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해가 저무는 세모(歲暮) 12월이다 산과 들에는 눈발이 휘날리고 달력도 마지막 한 장만 달랑 매달려 있다. 해마다 이맘때는 수능시험이나 취업전쟁을 치루는 이 땅의 젊은이들은 마음먹은 대학이나 직장을 기다리며 아픈 젊음을 보내고 있다...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태양아 중천에 멈추어라
우주가 운행하는 중에 태양이 어느 도시 상공에서 서산으로 넘어가지 않고 중천에 오랫동안 멈추어선 사건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런 엄청난 일을 믿을 수 있을까?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성경에는 그런 사건이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입다의 딸, 그 슬픈 사연
찬바람이 세차게 불던 토요일 오후, 메디슨 에비뉴에서 버스를 타고 뉴욕시 맨해튼 북단 92번가에 있는 유대인 박물관(Jewish Museum)을 찾아갔다. 유대인들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곳으로 자주 가본 곳이지만 이 날은 제임스 티소(James Tissot 1876-1902)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엄마, 간지러워요!" 아기 예수의 놀이
마리아와 아기예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도통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 하나님의 아들과 그 어머니이니까 여염집 모자처럼 그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분인데, 성가족 그림에서 아기예수가 장난감을 가지고 재미있는 놀이를 하며 자랐는지에 대한 실감나는 그림은 찾아보기 어렵다...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라(You are the man!)
지금부터 약 3000년 전 유대나라의 다윗 왕 앞에 왕의 고문인 선지자 나단(Nathan) 이 나타나 수수께끼 같은 질문을 한다. "한 성읍에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부하고 한 사람은 가난하니 그 부한 사람은 양과 소가 심히 많으나, 그 가난한 사람은 아무것도 없고 자기가 사서 기르는 작은 암양 새끼 한 마리뿐이라. 그 암양 새끼는 그와 그의 자식과 함께 자라며 그가 먹는 것을 먹으며 ..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에덴의 동쪽
요즈음 서민들은 소득은 적은데다가 설상가상으로 폭염과 전세난으로 더욱 살기 어렵다고 한숨 짖는다. 옛날 그 옛날 성경 첫 머리의 창세 때부터 인간의 삶은 녹녹치 않았다. 평생 땀 흘리며 수고하여야 하고 해산의 고통과 슬픔 속에서 방랑자처럼 떠돌아 다니다가 마지막에는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은 허무한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인간의 조상인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죄를 짓고 쫓겨 날 때부..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빌라도를 변명한다
우리는 사도신경을 암송하면서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를 참 오랫동안 되뇌어 왔다. 필자는 사복음서에 기록된 예수재판 장면을 읽을 때 마다 수수께끼 같은 궁금증이 따라 다닌다. 빌라도 총독의 속내는 어땠을까? 십자가형 선고는 불가피 했을까? 내가 그 당시 현장에 있었다면 어느 쪽 일까? 그리고 과연 우리가 이렇게 자주 빌라도를 저주해도 되는가 하는 연민이 있..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나뭇가지 마법사 야곱
창세기에 나오는 믿음의 조상 중에 야곱(Jacob)의 캐릭터는 특이하다. 태어날 때부터 쌍둥이 형인 에서(Esau)의 발꿈치를 잡고 나왔으며, 배고파 죽을 지경인 형에게 팥죽 한 그릇을 주고 꾀어서 장자권을 빼앗았다. 또한 어머니 리브가와 결탁하여 형의 옷을 입고서 늙어서 눈이 어두운 아버지 이삭으로부터 장자에게 내리는 축복을 가로챘다...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내 사랑, 너는 어여쁘고도 어여쁘다" - 아가서의 비밀
한창 사춘기 때에 왕복 50리 길을 걸어서 중학교에 다녔다. 누구나 한 번 쯤 인생이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 의문을 가진다지만 나는 바로 그 시기가 좀 빨리 온 것 같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집안 내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경 읽기에 깊이 빠지면서 잡념을 뿌리치고 있었다. 그 해 겨울도 가고 봄이 되었을 무렵에 구약의 아름다운 시문학인 시편, 잠언과 전도서를 읽고 나서 아가(雅歌)를 접하게 ..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화 있을진저 위선자들이여"
제목을 보고 왜 이런 험한 글을 쓰느냐고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말은 예수가 그 당시 사회적으로 가장 지식인이요 지도층인 서기관(율법학자)과 바리새인들에게 책망한 말이다."화 있을진저 외식(外飾)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 (개역개정 마태23:33)..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솔로몬의 지혜'
"왕이 백성에게 풀밭에 내리는 비처럼, 땅에 떨어지는 단비처럼 되게 해주십시오. 그가 다스리는 동안, 정의가 꽃을 피우게 해주시고, 저 달이 다 닳도록 평화가 넘치게 해 주십시오" (시편72:6-7) 솔로몬왕의 취임사의 한 구절이다. 후세의 어떤 통치자도 이렇게 진정으로 국민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취임사를 한 적이 없다... [강정훈의 성서화탐구] 성 루이 바이블의 '우주창조자 하나님(권두화)'
성 루이 바이블(St. Louis Bible)은 13세기 프랑스 왕실에서 제작한 도해성경으로 '아름다운 톨레도 성경(Rich Bible of Toledo)'으로 부르기도 한다. 파리에서 제작된 이 성경은 프랑스 카페왕조의 루이 9세(1214-70)가 이베리아반도의 카스티야 왕국의 알폰소 10세(1122-84)에게 1252년에 대관식 선물(또는 1266-69년에 왕가간의 교환선물)로 보낸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