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과 1970년대 ‘다윗의 장막’과 ‘모세의 장막’의 신학적 개념이 발전해 1980년대 하나로 통합되었는데, 이 두 가지 장막 개념은 ‘현대 예배 찬양’의 신학적 기초가 되었다. 현대 찬양과 연관된 ‘하나님의 임재 신학’은 다음 몇 가지 중요성을 가진다.
첫째, 하나님을 찬양하는 ‘중심성’을 강조한다.
지난 2천여 년 간 드려졌던 기독교인들의 예배를 보아온 결과, 우리는 예배가 단순히 교회에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행위가 아니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예배는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며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하나님이 그 동안 하신 일과 지금 하고 계신 일들 그리고 앞으로 하실 놀라운 일들에 대해 기억하고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때때로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주일에 교회에 모여 하나님께 예배 드린다고 해서, 그 마음의 중심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1940년 후반, 레이젤로부터 유래된 이 신학은 예배에서 ‘찬양’의 중심을 다시 강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을 찬양하는 능동적인 그 자체, 예를 들면, 찬양을 부른다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혹은 손을 들고, 기쁜 마음으로 박수를 치는 행위들이 그 예배에 참여하는 우리들에게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나아간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다. 이 ‘중심성’을 강조하는 신학 개념으로 인해 전통적인 예배에서와 같이 자리에 앉아 조용히 찬양하는 모습으로부터, 현대 예배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찬양을 부르며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둘째,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을 상기시켜준다.
‘하나님의 임재’는 성경 전체에 나타나는 중요한 개념이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백성들과 함께 계시고 그 가운데 거하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이 약속은 하나님께서 처음 이스라엘 백성들을 부르셨을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약속이며, 또한 요한계시록의 맨 끝자락까지 이어지는 약속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우리 중에는 때때로 이 약속을 잊은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우리가 예배에 임할 때, 그 예배 장소에 있는 것만이 실존이라 생각하며, 머릿속이나 눈앞에 바로 ‘보이는 것’만으로만 임재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차원적 자세’로 임하기가 쉽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임재가 단지 사람의 눈만이 아닌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우리들 안에 계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분별하는 일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어느 주일 아침, 교회에 차를 타고 가는데 아이들은 계속 싸우거나 티격태격하고 있고, 당신의 마음엔 지난 일들로 걱정거리가 가득하다. 성전에 들어가 자리에 앉아 보니 같은 줄에 앉은 사람이 나와 살짝 불편한 사이다. 설상가상으로 오늘은 예배팀도 연주가 어설프다. 이런 경우 대체로 우리는 지금 앉아 있는 곳이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곳이라 생각하기가 참 어렵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여건과 상관없이 여전히 그 곳에 계신다. 찬양과 하나님의 임재를 강조하는 이 신학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 가운데 항상 임재하실 것”을 약속하신 것이, 우리의 의지와 전혀 상관이 없는 ‘하나님의 약속’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준다.
한편 이 같은 신학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 이 신학 자체가 우리가 하나님을 ‘소환’할 수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도록 한다는 사실이다. 하나님께서 이 곳에 항상 계시기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행동들을 통해 하나님을 이 곳에 모셔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명백한 오류로, 우리뿐만 아니라 교회조차도 가끔씩 빠지고 마는 오류다. 지난 2천여 년의 교회사 속에서 우리는 이와 같이 ‘인간이 하나님을 임하시게 할 수 있다’라는 잘못된 가르침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욥기나 선지서들을 조금만 관심 깊게 읽어 보면, 하나님께서 굉장히 주도적으로 움직이시는 분임을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 계신 분이시며, 우리가 강력한 하나님의 임재나 기름 부으심 속에서 아무리 훌륭한 코드로 기타나 피아노로 연주할지라도 하나님이 임재하시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예배의 자리로 초청하시고 예배 드릴 수 있는 은혜를 주셨음을 간과한다. 이런 오류는 내 의지가 강조되고, 나의 열심과 열정으로 하나님께 가까이 가고, 하나님을 섬기고 충성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다시 성경 말씀을 집중해서 읽다보면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것을 주관하신다. 생명과 우리의 시간조차도 말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임재 신학을 통해 하나님이 그 자리에 임하시고 싶어서 임하시는 것이지, 우리가 하나님을 임하시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고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할 것이다.
한편 예배에서의 찬양은 1960년대 현대 찬양이 발흥한 이후 최근까지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것을 우리는 ‘현대 예배(Modern Worship) 찬양’이라고 한다. 이 범주 안에는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을 비롯해, 주로 공예배에서 복음주의자들이 사용하는 ‘찬양(Worship)’과 기타 ‘예배 음악’과 ‘클래식 음악’ 등이 포함된다. 한마디로 현대 예배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되는 찬양이다.
