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 이하 언론회)가 최근 논란이 됐던 영화 ‘1953 금성대전투’(금강천)에 대해 “한국의 통일을 가로막은 중공군 미화 영화, ‘금강천’의 상영 철회는 지극히 당연하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13일 발표했다.
언론회는 이 논평에서 “중국 정부가 지난해 항미원조(抗美援朝-중공이 미국에 항거하고, 북한을 도운 전쟁이라 주장) 70주년에서 자신들이 승리했다며 만든 영화 가운데 ‘금강천’(1953 금성대전투)이 있다”며 “이것을 국내 영화 수입사 위즈덤 필름이 수입해 보급하려고 했고, 영상물등급위원회가 ‘15세 이상 관람 가’로 판정을 내려 하마터면 중공군을 한껏 미화하는 영화가 한국의 극장들을 점령하고, 많은 사람들의 역사관과 정신세계에 혼란을 줄 뻔했다”고 했다.
이들은 “소위 말하는 금성전투(金城戰鬪)는 6·25 전쟁 당시 휴전을 앞둔 가운데, 1953년 7월 13일 강원도 김화 일대에서 북한군, 중공군 24만 명과 국군과 유엔군 10만 명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 것인데, 주로 중공군이 한국군을 얕잡아 보고 인해전술로 달려들어 싸운 전투”라며 “이곳에서 아군은 2,600여 명의 전사자와 14,000여 명의 사상자와 실종자를 냈으며, 북한군·중공군도 27,000여 명의 전사자를 포함, 약 7만 명의 인명 손실을 가져온 피비린내 나는 휴전 직전의 마지막 전투였다”고 했다.
언론회는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를 중공군이 한국군과 유엔군(미군)을 격퇴하고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중공군을 영웅시하기 위하여 만든 영화”라며 “이런 영화를 문제의식 없이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상영을 허락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한반도에서 6·25 전쟁을 통한, 가장 큰 통일 방해 세력은 두말할 것도 없이 중공이었다”며 “그런데도 이런 영화를 수입해 배급하려한 영화 수입사도 문제려니와, 이런 것들을 바르게 심사하고 거르는 작업을 해야 하는 국가 기관의 방만함이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이들은 “다행히 영화 수입사는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면서, 영화를 상영하지 않기로 했다”며 “내 나라의 비극과 역사도 잊어버리고, 우리나라에게 고통을 가한 세력이 일부러 그들의 악한 행위를 미화하고, 군인들을 영웅시하는 영화를 굳이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주겠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했다.
언론회는 “이것은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고, 정치적 성향의 문제도 아니”라며 “아직도 6·25 전쟁의 피해를 당한 증인들이 살아 있고, 그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이 있으며, 이 끔찍한 전쟁을 통해 당시 국민 절반가량이 고통과 아픔을 당했는데, 벌써 그 비극을 잊었다는 것인가? 이는 우리 인식에 큰 고장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물론 영화는 사실을 기록한 다큐물이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역사적 사실과 고통을 적(敵)의 편에서 미화한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은 올바른 판단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아울러 “영화 수입사의 사장이 이 영화를 취하하면서, ‘(6·25 전쟁이) 북한군의 남침으로 벌어졌고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민족의 비극인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특히 적군의 영웅담을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영화를 수입한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고 했다.
언론회는 “국민들은 정부와 공직자들과 정치 지도자들에게 큰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지식이 없으면 상식이라도 있고, 양식(良識)이 없으면 생각이라도 한 번 더 해보라”며 “우리의 통일을 절대적으로 가로 막은 중공군의 영웅담을 우리 땅에서 보여주어야 했더란 말이냐?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들이 제발, 재현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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