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시대 여호와 하나님은 언약의 백성 이스라엘이 자녀에게 신앙을 제대로 물려주기를 기대하셨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하신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신 6:4-9).
하지만 이스라엘은 자녀 양육에 실패했고 그 비참한 결과는 사사기에 기록된 것처럼 우상숭배와 하나님의 심판으로 나타났다. “그 세대의 사람도 다 그 조상들에게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삿 2:10).
신약시대 언약의 백성에게 하나님은 동일한 것을 요구하신다.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엡 6:4). 그리스도인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양육하면 하나님을 모르는 다른 세대가 되지 않고 하나님을 아는 다음 세대가 되게 할 수 있을까? 윌리엄 팔리는 자녀 양육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부모는 자신의 믿음, 가치, 목적, 자기훈련, 동기부여를 자녀에게 건넴으로써 심판 날을 위해 자녀를 준비시킨다…자녀 양육이란 우리의 세계관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과정이다”(50p).
윌리엄 팔리는 워싱턴주 그레이스 크리스천 펠로우십교회 담임목사로 2015년 <복음을 살라>로 국내 소개되었고(생명의 말씀사), <복음의 능력으로 양육하라>는 번역서로는 두 번째이다. 성경적 상담학 저널과 포커스 온 더 패밀리 등에 기고를 하기도 한 팔리는 가정 사역 및 상담에 은사가 있는 저자이다.
자녀 양육이 신구약 하나님의 백성에게 매우 중요한 책임과 의무였음에도 저자가 말한 것처럼 성경은 자녀 양육에 관하여 아주 많은 말을 하지는 않는다. 팔리는 그 이유가 복음에 있다고 밝혔다. 복음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부모를 만들고, 복음이 자녀를 이끄는 본이 되는 부모를 빚으며, 복음이 가정 중심에서 섬기는 남성 지도자를 세우고, 복음이 자녀를 징계하고 가르치고 사랑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복음은 부족한 부모와 자녀를 구원한다. 한 마디로 복음의 능력으로 부모는 자녀를 양육할 수 있다(그래서 원제가 Gospel Powered Parenting이다).
왜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이 신앙을 이어받지 못하고 저자가 인용한 한 조사 결과처럼 88%나 주님을 떠나게 되는 걸까? 물론 구원은 하나님께 온전히 달려 있지만, 저자는 성공과 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부모의 영적인 깊이와 진정성” 특히 “아버지의 영적인 깊이와 진정성”을 꼽는다. 그리스도인의 영적 깊이와 진정성을 순전하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복음이다. 거룩하신 하나님과 그 앞에 죄인의 심각한 상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은혜로 믿는 자의 죄를 깨끗이 씻으시고 온전한 의를 입혀 양자로 삼으시고 거룩한 자녀로 양육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복음에 나타나기 때문에 날마다 그리스도인 부모는 그 복음의 능력으로 충전되어야 한다.
저자가 강조한 몇 가지에 오늘날 크리스천 부모가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첫째로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이다. 저자가 옳게 분석한 대로 오늘날 남성이 가정과 교회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여성이 대부분의 머리 역할을 맡고 있으며 자녀 양육에 있어서도 남성이 거의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자녀 양육 서적의 80퍼센트를 어머니가 구매하고 아버지는 거의 읽지 않는 현실이다. 저자는 “남자들이 뒷전으로 물러나면 결국 자녀가 고통을 당한다”고 경고한다(158p). 아들과 딸이 각각 남성성과 여성성을 배우는데 아버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특별히 “자녀가 집을 떠나 ‘저기 바깥’에 있는 세상과 관계하는 시기에 접어들 때, 자녀는 점점 아버지의 지도를 구하게 된다”(164p). 복음이 아버지의 성경적 남성성을 활성화한다. 복음을 통해 그리스도를 점점 닮아가는 아버지가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위해 죽기까지 사랑하고 섬기신 것처럼 아내와 자녀를 죽기까지 사랑하고 섬길 수 있다. 예수님의 섬기는 리더십을 가정 안에서 건강하게 발휘할 수 있다.
둘째로 복음은 자녀를 사랑으로 징계하도록 동기와 은혜를 부여한다. 오늘날 징계는 인기가 없고 오해받기 딱 좋은 단어이다. 민법에서 부모징계권을 삭제할 만큼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복음은 그리스도인이 하나님 아버지의 채찍질, 사랑의 징계를 받고 있음을 밝힌다(히 12:6). 그러므로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그리스도인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는 그 마음을 본받아 자녀를 징계해야 한다. 세상은 체벌을 아동학대라 말하지만, 저자는 성경을 근거로 징계에 실패하는 것이 진짜 아동학대라고 말한다(192p). 반항하는 자녀를 내버려 두는 것은 하나님의 징계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부모는 징계를 통해 죄의 심각성과 은혜의 필요성, 즉 복음을 자녀에게 사랑으로 전할 수 있다.
셋째로 복음은 자녀에게 “주의 교훈과 훈계”를 가르치라고 명령한다.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주가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지상 대명령은 가정 안에서 먼저 순종 되어야 한다. 윌리엄 팔리는 부모가 이 사명을 저버리는 이유들을(스스로 할 수 없다고 포기하거나 복음의 효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거나, 복음을 자녀에게 적용할 방법을 모르거나, 자녀를 가르치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이야기하면서 “정규적인 가정 성경공부가 자녀 양육 성공의 핵심열쇠”임을 강조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복음을 가르치라고 권면한다.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하지만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것은 부모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다.
자녀양육 관련 서적은 참으로 많이 쏟아져 나온다. 윌리엄 팔리의 책은 구체적인 양육 방법이나 기술을 제공하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거듭남으로 새 마음을 이식하면 전쟁은 끝나고 자녀양육의 나머지는 패잔병을 소탕하는 일에 불과하다”고 말한 것처럼(228p), 복음이 자녀양육의 핵심이고, 자녀를 거듭나게 하고 새 마음을 이식하는 하나님의 능력이 복음에 있다. 부족하고 연약한 부모가 복음으로 능력을 얻고 복음의 원리에 따라 자녀를 양육할 때 하나님은 다음 세대가 다른 세대가 되지 않고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는 세대가 되게 하실 것이다. <복음의 능력으로 양육하라>가 부모의 그 고귀하고 가치 있는 사명을 다시금 힘있게 붙들게 하는 도구가 되기를 기도한다.
조정의 목사(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크리스찬북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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