최근 20여 년 동안 가장 넓게 발전해나가고 있는 예배에서의 찬양은 ‘워십(Worship)’이며, 지역 교회의 공예배와 기도회 등에서 많이 불리고 있다. 예배 찬양은 ‘수직적인 찬양(Vertical Worship)’과 ‘수평적 찬양(Horizontal Worship)’으로 구분하는데,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찬양하는 등의 내용인 수직적 찬양과 성도들의 교제와 중보기도, 개인의 고백과 간증들이 주제인 수평적 찬양이다.
1980년부터 근 30여 년 동안 강하게 영향을 끼쳤던 CCM이 지금 약해져 있는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CCM의 세속화다. 역설적으로 CCM이 매우 영적이고 우리의 영혼을 계속 흔들고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지금도 그 영향을 끼쳐갈 것이다. 하지만 예배와 찬양에 있어서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의 영적 역량은 많이 약화되어 갔다. 모든 크리스천 음악과 찬양은 ‘예배’의 기초 위에 탄탄하게 세워갈 때 영향력을 발휘한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기 위해 창조된 예배자이기 때문이다.
둘째 원인은 예배 공동체에 대한 인식의 약화에 있다. 지역 교회를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 예배 공동체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복음을 향유하고, 성령님의 역사를 기대하는 것이다. CCM이 발전해나갔던 초기에 비해 크리스천들의 영적 수준이 높아졌으며, 성경적인 배움과 찬양에 대한 다양한 습득으로 인해 기대치가 높아져있다. CCM이 계속 존재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탁월한 음악적 기술도 중요하지만 내적인 성경적 기초와 예배의 영성을 통해 예배 공동체에 기반을 둔 역할이 이뤄져야한다.
미국 웨슬리안 대학교의 콘스탄스 M. 체리 교수는 그의 책 『예배 건축가(The Worship Achitect)』을 통해 예배에서의 공동체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기독교 공적(Public)인 예배는 언제나 공동체적(Corporate) 예배이다. ‘Corporate’라는 영어 단어는 인간의 몸을 뜻하는 라틴어 코르푸스(Corpus)에서 유래했다. 그러므로 한 몸에 속해 있다거나 한 몸이 된다는 것은 공동체를 경험하는 것이다. 교회는 바로 그런 몸이다.”(48p.)
그런 점에서 예배에서 우리가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할 것은 ‘공동체’다. 예배 자체가 하나님의 구원 받은 백성들이 모여 함께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에 예배에서의 찬양은 우리 공동체 모두의 노래가 되어야 하며, 함께 모여 예배하는 ‘예배 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는 공동체임을 기억해야한다.
2000년대 들어서 한국 교회의 예배와 찬양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 같은 변화를 각 지역 교회와 예배 사역자의 두 가지 관점에서 고민해보고자 한다.
첫째, 지역 교회 예배와 찬양의 방향이다.
최근의 한국 교회는 담임 목사가 1세대에서 2세대로 많이 바뀌었다. 교회가 젊어졌으며 사역자들도 이전보다 역동성이 느껴진다. 하지만 예배와 찬양의 변화를 기대했던 교회는 많은 부분 그대로이고, 젊은 목회자들에게 기대했던 소망도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그것은 우선 예배와 찬양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약하다는 점이다. 나이가 젊어지고, 교회가 변화한다고 해서 의지적이고 능동적인 예배에 대한 갱신과 찬양의 변화가 없이는 그 변화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현상이 2세대 지도자들에 이어 3세대 지도자들이 바통을 이어받는다고 해서 교회가 변하고 예배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찬양의 역할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고 이해하는 것이 먼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예배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예배 세미나를 비롯해 예배에 관한 좋은 자료들과 유투브 등을 통해 지역 교회가 적극적으로 예배 공동체를 위해 관심을 가지고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한 시작이라고 믿는다.
둘째, 담임 목사와 예배 사역자의 관점이다.
