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예배(Routine Worship)’란 무엇인가? ‘일상 예배’는 ‘매일의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감사하는 우리의 경배와 찬양’을 말한다. 일상은 영어로 ‘루틴(Routine)’이며 ‘어떤 틀에 박힌 일상’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상은 특별하지 않은 면이며, 매일 반복적인 우리의 일반적인 삶의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예배’라 하면 우리는 보통 예식과 순서가 있는 예배를 떠올린다. 주일 예배와 같은 공예배를 비롯해 수요예배, 금요예배, 새벽예배 등 의식과 절차가 있는 모임이다. 요즈음은 ‘예배’라는 단어가 너무 흔하게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돌 예배부터 환갑예배, 약혼 예배, 결혼 예배, 생일 예배, 추도 예배, 개업 예배 등 정말 많은 예배를 들어 봤고 대부분 직접 참여해 보았을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영광 받으시기 원하신다. 사람을 비롯해 모든 만물을 지으신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우리 사람의 가장 큰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기쁘시게 하는 것이 되어야한다.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엡 1:4-5) 우리는 이 목적을 위해 창조된 예배자다(사 43:7). 사람을 창조하신 후 말씀하신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하나님께서 경배와 찬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시며, 세상을 창조하신 목적을 증명한다. 성경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영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우리에게 말씀해주고 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이 땅에 태어났다는 말은 우리 인생의 가장 우선순위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이라는 말과 같다. 곧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우리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며 임무임을 확고하게 해준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자로서의 삶은 교인, 성도, 그리스도인을 넘어서는 우리 인간의 본질적 삶의 DNA이며 우리에게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다.
삶의 모든 시간들을 예배하며 사는 인생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참된 예배자의 삶임을 하나님은 성경 전체를 통해 말씀 하신다. 에녹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였다.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창 5:24) 현대인의 성경에는 “그가 하나님과 깊은 교제(walked)를 나누며 사는 중에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그가 사라지고 말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과 ‘동행한다(walked)’는 것은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눈다는 말과 같다. 히브리서에는 에녹의 삶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예배자의 삶이었음을 기록하고 있다. “믿음으로 에녹은 죽음을 보지 않고 옮겨졌으니 하나님이 그를 옮기심으로 다시 보이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는 옮겨지기 전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 하는 증거를 받았느니라”(히 11:5)
예배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다.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것이 참된 예배자라면 우리는 매주 드리는 공예배뿐 아니라 모든 삶에서 하나님과 동행해야한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하나님을 믿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공예배 속에서만 하나님을 만난다는 사실이다. 세상에서의 삶은 주일과 다른 삶을 사는 것이다. 세상 속에서 참된 예배자가 되지 못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빛과 소금의 역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마 5:13-16).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지음 받은 예배자라 믿는다면, 우리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하나님께 예배하는 예배자가 되어야한다. 하루를 온전하게 드리는 예배자야말로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신다고 말씀하신다(습 3:13). 주일에만 예배드리는 크리스천이 50%가 넘는 현실에서 참된 예배자를 찾는 것은 매우 힘든 시대가 되었다. 더 나아가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리는 것 이외에 평일에 하나님을 예배하는 크리스천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하나님은 매일 매순간 영광 받으시기 원하시고 예배 받으시기 원하시는 데 말이다.
나는 토저(A. W. Tozer)가 말한 우리 삶의 예배에 대해 공감한다. “나는 당신에게 일주일에 7일을 예배하지 않으면 일주일에 하루도 예배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주일예배 다음에 월요일 예배, 화요일 예배, 수요일 예배가 뒤따르지 않으면 하늘에서는 주일예배가 인정되지 않는다.”(『이것이 예배이다(Worship: The Missing Jewel)』, 206-207p)
하루 24시간, 일주일, 그리고 12달, 365일이 예배가 될 때 우리는 하나님 앞에 참된 예배자라 고백할 수 있다. 우리는 예배를 위해 태어났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목사이자 미국의 영향력 있는 크리스천 10인에 등재되기도 했던 헨리 블랙카비(Henry Blackaby)는 예배는 삶의 방식이며, 예배는 하나님의 임재를 하루 종일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회에 갈 때만이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순간에 예배자라고 말한다(『예배에서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 84p).
