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다니?”(막 15:34) 예수님께서 하나님을 원망하십니다. 말씀을 되뇌어 봅니다. 마음으로 읽어 봅니다. 예수님 음성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우리 주님은 철저히 버림받으셨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바라보고 계십니다. 십자가는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고 광대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큰소리로 부르짖습니다. 제가 하나님의 아들과 맞바꿀 만큼 가치가 있습니까? 하나님께 버림받으셨습니다. 아들을 완전히 포기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소외감과 고독감으로 울부짖으십니다. 하루하루 주님과 하나 되게 하옵소서.
우리를 향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얼굴을 보이시려고 외아들에게 매정하게도 등을 돌리셨습니까? 주님께서는 먼지 같은 저에게 밝은 얼굴로 대하시고 은혜를 베푸십니다. 주님께서 얼마나 예쁘게 보시어 평화를 주십니까? 누군가 남을 위하여 죽어야 한다는 속죄의 원리를 알고 계셨습니다. 아시면서 더 깊은 목적이 무엇인지 질문하십니다. 죽으셔서 인류에게 주어지는 죄용서와 구원의 은혜를 내다보셨습니다. 그 절체절명의 시간에 오히려 하나님을 찬양하며 부르짖으십니다. 절망적인 느낌 가운데서도 기도를 포기하지 않도록 믿음과 인내를 주옵소서.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구원은 신비이며, 아이러니입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시어 제가 구원을 받게 되는데, 주님의 그 아픔 소리 앞에서 저는 무슨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까? 영원한 침묵 말고는 있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도 큽니다. 제가 과연 구원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저를 위해 죽으셨습니다. 왜 저를 사랑하십니까? 겸손히 십자가 지셨습니다. 왜 저를 사랑하십니까? 주님께서 왜 갈보리에 오르셔야 했습니까? 죄도 없이 못 박히신 주님 모습을 생각합니다. 너무도 죄가 커서 부끄럽습니다. 가슴에 가시가 박히는 계절에 모든 것을 향해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침묵으로 묵상하게 하소서. 주님의 고통과 그 사랑을 침묵으로 알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305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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