오래 전만해도 찬양 앨범을 출시하고 악기 연주와 노래 등의 음악적 수준이 어느 정도 되면 예배의 찬양 인도자로 세우는 것이 일반적인 관습이었다. 이에 한국 교회의 찬양 사역을 담당하는 많은 인도자들이 신학적인 배움이나 체계적인 예배에 대한 중요한 인식이 없이 세워진 것이 문제 중 하나다. 또한 성경적인 예배와 찬양에 대한 이해가 없이 지역 교회의 찬양을 인도하다보니 한국 교회 전체 분위기도 찬양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무엇보다도 담임 목사에 입장에서도 예배의 중요한 동역자로 인식하지 않는 불신의 경향이 커져갔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예배에서의 찬양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성경적 예배에 대한 이해와 찬양의 본질과 속성 등의 성경적 관점을 배우려고 하는 운동이 나타났다. 더 나아가 예배 인도와 찬양 사역자를 훈련하는 정식 대학과 대학원이 많이 생겨났다.
한국에서도 과거 세계적인 찬양과 경배의 흐름과 더불어 온누리 경배와 찬양이나 다드림 선교단, 임마누엘 찬양 선교단 등을 비롯해 지역교회 일부에서 경배와 찬양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예배와 찬양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본질적인 학습과 훈련이 뒷받침되지 못하다보니, 튼튼하고도 균형 있는 예배와 찬양 운동으로 영향력 있게 지속되지 못하게 되었다.
이는 최근의 여러 찬양 모임들과 활동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뿌리 깊게 발전하지 못하고, 역동성의 영향력 있는 예배와 찬양 운동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예배 인도자나 찬양 사역자들을 위해 예배와 찬양에 대한 성경적 훈련과 배움을 체계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약 10여 년 전부터는 전 세계적으로도 예배와 찬양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바뀌고 있음을 인식해야한다. 이 변화에 대처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예배에서의 찬양은 중요하다. 각 교파와 교단별로 찬양에 대한 기준이 서로 다를 수 있지만, 그리스도 안의 큰 관점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은 폭넓게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 자녀들을 포함한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각 예배나 찬양 모임들이 찬양을 부르고 실제적인 연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예배에 대한 성경적 이해와 찬양의 본질과 기초를 함께 공유하기를 기대한다. 예배와 찬양에 대한 자료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SNS나 유투브를 통해서도 확대되고 있다. 우리가 열정을 가진다면 얼마든지 효과적인 영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문제는 우리의 의지다.
이를 통해 예배 찬양의 좋은 작곡자와 싱어송라이터(Sing a Songwriter)들도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역량에 비해 한국 교회가 많이 뒤쳐진 찬양 부분은 역시 공예배에 사용될 곡의 작곡과 작사다. 아직도 CCM 기반의 개인적 찬양이 많다보니 주일 예배 등에 부를 수 있는 예배 찬양이 많이 부족하다. 예배 찬양은 깊은 신앙의 체험과 기술 이외에 예배와 찬양에 대한 성경적 이해와 예배 신학이 반드시 뒤따라야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예배 속에서 하나님께 영광과 존귀와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우리들의 공통적 고백의 언어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예배 찬양에 있어 미국과 호주, 영국 등의 싱어송라이터와 많은 영적 실력 차가 나는 이유는 이들은 오래전부터 성경적 예배와 찬양과 관련된 학교와 훈련을 위한 예배 컨퍼런스와 세미나 등이 넓고 깊게 발달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최근 한국 교회 초창기 CCM에서 탈피해, 예배와 찬양에 대한 관심을 가진 젊은 사역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예배에 참여한 모든 예배자들이 하나님을 흠뻑 경험하고, 한 사람도 낙오됨이 없이 하나님과 만남을 통해 말씀으로 새로워지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참된 예배자의 삶을 살아갈 때다. 한국 교회와 지도자들의 영적 잠재력을 믿는다. 각 교회와 예배 공동체가 현재의 위기를 직시하여, 다음 세대가 영적으로 회복되고 흔들리지 않는 하나님의 반석 위에 서기를 소망한다.
가진수(월드미션대학교 예배학과 교수)
미국 풀러신학대학원(Fuller Theological Seminary) 목회학박사(DMin.)
미국 로버트 웨버 예배 대학원(The Robert E. Webber Institute for Worship Studies, IWS) 예배학박사(DWS)
현재, 미국 월드미션대학교(World Mission University) 예배학과 교수 겸 학과장
현재, 글로벌워십미니스트리(Global Worship Ministry) 설립자
현재, 워십리더코리아(Worship Leader Korea) 설립자
현재, 기독일보 등 예배 칼럼니스트
현재, 예배 찬양 인도자
『성경적 하나님의 임재 연습』 『예배 찬양 인도』(상,하권) 『예배 성경(신,구약)』 『예배, 패러다임 시프트』 등 다수 저술
『예배의 흐름』 『예배의 고대와 미래』 『예배란 무엇인가?』 『하늘의 예배를 회복하라』 등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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