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오늘 예수님은 무덤에 계십니다. 요셉에게 빌린 무덤입니다. 제자들과 여인들은 슬픔에 잠겨있습니다. 무덤은 큰 돌로 막혔습니다. 아무런 빛도 들지 않아 캄캄합니다. 어두운 곳에 예수님이 계십니다. 차가운 무덤, 전혀 세상과 통할 수 없이 단절된 곳입니다. 제자들은 말할 수 없는 절망 속에 있습니다. 희망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고통과 무덤 속에 비애를 같이 하는 하나님이 계십니다. 성자 하나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성부 하나님은 외아들을 잃는 아픔으로 괴로우십니다. 성령님은 십자가의 고통과 무덤 속의 슬픔을 같이 나누십니다. 예수님은 모두 종결하셨습니다.
가장 슬픈 날입니다. “그 귀한 주의 사랑이 날 구원하시니 그 사랑 나도 본받아 주 위해 힘쓰리.” 하나님은 어떻게 독생자가 그렇게도 처참히 죽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으셨습니까? 가룟 유다 때문이 아닙니다. 바리새인이나 서기관 때문도 아닙니다. 빌라도도 아닙니다. 오직 저! 바로 저의 죄 때문입니다. 죄는 저를 어두운 곳으로 몰아냅니다. 죄는 저를 차가운 곳으로 몰아냅니다. 사랑이란 찾을 수 없는 삭막한 곳으로 몰아냅니다. 저의 죄가 예수님을 십자가로 내몰았고 이제 무덤 속에 가두었습니다. 은총을 저에게 주시어 죄를 용서하시려고 하나님이 지금 무덤 속에 계십니다. “그 돌을 봉인하고, 경비병을 두어서 무덤을 단단히 지켰다.”(마27:66)
저도 무덤 속에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과 함께 죽게 하옵소서. 예수님이 돌아가셔서 저의 죄가 죽었습니다. 예수님을 장사 지낼 때 저의 죄도 함께 장사 지냈습니다. 예수님이 무덤 속에 계실 때 저의 죄도 무덤 속에 장사되었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실 때 저도 같이 새 몸으로 부활하게 하옵소서. 슬픔과 절망과 죽음에 있는 저를 위하여 주님이 지금 무덤 속에 계십니다. 주님께서 고요한 아침 깨어나실 때까지 무덤 앞을 지키는 별빛이고 싶습니다. 저의 슬픔이 기쁨으로, 저의 절망이 희망으로, 죄로 인한 죽음이 생명과 구원으로 바뀌게 하옵소서. 무덤 속에 누워 계신 그리스도를 슬퍼합니다. 저 때문입니다. 십자가와 무덤은 바로 저를 위한 것입니다.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146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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