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근 목사(담임 삼일교회)는 25일 주일 마태복음 강해에서 ‘이혼에 대한 딜레마’(마 19:1-12)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송 목사는 “오늘 본문은 이혼을 말하지만 본질적으로 이혼에 관해 말하고자 한 게 아니다. 예수님의 예루살렘 순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이혼이 어떤 연관이 있을지 의문이 들 수 있다. 본문의 3절에서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해 이혼을 주제로 한 질문을 던졌다. 여기엔 정치적·종교적 이유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정치적 배경에는 헤롯왕이 미모가 뛰어났던 제수랑 재혼하려고 아내를 버린 사건이 있었다. 세례요한은 이를 지적해 순교를 당한 것”이라며 “이런 매우 위험한 질문을 받은 예수님은 대답에 따라 세례요한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으셨다”고 했다.
또한 “종교적인 배경도 있다. 당시 신명기 24장을 중심으로 이혼에 관해 힐렐학파와 샴마이학파와의 신학적 대립이 있었다. 신명기는 음행 등 수치 되는 일이 있을 때만 이혼을 허락했다. 이를 힐렐학파는 남성중심적인 사유로 수치 되는 일을 결정하도록 폭넓게 해석했다. 가령 남편이 밥을 먹다 맛이 없을 때 등이 있었다”며 “때문에 이혼 결정권의 주체가 남성에게 있었던 당시 유대사회는 온갖 핑계로 해당 구절을 악용해 이혼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해당 구절은 하나님이 약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구절이다. 당시 샴마이학파는 문자 그대로 해석해 음행한 연고를 제외한 모든 이혼을 금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해석은 힐렐학파·샴마이 학파의 해석을 빗겨나가신다. 그리고 하나님이 창세기에서의 에덴동산에서 남자와 여자로 만드신 질서를 보라고 주문하신다”며 “아담의 타락 이전, 천지 창조 당시 원래 계획된 가정의 질서란 하나님이 짝지어주신 남녀는 가를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송 목사는 “8절에서 예수님은 창세기에서 아담의 범죄 이후 모든 인간관계의 질서가 무너졌기에, 하나님은 태초에 이혼을 계획하지 않으셨지만, 죄가 틈탄 이후 인간의 완악함으로 부득이하게 이혼을 허용하셨다고 말씀하신 것”이라며 “이어서 9절에는 음행한 연고 외에는 이혼은 불가하다고 재차 강조하셨다. 그런데 이를 듣고 제자들은 그렇게 완벽하게 부부관계를 맺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낫다고 되물었다”고 했다.
이에 “예수님은 11절에서 고자 얘기를 하신다. 타고날 때부터 고자, 사람이 만든 고자, 천국을 위하여 스스로 된 고자를 제시하셨다. 여기서 스스로 된 고자는 예수님 당신을 지칭하는 말”이라며 “원래 부부란 만남 이후 서로가 불완전함 존재임을 확인해가는 과정이다. 서로의 민낯을 확인할 때 부부는 서로의 연약함을 불쌍히 여기는 연습을 하면서 산다”고 했다.
그리고 “남편의 일하다 지쳐 잠자는 모습, 아내의 육아에 지친 모습. 둘 다 불쌍해 보인다. 부부관계는 연약한 서로를 긍휼히 여기는 연습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에게 온전함으로 다가오실 새신랑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라고 역설하신 것“이라고 했다.
송 목사는 “결국 부부관계를 통해서 말씀하시려는 예수님의 요지는 교회와 그리스도와의 관계다. 부부관계에서 나는 곧 너이다. 상대방 배우자가 곧 나인데 상대방에게 험한 말, 폭행 등을 하면 자신에게 하는 꼴”이라며 “예수님은 스스로 된 고자인 독신으로서 십자가에서 홀로 죽으셨다. 그리고 요한계시록에서 다시 오실 날 어린양으로서 당신과 혼인한 자녀들과 함께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새로운 질서를 구현하실 것이다. 부부관계는 교회와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실천하고 순종하는 연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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