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의원 “표현의 자유 침해, 시민·정치적 권리 제한”
맥거번 의원 “韓, 청문회 대상된 것 놀라워… 법 개정을”
고든 창 “한국, 자유·민주주의 개념 자체 공격받고 있어”
수잔 숄티 “北 주민보다 정권 돕는 데 더 신경 쓰는 듯”
미국 의회 내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주최하는 ‘한반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청문회가 현지시간 15일 오전 10시 열렸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온라인 미팅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청문회에는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비판받는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개정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 대한 집중적인 비판이 이어졌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는 미국 내 동북아 전문가인 고든 창(Gordon G. Chang) 변호사와 이인호 전 러시아 주재 한국 대사, 존 시프턴(John Sifton)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국장, 수잔 숄티(Suzanne Scholte) 북한자유연합 대표, 제시카 리 퀸시연구소(Jessica Lee) 선임연구원, 전수미 인권 변호사(화해평화연대 이사장)가 나섰다. 이 밖에도 영 김 연방하원의원(공화당) 등 다수 정치권 인사들이 참여해 미국의 동맹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위원회 공동의장으로 이날 청문회를 주재한 크리스토퍼 헨리 스미스 하원의원(공화당)은 “이 청문회는 한국의 언론,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서울과 부산 시장 선거에 (청문회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랐고 인권 문제에 있어서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서로 솔직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한국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법안으로 전단 살포 등의 행위로 납북합의서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면서 “풍선을 통해 성경이나 K팝, K드라마 등을 USB에 담아 북한에 보내는 것을 금지한 것이고, 난 이것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대한민국의 헌법에도 위배될 뿐 아니라 시민권과 정치적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크게 우려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부에 집중된 과도한 권력과 거대 여당이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시각에 따라 이에 반대하는 단체들을 학대하고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크리스 의원은 “남북한의 대화는 반드시 북한의 인권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 북한 김여정의 비판으로 한국의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 등의 단체들을 압박했다”면서 “세계는 중국의 공산주의의 길을 따르든지, 자유의 민주주의 모델을 따라야 한다. 아시아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문화적 강국인 한국은 반드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 민주당 측 공동의장인 제임스 맥거번 하원의원은 한국 국회가 다시 법안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이번 청문회 대상이 한국이 된 것과 관련, “과거 한반도와 관련된 인권 청문회는 북한이 대상이었지만 한국이 대상이 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맥거번 의원은 “민주주의의 이점은 (잘못된) 법을 개정할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있다는 것”이라면서 “대북전단금지법 제정 이후 제기된 국제적 논란에 대해 한국 정부가 그 동안 대응해 온 것을 안다. 개인적으로 한국 국회가 그 법을 개정하기 바란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날 증언자로 나선 고든 창 변호사는 “대한민국은 현재 자유, 민주주의 개념 자체가 공격을 받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2개의 국가(남한과 북한)를 통일하려고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의 버전의 통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문재인 정부는 자유와 민주주의 법칙을 제한하고 있다. 이 정부는 급속히 북한과 중국의 시스템을 따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든 창 변호사는 “문재인 정권과 여당인 민주당은 헌법에 있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려고 했다. 다행히도 이는 실패했으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 사회는 보다 북한화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스스로를 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르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자유를 필연적으로 포함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증언자로 나선 수잔 숄티 대표는 “우리는 전례가 없는 김정은 정권에 의해 반인도적 범죄와 엄청난 인권침해가 자행됐고, 진행 중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는 역사의 한 시대에 이르렀다”면서 “그러나 이 비극에 앞장서서 한국 국민들의 인권을 옹호해야 할 한국 정부는 그 대신 침묵을 지켰고, 훨씬 더 심각한 것은 그 폭정에 시달리는 주민보다는 김정일 정권을 돕는 데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잔 숄티 대표는 북한이 대북전단을 비판하는 이유와 관련,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어둠 속에 가둬 외부 세계와 단절시키는 것이 체제의 생존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다”면서 “김정은과 여동생 김여정이 대북 풍선이나, 국경지대 방송 등의 대북 정보 흐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 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호 전 주러시아 대사는 “한국은 더 이상 탈북민들의 피난처가 아니다. 과거 한국 정부는 탈북민들을 환영했으나, 오늘날 한국의 탈북민들은 그들이 과거에 익숙했던 보호막이 사라진 것을 느끼고 있다”고 고발했다.
또 이 전 대사는 최근 발생했던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 “한국의 공무원이 보트를 타고 가다 북한군에 의해 총격을 받고 시신이 바다 위 현장에서 불태워졌지만 이에 대한 어떤 시위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사는 북핵 문제와 관련, 완전한 북핵 제거와 이에 따른 보상 방식을 제시하면서 “불행히도 문재인 대통령은 반대로 갔다. 일본을 공개적으로 적으로 삼고 한미 관계를 소홀히 여겼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민주화 투사라고 하지만, 정작 탈북민을 국민으로 여기지 않는 이상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