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먹는 자만이 예수의 삶을 살 수 있어”
교회·예배·복음·목양·제사장·새 생명 본질 찾아야

“주후 1세기 만에 로마를 정복했던 초대교회는 아이러니하게도 로마의 국교가 된 후 희랍(그리스, 헬라) 사상과 철학, 종교에 정복당한다. 즉 소크라테스, 플라톤, 스토아 철학 등으로 성경을 해석하면서 만들어진 새 정통교리와 신학이 교회의 본질을 바꾸어놓은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종교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면서 한국교회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전염병으로 인한 고통의 시기가 오히려 한국교회가 본질을 회복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다시 성경과 예수로 돌아가 교회 본질을 회복하자’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런데 무엇이 본질이고, 어떻게 본질로 회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담론의 장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지왕철 목사 ‘새로운 생명으로 새 삶을’ 출판
지왕철 목사는 “복음을 정통교리와 신학이 아니라 초대교회로 돌아가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20여 년 동안 성경원형 회복 운동을 추진한 성경원형(본질)회복연합 대표 지왕철 목사(전 한국기독교보수교단협의회 대표회장)가 본질 회복을 위한 담론 형성에 이바지하기 위해 지난 5년간 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모아 ‘새로운 생명으로 새 삶을’(기독교신문)을 출판했다.

지왕철 목사는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 성경원형(본질)회복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및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면 초대교회의 모습을 먼저 되돌아봐야 한다”며 “하나님의 생명으로 거듭난 사람들의 모임인 초대교회는 한 몸이 되어 서로를 내 몸같이 섬겼다. 이들에게는 정통 교리, 정통 신학도 없고 오직 주님의 사랑, 생명으로 뜨거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천 년 교회 역사에서 일어난 3가지의 중대한 만남, 곧 ‘희랍 문명과 철학과의 만남’ ‘근대 문명과의 만남’ ‘세계종교와의 만남’을 통해 기독교의 본질이 훼손되고 변질되었다고 주장했다. 기독교가 시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형되면서 성경 원형과 본질을 잃어버리고 하나님을 떠난 ‘종교’가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지 목사는 ‘희랍 문명과 철학과의 만남’에 주목했다. “성경 원형을 연구하기 위해 히브리어, 헬라어 등을 공부해도 잘 안 돼 10년을 방황하다 역사학으로 들어갔다”며 “희랍 철학과 사상을 보니 오늘의 많은 신앙인이 희랍 사상을 가지고 종교생활을 하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왕철 목사 ‘새로운 생명으로 새 삶을’ 출판
지 목사는 “참된 주님 나라의 회복을 위해 성경원형(본질) 운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뜻 있는 동역자들과 함께 이 운동을 펼쳐 도시마다 성경원형(본질)의 작은 불꽃이 전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초기 기독교는 계급 제도와 식민지로 압박받던 로마의 노예, 서민들에게 급속히 전파되면서 교세가 성장했다. 이후 많은 교인으로 인해 돈과 권력을 얻은 교회는 주도권이 서서히 로마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정통을 만들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던 플라톤, 필론 같은 희랍 철학자들이 희랍 사상을 성경과 동일하게 보고 기독교 정통교리와 신학을 만든 것이다, 지 목사는 “그러한 희랍 사상과 성경은 거의 일치해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그런데도 교회는 이를 알려고도 하지 않고 무관심한 상태로 오늘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중세 기독교 역사를 보아도 교부들의 막강한 권력과 명예, 권세를 방어하고 자신들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정통신학을 만들었지만, 결국 여기에 속하지 않으면 마녀사냥을 하고 엉뚱한 곳을 이단으로 만드는 암울한 역사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 목사는 “뿌리 없는 나무는 곧 죽는 것처럼 희랍 사상을 기반한 정통 교리와 신학 위에 세워진 교회는 곧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오늘날 코로나 때문에 기독교 전체가 흔들리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일례로 예수를 믿고 구원받은 사람을 교회로 보는 것이 아닌 건물 교회를 교회로 보게 되고, 종교의식화 된 예배를 드리는 점을 지적했다. 지 목사는 “철학은 인간복지사회를 꿈꾸나 성경은 생명관, 영생관을 가지고 하나님 나라를 꿈꾼다”며 “우리가 지금까지 가진 잘못된 사상을 버리고 성경으로 돌아가려면 교회 변질과 연관된 희랍 사상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음 본질 회복의 첫 번째 방안으로 “지금 시대에 성경 본질이 어떠한 형태로 변형되었는가를 다시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성경 본질이 변형되었다면 언제, 누가, 어떻게, 무슨 근거로 변형시켰는가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변형된 것은 누가, 어떻게 바로 회복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왕철 목사는 최소한 ‘교회’ ‘예배’ ‘복음’ ‘목양’ ‘제사장’ ‘새 생명’의 6가지는 반드시 회복해야 할 성경원형이라고 주장했다. 교회에 대해 “교회는 건물이 아닌 에클레시아로,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교회의 본질”이라며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세울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사람이 건축한 건물을 헐어야 주님께서 세우고자 하는 교회의 본질을 알 수 있다. 참된 주님의 몸인 교회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예배에 대해 그는 “‘너희 몸을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것이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라는 말씀처럼 그리스도를 마음의 중심에 모시고 성령으로 드리는 예배가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거룩한 영적 예배”라며 “종교적인 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께 예배드렸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복음에 대해서는 “복음은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것”이라며 “레위기에서 하나님께 드려졌던 모든 제물은 그리스도를 예표한다. 예수님은 죄 없이 흠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희생하셨고 스스로 기꺼이 희생제물이 되셨다. 이 복음의 본질을 바로 알고 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목양에 대해 지 목사는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양육하라, 내 양을 먹이라’ ‘나의 자녀들아 너희 속에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기까지 너희를 위하여 해산하는 수고를 하노니’ ‘가정에 있는 교회들에게 문안하라’는 말씀처럼 목양은 가정 같은 작은 무리를 새 생명으로 양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육은 인격의 성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양들이 하나님의 통치를 받고 하나님의 계획과 하나님의 관리 아래 머무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제사장의 직분에 대해서는 “제사장은 교주가 아니다. 교회의 모든 직분은 음식을 제공하는 서빙직에서 나온 것”이라며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재료 삼아 만드신 포도주와 떡을 배고픈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것이 제사장의 직분이다. 포도주와 떡 외 다른 것을 제공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사장의 거주지는 지성소이며, 거주지에서 꾸준히 하나님과 교통하면서 받은 생명의 떡을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 생명의 삶의 회복에 대해 그는 “‘우리를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함께 죽고, 그와 함께 살리심은 우리를 새 생명으로 살게 함이라’는 말씀처럼 죄를 없애기 위해 죽으신 예수님과 함께 죽은 자를 다시 살려 새 생명을 주신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생명으로 살아가기 위해서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생명으로 거듭난 자는 자기 인격으로 살지 않고 하나님의 생명으로 살아야 한다. 즉 하나님의 형상을 이루어 하나님을 나타내고 표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왕철 목사는 이러한 6가지를 기본적으로 회복해나가면서, 한국교회 안에 초대교회의 원형(본질)을 찾는 운동을 더욱 확산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 목사는 “참된 주님 나라의 회복을 위해 성경원형(본질) 운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뜻 있는 동역자들과 함께 이 운동을 펼쳐 도시마다 성경원형(본질)의 작은 불꽃이 전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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