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예배 만능주의, 디지털 영지주의에 빠질 위험
하나님 어디나 계시지만 함께 모여 예배 드릴 때 임재
온라인 세례·성만찬 불가능… 코로나 끝나면 현장으로”

사랑의교회
과거 사랑의교회에서 예배가 진행되던 모습(기사 내용과 무관) ©사랑의교회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워장, 숭실대 명예교수)가 “대면 예배나 현장 예배에 근거하지 않는 비대면 교회나 온라인 예배는 기독교 예배의 본래의 모습에서 이탈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14일 본지에 특별 기고한 ‘온라인 교회와 예배의 결핍성-디지털 영지주의의 위험성’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장 예배가 필요 없고 온라인 예배로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자는 디지털 영지주의에 빠지게 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예배는 현장 예배를 드릴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필요한 대체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교회가 갖고 있는 결핍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박사는 “현장 예배에서 느끼는 예배의 시공간적 생동성은 디지털 화면에서 느끼는 장면으로 결단코 대체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도 요한이 당시 ‘가현설’을 주장하며 그리스도가 육체로 온 것을 부인했던 ‘영지주의’를 비판했던 점을 예로 들었다. 즉, ‘현장’을 인정하지 않고 ‘온라인 예배’만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온라인 예배의 문제점은 예배의 현장성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현장 예배가 없고 디지털 예배만 드리게 될 때 우리 신앙의 현실성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하나님은 어디나 계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나 교회당이라는 처소에서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릴 때 하나님은 거기에 임재하시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요 4:21)와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요 4:23)를 인용한 김 박사는 ”온라인 교회 만능을 주장하는 목회자들은 이 구절을 현장 예배가 필요 없다는 식으로 해석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예수님이 현장 예배를 부정하셨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며 “예수님은 어디서 예배를 드리든지 중요한 것은 영과 진리의 예배라는 것을 가르치신 것이다. 예수님 이후 기독교는 2천년 동안 교회당이라는 장소를 부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박사는 “예수님은 현장 예배를 부정하신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나 어디든지 진리와 영으로 드리는 예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시대에는 전염병 감염 위험성 때문에 부득히 잠정적으로 비대면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코로나가 종결되면 모든 교회는 현장 예배로 되돌아가야 한다”며 “비대면 예배는 대면 예배에 참석할 수 없는 교인들이나 신앙추구자들을 위하여 운영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그는 비대면 예배의 문제점으로 △성도의 교제 상실 △정서적 연결성 상실 △세례에서 물과 성직자의 부재 △떡과 포도즙의 실재성 상실을 꼽았다.

김영한 박사
김영한 박사 ©기독일보 DB

특히 김 박사는 “온라인에서는 세례식이 불가능하다. 세례받는 자와 세례 주는 자가 만나야 한다. 세례는 물로 이마에 뿌려진다. 이 물은 물질로서 디지털 화상으로 전달될 수 없다. 그래서 뿌려질 수 없다”고 했다.

또 “성만찬도 바르게 시행될 수 없다”며 “성만찬에는 준비된 떡과 포도주에 성직자가 성찬 초대, 제정 말씀, 성령 임재 기도가 있어야 한다. 그럴 때 떡과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임재를 실재적으로 전달해주는 영적 실재가 된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온라인에서 떡과 포도주를 상징하는 표시물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의 찢기신 몸과 흘리신 피를 대신할 수 없다. 그것은 어디까지는 상징하는 표시물에 머물 뿐”이라며 “인위적 표시물이 아니라 물질적인 떡과 포도주가 하나님의 은총을 전달하는 임재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신자들의 모임이 어려워진 시대적 상황 속에서 온라인 예배는 현장 예배의 보완으로서만 기능할 수 있다”며 “현장 예배나 교회가 없는 온라인 예배나 교회는 기독교 예배를 디지털 영지주의로 변환시킬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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