로 회복됐다”고 했다.
이어 “당시 한국교회봉사단 등 교계 봉사단체들도 자원봉사자를 위한 식사도 제공했고, 사건 발생 이후 이듬해인 2008년부터 태안주민을 위로하기 위해 만리포해수욕장에서 잔치도 열었다. 또 자원봉사자 7천여 명은 태안 지역 특산품도 적극 구매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줬다”며 “한교봉 산하 의료진 105명이 무료 의료 진료소를 열고 지역주민의 건강을 돌봤다. 기름유출로 관광사업에 가해질 큰 타격을 예상해 태안지역에서의 교회 수련회 주최 캠페인도 적극 추진했다. 태안지역 주민 5000여 명을 초청해 마을 잔치를 주최했다.(2008-2009년) 또한 명성교회 등 개 교회들도 태안사랑장터를 주최해 지역 특산품을 적극 팔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1919년 3.1운동 이후 태안기름유출 봉사활동은 한국교회 역사상 나라를 위한 아름다운 봉사와 헌신으로 기억된다. 때문에 한국교회가 연합운동 차원에서 봉사활동에 대한 신학·역사화작업을 적극 추진하자. 나아가 태안 교회지역에서의 생태교육과 지역 생태사료관 확대 작업도 진행하자”며 “만리포·천리포 등 태안기름유출 지역을 둘레길로 설정해, 생태회복 운동을 위한 디딤돌로 삼자”고 했다.
양재성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상임대표는 “당시 봉사자 130만 명 가운데 약 80만 명이 한국교회에서 참여했다. 진보와 보수, 농촌교회와 도시교회 모두가 연합해 이뤄낸 결과다. 또한 전 국민의 봉사활동에 노벨평화상 후보감이라는 얘기도 회자됐다”며 “당시 기름 유출로 양식장·해수욕장 오염, 기름막 형성, 갯벌오염 등 바다 생태계는 붕괴 상태였다. 이를 통해 하나님은 생태적 회심을 한국교계에 촉구하셨다. 모든 만물을 잘 살도록 하는 게 창조신앙이라면, 한국교회가 생태적 회심을 부르짖어 구원신앙과 창조신앙과의 균형을 갖추도록 하자”고 했다.
유성상 태안 만리포교회 담임목사는 “당시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는데 지금 기름유출피해에서 회복된 태안바다를 보니 매우 행복하다. 사건발생일인 2007년 12월 7일, 약 1만 톤 원유가 유출돼 태안 해변 전역이 기름으로 뒤덮였다. 피해 면적은 약 논 55만 마지기로 여의도 면적의 120배 정도였다”며 “태안의 양식장·염전·관광사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갯벌이 오염돼 플랑크톤 개체수의 감소로 굴 등 갑각류·지렁이·철새 등이 모두 죽었다”고 했다.
유 목사는 “당시 지역주민들도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의 목소리가 정부에 반영되지 못해 피해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쉬움도 크다”며 “괄목할 점이 있다면, 태안기름유출 발생 이후 기름유출사건에 대비할 국가적 방제시스템이 구축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