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부터 한국교회에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에 따른 비판의 목소리, 탄식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한 사람의 신자로서 떨어진 한국교회의 영광이 너무나도 부끄럽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역사를 돌아보면 이런 일들이 언제나 있었다. 초대교회도 역시 이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렇다고 오늘날 교회의 문제를 합리화하고 타협하자는 말이 아니다. 떨어진 교회의 영광을 어떻게 회복해야 할지를 성경의 역사를 통해 그 혜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오늘 본문에 시인은 이스라엘을 포도나무에 비유한다. 그런데 이 포도나무가 어떻게 되었나? 8절 "주께서 한 포도나무를 애굽에서 가져다가 민족들을 쫓아내시고 그것을 심으셨나이다" 이 사건은 애굽에서 학대당하던 이스라엘을 마치 나무를 옮겨 심듯 가나안 땅으로 옮기신 출애굽 사건을 말한다. 그러자 이 포도나무는 자라기 시작했고 넝쿨이 뻗어져 나갔다. 그 넝쿨은 어디까지 뻗어 나가냐면 11절에 바다와 강까지 미쳤다고 말한다. 이 넝쿨의 확장은 다윗의 지배력을 뜻하는 것으로 지중해 바다와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까지 그 세력이 광대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영광도 잠시, 담은 허물어져 버렸다. 12-13절에 보면 담이 허물어졌고 지나가는 이들이 그 포도를 따고 멧돼지들과 들짐승들이 먹게 되었다. 멧돼지와 들짐승은 주변 국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하이에나가 버려진 짐승을 갈기갈기 뜯어 버리듯, 이방나라가 이스라엘을 무참히 짓밟은 것이다. 화려했던 왕국의 영광이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 어떻게 하루아침에 이 지경이 된 것인가? 이 말씀의 주석은 이사야 5장 2절이다. "땅을 파서 돌을 제하고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었도다 그 중에 망대를 세웠고 또 그 안에 술틀을 팠도다 좋은 포도맺기를 바랐더니 들포도를 맺었도다." 그 이유는 좋은 열매를 맺지 않아서이다. 하나님은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었는데, 이스라엘은 들포도만 맺었다.
저희 장모님은 포도 농사를 지으신다. 여름휴가 때 한 번씩 가서 도와 드리면 색다른 경험을 한다. 수확해 도와 드리는데 한번은 장모님이 포도를 따서 무자비로 버리는 것이다. 겉보기에 영글어 보였는데 버리는 것이다. 왜 버리시냐고 물어보니 저건 '바라'라는 것인데, 못 먹는 거라는 것이다. 이스라엘도 하나님이 직접 만드신 포도원이었지만 어느덧 황폐해졌다. 울타리는 무너졌고, 남은 들포도 열매도 땅에 버려져 들짐승들이 와서 갈기갈기 찢겼다. 어느덧 가나안 땅은 열강들의 침입으로 초토화되었다.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한 결말은 처참했던 것이다. 하나님은 조국 대한민국을 사랑하셔서 유례가 없는 부흥과 번성을 주셨다. 그 부흥과 번영의 중심에는 한국교회가 있었다.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기까지 밑바닥에서 시작된 몸부림이 있었다. 노동자들은 새벽부터 공장가 직장을 나가야 했고 아이들은 방치되었다. 시골에서 올라온 노동자들은 향수병과 외로움이 신음해야 했다. 그 때 교회가 그들의 외로움을 달래 주었고 아이들을 주일학교로 감싸 주었다. 나라를 위한 기도의 운동이 사회 전반에 펴서 삶을 이기는 원동력이 되었다. 교회에만 가면 쉼이 있었고 힘이 되어 주었다. 그러나 지금 한국교회는 세상의 조롱을 받고 있다. 교회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교회가 세상을 주도하지 못하고 오히려 끌려 다니고 있다. 교회법이 세상의 법에 의해서 지배를 받는다. 교회가 상식이 사라졌다. 그 교회의 영광이 땅이 떨어져 버렸다.
이스라엘도 화려했던 영광이 무너져버렸다. 대안이 없는가? 한 가지밖에 없다. 포도가 과실수로 역할을 하려면 반드시 농부의 돌봄이 필요하다. 시인은 황폐해진 포도원을 보면서 정신이 뻔쩍 들었다. 하나님의 손을 떠난 자의 죄의 결과를 깨달은 것이다. 하나님이 심히 심은 포도나무를 잊지 말아 달라고 간청한다. 너무나도 늦은 시간이다. 이미 끝났다. 땅에 버려져 갈기갈기 짓밟혔다. 그래도 다시 한번 오른손으로 붙들어 달라고 간청한다. 17-18절 "주의 오른쪽에 있는 자 곧 주를 위하여 힘 있게 하신 인자에게 주의 손을 얹으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주에게서 물러가지 아니하오리니 우리를 소생하게 하소서 우리가 주의 이름을 부르리이다" 우리에게 이 기도가 필요하다. 만신창이인 이스라엘도 회복하셨는데, 모든 영광이 무어진 상황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다시 일으키실 것이다.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열심 위헤 하나님의 손이 얹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여호와께 돌아가야 한다. 우리의 인생에 좋은 열매를 맺으려면 참 포도나무이신 예수께 붙어 있어야 한다. 열매의 관건은 참 포도나무에게 접붙여져야 한다. 문제는 언제나 우리에게 있었고, 언제나 주님은 해답이셨다. 우리는 언제나 어둠이었고 주님은 언제나 빛이시다. 우리는 언제나 광야이고 주님은 언제나 길이 되셨다. 답이 되시고, 빛이 되시고, 길이 되신 주님께 붙들려 있길 축복한다.
홍석균 목사(한성교회 청년부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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