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바이러스와 박쥐, 성경은 왜 박쥐를 먹지 말라 했나?
성경은 박쥐를 하늘을 나는 생물들(새들과 박쥐와 대부분의 곤충들)에 포함시킨다. 이들 하늘을 나는 생물(새와 곤충)의 규례(레 11: 13-23)에는 중요한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먼저 새는 부정한 것만 소개하고 있다. 먹이가 풍부하지 못한 광야에서 히브리인들에게 알려진 새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광야의 새들은 주로 시체와 불결한 것을 먹는 종류들이었다. 또한 일부 새들은 물고기, 악어, 뱀들과 더불어 애굽 땅에서 신들의 형상이었다. 뱀이 하애굽의 상징이었던 반면 독수리가 많이 살던 상애굽에서는 독수리가 국가의 수호신이요 상징이었다. 즉 ‘Re'는 태양의 신인 동시에 매나 독수리의 머리와 사람의 몸을 가진 반신(半神)이었다. 따오기 머리를 가진 'Thoth'는 신들의 서기관으로 시간을 측량하고 수를 계산하며 재판 시 사람이 마음의 무게를 재는 재판의 신이었다. 따라서 이들 새들은 모두 정결치 못한 생물로 분류되었다. 즉 뱀과 하늘을 나는 짐승은 애굽 신의 상징이었다
성경은 당시 가나안 주변에 익숙하게 알려진 조류와 곤충들을 모두 망라(網羅)하고 있다. 먼저 20여 종류의 부정한 새 종류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독수리, 솔개, 물수리(어응, 魚鷹), 말똥가리(매), 말똥가리(매) 종류, 까마귀 종류, 타조, 타흐마스(쏙독새의 일종, nighthawk, KJV, RSV), 갈매기, 새매 종류, 올빼미, 가마우지(노자,鸕鶿), 부엉이, 흰 올빼미(따오기), 사다새(당아, pelican, KJV, RSV), 너새(올응, carrion vulture), 황새와 백로 종류, 오디새(대승,戴勝, hoopoe, 후투티), 박쥐였다(괄호 안의 이름들은 한글개역판을 참조). 공동번역 성서는 이들 이름을 독수리, 수염수리, 흰꼬리수리, 검은소리개, 각종 붉은 소리개, 각종 까마귀, 타조, 올빼미, 갈매기, 각종 매, 부엉이, 사다새, 따오기, 백조, 펠리컨, 흰물오리, 고니, 각종 푸른 해오라기, 오디새, 박쥐로 기록하고 있다. 개역성경보다는 개역개정판과 공동번역이 좀 더 현대적 이름에 가깝게 번역한 이름으로 보인다. 이렇게 다양하게 번역되는 것으로 보아 이들 동물들은 오늘날 명확히 모습을 파악할 수 있는 종류가 있는 가하면 그렇지 않은 종류들도 있다. 그래서 성경의 역본들은 각각 조금씩 서로 다르게 번역하고 있는 것이다.
박쥐는 오늘날 분류학상으로 포유류에 속한다. 하지만 성경은 과학교과서가 아니다. 당시 히브리인들의 상식에 적응하여 성경은 박쥐를 나는 새 종류로 분류하고 있다(레 11:20, KJV). 성경을 과학책이라 우기며 토끼를 반추동물이라던가 박쥐를 포유류가 아닌 새라고 집착할 필요는 전혀 없다. 이런 성서근본주의적 사고는 부질없는 집착에 불과하다.
곤충은 날개가 있고 네 발로 기어 다니는 곤충 가운데 뛰는 다리를 가진 곤충들만 정결한 것들이었다. 즉 메뚜기 종류, 베짱이 종류, 귀뚜라미 종류, 팟종이 종류 등 네 가지 종류가 해당되었다. 날개가 있고 네 발로 기어 다니는 것들은 부정한 종류였다. 곤충들은 지금도 동남아 등지에서는 식용으로 다양하게 시식되고 시판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판되는 경우는 흔치 않으나 과거 농촌에서 자란 대부분의 세대는 논과 밭에서 메뚜기 등 곤충들을 포획하여 닭 등 가축의 먹이로 주거나 구어 먹고 튀겨 먹은 기억들이 남아있다. 세례 요한이 약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었던 것도 바로 메뚜기가 정결한 곤충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마 3:4).
