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교수(울산대)가 ‘나쁘다고 말할 수 없는 세상? PC와 법을 통한 자유의 침해’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영상을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정훈 교수’에 게재했다.
이 교수는 “자유에 타협이 없던 서구가 자유를 억압하는 법을 용인했다. 신학자 폴 틸리히는 기독교가 세팅한 서구사회는 자유민주주의이자 법치의 전통을 만들었고, 이로써 하나님 앞에서의 나 곧 성경을 들고 다니는 개인이 등장해 양심과 신앙의 자유를 누리게 됐다고 했다”며 “이 지점에서 입헌민주주의가 등장한 것이다. 즉 개인의 자유를 함부로 침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68혁명 이후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소위 PC(Political Correctness) 개념이 등장했다”며 “존 로크가 말하는 자유주의와 PC화 된 자유주의는 결코 다르다. PC는 다원화된 사회에서 법과 국가는 가치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게 정의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이 사상의 자유라며 사상들이 경쟁하는 자유시장 안에서 사상의 도태와 생존이 결정된다고 봤다. 만일 힌두교 사상이 기독교 사상보다 지지를 많이 받는다면, 그것 자체로 인정하자는 게 사상의 자유 시장”이라며 “그런데 레닌은 소위 올바름 개념을 차용하고 다원화된 사회에서 소수자 집단의 보호를 위해, 소수자 비판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올바름의 기준을 정해 올바른 것 외에는 말하는 것을 금지한다. 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은 금지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러자 기독교인들 자체가 혐오세력이 됐다. 레위기 등 성서에서는 제3의 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말에 이슬람에 대한 혐오를 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그러나 영국 가디언 신문사 기자 멜리나 필립스는 신간 ‘런던스탄’을 내고 ‘영국 사회가 무슬림을 소외시켰기 때문에 테러를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 정면으로 반박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무슬림이 소외된 부류라면 중국 이민자는 서구사회에서 비주류임에도 폭탄 테러를 하지 않는 사례는 어떻게 설명할 텐가”라며 “그녀는 이슬람의 본질 자체가 테러리즘을 품고 있다고 이해했다. 그리고 런던 시장이 무슬림인 것처럼 런던은 이미 -Stan화 됐다고 말한다. 무슬림은 더 이상 런던에서 비주류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에선 공공질서법으로 ‘오버드와 스톡웰’이 노방전도를 하다가 체포됐다. 1심에서는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항소심까지 큰 심적 고통을 받았다”며 “결국 1986년 처음 발의된 공공질서법은 기독교의 노방전도에 대한 심각한 위축효과를 일으켜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지상주의는 타인에게 해만 끼치지 않으면 모든 게 자유지만 진정한 보수라고 볼 수 없다. 진정한 보수란 무엇이 선인지를 전제하고 그 가치를 지키고자 애쓰는 것”이라며 “존 롤스의 자유주의는 가치중립을 견지하며 힌두교·이슬람의 여성관을 두고 ‘좋다’ ‘나쁘다’라고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마이클 샌델은 동성애 혐오 표현을 법으로 규제해서 자유를 제한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고 했다.
즉 “동성애자들이 ‘동성 간 결혼’도 신성결혼에 버금간다고 주장하려면 공론장에 나와 입증책임을 하라는 것이다. 혐오표현 규제 뒤에 숨으면 오히려 사회에서 격리된다는 주장”이라며 “나 또한 샌델의 이론에 동의한다. 마이클 샌델의 공동체주의는 다수가 정의가 된다. 센델이 비판한 것은 자유주의지 자유에 대한 공격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자유권을 수호하면 기독교가 주장하는 반동성애 입장이 이길 수 있다. 미국에서 각 주(州)별로 혐오표현 금지를 규정한 차별금지법이 발의돼도, 미 연방 헌법은 변함없이 종교·표현의 자유를 고수하고 있다”며 “그래서 크리스천이 ‘성경만이 진리, 예수만이 진리’라고 계속해서 주장할 수 있다. 종교의 자유엔 선교의 자유가 포함되고, 타 종교를 비판할 자유도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종교의 자유를 지켜야 기독교인이 2등 시민으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기반은 법치다. 자유주의, 공화주의, 입헌주의가 하나로 탑재되는 구조로 이해해야 한다”며 “성숙한 시민사회가 정당정치를 온전케 한다. 시민사회의 성숙함으로 정당이 압박을 받고, 더러 엉뚱한 짓을 한다면 생존이 불가능한 구조가 된다. 법치를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성숙도가 시민사회에서 깊을 때, 레이건 대통령 같은 좋은 대통령이 나타나고, 선출도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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