하지만 일상 예배의 삶이 나에게 영적 습관이 되면 그것은 뗄 수 없는 나의 생명과 같게 된다. 하나님이 영이시기 때문이며, 영과 진리로 예배 드릴 때 참된 예배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예배의 저자 린다 딜로우(Linda Dillow)는 삶의 예배의 기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삶으로 예배 드리는 법을 배우며 영적으로 성숙해졌다. 나는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듣기를 늘 갈망해 왔고, 이제는 친히 하시는 말씀을 더 큰 소리로 듣는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기뻐하는 것은 내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 내 마음은 거룩한 분께 예배 드리는 것에 가 있다. 내 모든 삶을 예배로 여기면서 내 존재는 달라지고 있다. 나는 목마르다. 그리고 하나님은 깊은 친밀감으로 내 영혼을 채워 주신다.”(『일상의 예배(Satisfy My Thirsty Soul)』, 32-33p)
예수님은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위해 ‘영과 진리의 예배자’(요 4:24)가 되어야함을 강조하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자의 삶을,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늘 고민해야한다. 이것이 우리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며 우선순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주일 예배를 마치고나서 세상으로 들어가는 순간, 우리는 분주하게 일에 몰두하게 된다. 하나님과의 교제가 없는 세상에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또 다시 주일을 맞이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주일 예배를 비롯한 공예배에서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분주한 삶 가운데서 하나님을 잊지 않고 ‘어떻게 경험하고 교제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일상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교제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보다 더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배자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예배자’의 모본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의 예배자들은 모두 하나의 패턴으로 귀결되는데, 그것은 예배의 본질이자 구조인 하나님을 만나고 말씀을 듣고 깊이 생각하고 결단하며,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예배의 4중 구조와 일맥상통한다.
즉 일상 예배는 부르심과 만남, 하나님의 말씀, 깊은 교제와 결단, 그리고 세상에서의 영향력이다. 하나님께 예배하는 예배자의 모든 유형이 유사하다. 하나님을 만나며, 말씀을 듣고, 응답하고 결단하며, 세상으로 나아가는 예배의 유형이다.
예배를 이루는 4중 구조가 만남, 말씀, 성찬, 파송이라면 우리의 일상 또한 이 본질적 규칙이 적용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본질적으로 예배자로 만드셨다면, 그것은 분명 하나님을 날마다 예배할 수 있는 예배의 영적 순환의 방법을 우리의 삶 가운데 또한 만드셨으리라 믿는다.
성경 전체를 통해 하나님과 동행했던 사람들은 이 일상에서의 예배의 순환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하나님의 부르심 속에 만나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말씀을 듣고, 이를 결단하며 순종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유혹과 어려움도 이겨내면서 삶 속에서 하나님의 영향력을 드러낸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다. 그뿐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아갔던 수많은 세상의 모범적인 신앙의 위인들도 이러한 일상에서의 삶의 예배를 준행해온 예배자였다. 이를 통해 분명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나님의 사람들로서 선택하시고, 우리의 삶을 통해 영광 받으시기 위해 우리에게 주신 예배의 통로이자 예배자의 규범을 주셨음을 감사하며 깨닫게 된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은혜인가?”하나님께서 우리가 일상의 삶 속에서 예배자로서 하나님과 교제하며 동행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이미 말씀 속에서 알려주셨으니 말이다. 우리가 이 놀라운 사실을 깨닫고 이를 하나하나 적용해나간다면, 우리는 매일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는 ‘예배자 선순환’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매일 매일의 예배의 삶을 통해 우리의 일생은 날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그 어느 것보다 우리가 참된 예배자로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살아가는 인생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고 믿는다.
고대 교회에서는 이에 관하여 “렉스 오란디, 렉스 크렌드, 렉스 비벤디(lex orandi, lex credendi, lex vivendi.)”라는 말이 있다. 라틴어로 ‘우리가 기도를 함으로서 우리는 믿고, 이로써 우리가 삶을 산다.’라는 뜻이다. 이 말은 예배 드리는 방식은 우리에게 믿음을 심어주며, 이는 우리에게 삶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다는 의미다. 이는 심지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우리의 예배의 모습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해준다.
