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의결 후 즉각 공포한 공수처법과 대조
통일부 ‘해석지침’ 마련? 불완전한 법 시인한 것
표현의 자유 막는 개정으로 처벌 물리려 하니…”
태영호 국회의원(국민의힘)이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이 2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바로 재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최종 공포 시점까지 통일부를 앞세워 사태를 진정시켜 보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국내와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이 국무회의에서 끝내 심의·의결되었다. 그러나 대통령 재가를 거친 공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지난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개정안은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즉각 공포한 것과 대조된다”고 했다.
이어 “미국, 영국, 유엔 등을 중심으로 이 법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내년 1월 미국 의회에서 관련 청문회를 연다고 하니 최종 공포 시점까지 통일부를 앞세워 사태를 진정시켜 보겠다는 의도가 보인다”고 했다.
태 의원은 “통일부는 법 시행 전까지 ‘전단 등 살포 규정 해석지침’을 제정하여 법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한다고 밝혔다”면서 “그러나 법이 통과되자마자 해석지침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은 통일부 스스로 해석의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불완전한 법임을 시인하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또 “여당이 의석수로 강행 통과시킨 ‘공수처법’이나 ‘임대차 3법’에 해석지침이 없는 것을 생각해보면 대북전단 금지법은 김여정 하명에 따라 졸속 처리된 법임이 자명하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애초에 「경찰관직무집행법」으로 접경지역 대북전단살포 행위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손 놓고 있다가 김여정이 비난하자 서둘러 법을 만들고 대북전단 단체에 책임을 씌운 것”이라며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막는 법 개정 방식으로 자국민에게 처벌을 물리려 하니 동맹국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는 굳이 하위법 제정을 통해 헌법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면 그 당위성을 입증할 책임이 있다”며 “해명하지 못하거나 국제사회 인권 수준에 동떨어졌다면 폐기가 마땅하다. 그렇지 않은 채 해석지침을 내놓는 식의 대응은 국내와 국제사회의 비난만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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