그러면 왜 성경은 박쥐(레 11:19) 등과 같은 생물들은 먹지 말라 규정했을까? 박쥐를 매개로 한 20~21세기 바이러스의 창궐까지 염두에 둔 것이었을까? 바이러스가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염된다는 것이 확인된 것은 1996년 12월 아르헨티나 남부를 덮친 한타바이러스(hantavirus)가 최초 였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집단 밀집은 바이러스 전파에는 치명적 위험요인이다. 남극 펭귄을 집단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의심을 받았던 신종 바이러스 균주(IBDV, infectious bursal disease virus)는 북반구 집단 양계산업지역이 바이러스에 오염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1998년 10월부터 말레이지아에서 100여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던 핸드라(Hendra) 유사 바이러스도 성경이 섭식을 금지한 생물인 큰박쥐와 돼지의 집단 사육이 사람에게 전염된 사례였다. 이 때 도살 된 돼지는 100만 마리가 넘었다. 돼지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인정되면서 영국의 규제기관은 유전자 재조합 같은 오늘날 생명공학자들이 거리낌 없이 시도하고 있는 이종(異種)간 이식의 임상 시도를 중단 시켰다. 생명공학 기업의 탐욕이 공동체 전체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질병 원인은 환경 요인이 압도적이다. 사람의 유전자가 결코 아님을 알아야 한다. 노약자라 사망하는 게 아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핵심이다. 만일 박쥐를 팔던 우한 시장 바닥(이것도 문제는 문제다)이 아니라 우한 생물연구소가 바이러스의 유전자 재조합을 시도하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유출시킨 거라면 반 하나님무신론 국가가 저지른 큰 재앙 중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시장이든 연구소든 그 질병 확산의 진원에 대한 진상은 반드시 엄중하고 정확하게 밝혀져야만 한다. 이렇게 낯선 미생물에의 접촉이나 DNA변형은 대단히 위험스러운 일이다. 숙주의 범위와 전염성과 질병의 강도를 어떤 누구도 예측 불가하기 때문이다. 창조주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한 인류의 재앙은 코로나19로 인류를 강제로 겸손하게 만들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인간은 잠간 보이다가 사라지는 안개가 아니던가! 그리고 반드시 심판은 기다리고 있다(히 9:27).
400여 년 동안 애굽에 살던 이스라엘 민족은 여호와 하나님의 계시에 따라 모세의 주도 아래 출애굽을 감행한다. 장정만 60 여만 명이었다. 이들은 광야에서만 40년을 유랑한 후 가나안으로 입성한다. 이들 집단 밀집 공동체에 섭생은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만일 특정한 전염병이나 식중독이나 바이러스가 공동체에 침투하여 창궐한다면 민족이 궤멸될 수도 있었다. 박쥐와 바이러스로 공동체가 소멸한다면 얼마나 어이없는 비극이겠는가.
이사야 선지자는 박쥐에게 은 우상, 금 우상을 던지라하여 박쥐를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할 생물로 취급(사 2:20)하고 예레미야 선지자도 “박쥐 우상”을 경고하고 있다(렘 22장 참조). 이렇게 박쥐에게 쓸데없이 가까이 하는 것은 전혀 영육 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렇게 창조주 하나님의 계시 규례에 따라 박쥐 식용을 멀리하여 공동체의 집단 발병을 막을 수 있었다. 따라서 레위기 섭생법은 비록 구원의 직접적 조건은 아닐지라도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 인류를 속량하시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과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에 따른 광야와 가나안 섭생법까지 염두에 두고 인류 역사 전체에도 계시로서의 성경책에 대한 교훈을 주시는 다중적 의미를 지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도 이들 부정한 동물들은 먹을 수 없는 부정한 생물들일까? 그렇지는 않다. 사도행전 10장에 보면 낮 12시경 욥바의 피장(피혁공) 시몬의 집에서 베드로가 기도하러 지붕에 올라갔을 때 베드로에게 하나님의 환상이 나타났다. 그가 시장하여 먹고자 하매 사람들이 준비할 때에 황홀한 중에 하늘이 열리며 한 그릇이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이것은 큰 보자기 같고 네 귀를 매어 땅에 내려오고 있었다. 그 안에는 땅에 있는 각종 네 발 가진 짐승과 기는 것과 공중에 나는 것들이 있었다. 그 때 베드로에게 일어나 잡아먹으라는 음성이 들려왔다. 베드로는 속되고 깨끗하지 아니한 것을 결코 먹을 수 없다고 반응하였다. 이 때 두 번째 소리가 들려왔다.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행 10: 15)는 음성이었다. (계속)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덕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