일상에서의 삶은 ‘미시적인 일상 예배’와 ‘거시적인 일상 예배’로 구분된다. 미시적인 일상 예배는 하루의 예배 유형이며, 거시적인 예배 유형은 예배자들의 일생 사이클이라 할 수 있다. 성경 속 믿음의 예배자들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살았던 예배자들의 일생을 살펴보면, 그들이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참된 예배자의 삶을 지향했는지 잘 알 수 있다.
하루의 예배에 성공하는 예배자가 일생의 참된 예배자가 될 수 있기에, 그들의 삶을 돌아보는 것은 가치가 있다. 물론 성경의 예배자들에 대한 하루 일상 예배를 들여다보기엔 한계가 있다. 또한 이 땅 위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았던 예배자들 또한 하루의 일상 예배의 반복된 유형을 찾기에 쉽지 않다.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예배자들의 삶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예배의 모습을 이끌어내면서, 우리들의 삶 속에 일상 예배를 충분히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변하지 않는 구조와 반복적인 패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를 어떻게 예배할 것인가? 무엇보다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기 원하시며, 우리의 일생뿐만 아니라 매일 매순간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자를 찾으신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예배자로 삼으셨을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예배할 수 있는 방법을 이미 알려주셨다. 그것은 성경 말씀을 통해서다. 성경을 통해 우리가 예배할 분이 어떤 분이신지, 그 분이 어떻게 예배 받으시기 원하시는지, 그리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기쁘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친히 알려주셨다. 성경은 온전히 예배에 관한 말씀이다. 또한 하나님을 참되게 예배했던 성경 속의 예배자들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을 어떻게 예배할 것인지를 배울 수 있다. 그들이 삶 가운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기쁘시게 했던 예배의 모습을 살펴보면 우리 또한 참된 예배의 모범을 추측해볼 수 있다.
하루의 일상은 우리 일생의 축소판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하나님께 예배할 때 일주일이 예배자가 되고, 그것이 한 달, 1년이 되어, 우리의 전 생애가 참된 예배자가 되어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하루를 어떻게 예배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우리의 일상을 통해 참된 예배자가 되면, 우리는 전 생애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참된 예배자가 될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의 하루하루의 모습을 예배 받으시기 원한다. 1주일에 한번이 아니라 매일의 삶을 통해서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하루 일상을 통해 예배의 반복적 일상, 즉 ‘루틴(Routine)’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예배의 구조와 같다.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결단하며, 깊이 묵상함으로 새롭게 되어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예배의 4중 구조인 만남과 말씀, 성찬, 파송의 구조다.
하루의 삶을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서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내가 ‘예배자’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하며, 무엇보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1순위임을 명확하게 마음에 새겨야한다. 이것이 일상 예배의 첫 걸음이자, 내일로 나아가는 오늘이 되며, 결국 우리의 일생이 된다.
예배는 영과 진리의 문제이므로, 하루의 예배는 영적인 훈련과 같다. 끊임없는 일상에서의 예배는 영적으로 하나님과 늘 교제하는 것이므로 하나님께서 나를 지배하기 위한 마음의 공간을 드려야하는 것이다. 헨리 나우엔(Henri J. M. Nouwen)은 하나님이 지배하는 우리의 삶은 영적인 훈련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영적 삶에서 훈련이란 ‘하나님이 활동하실 수 있는 공간을 내려는 노력’을 뜻한다. 훈련이란 자기 삶이 다른 것들로 가득 차지 못 하게 막는 일이다. 훈련된 삶에는 정신없이 바쁘지 않은 공간, 염려에 찌들지 않은 공간이 존재한다. 영적 삶에서 훈련이란, 내가 계획했거나 의지하고 있는 일이 아닌 뭔가 새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공간을 내는 것이다.”(『일상의 예배(A Spirituality of Living)』, 24-25p)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일상은 매우 소중하다. 하루를 헛되이 보내는 사람은 하루의 예배를 실패한 것이다. 일상 예배의 성공은 ‘오늘 나의 하루에 하나님이 계셨는가?’다. 하루를 보내면서 하나님이 없는 시간을 보냈다면 그것은 세속의 삶이다. 일상 예배는 오늘 하루를 온전히 하나님과 동행하고자하는 우리의 믿음의 고백이자 선언과 같다. 그것이 참된 예배자의 시작임을 기억하자.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