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돈영 작가(씨엠크리에이티브 이사)가 지난 19일 TGC 코리아 복음연합 홈페이지에 ‘전파와 공개를 통해 살피는 복음생태학’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김 작가는 “아침마다 확인하는 숫자가 심상치 않다. 정부에서는 더 크게 확산하지 않도록 철저한 마스크 착용과 모임 자제 등 방역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 상황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등 강제적인 조치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며칠간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이다. 내 상황은 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크든 작든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며 “누군가는 나로 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나와 함께 했기에 감염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혀 의도하지 않은 상황,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사실 자신의 상태를 알면서 누가 사람을 만나러 다니겠는가, 누가 감염 사실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전파하겠는가? 자신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어난 일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감염 사실을 몰랐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결과적으로는 전파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파자’라는 말이 무겁게 다가온다. 특히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 목회자의 직분을 감당하기에 더욱 그렇다”며 “설교하고, 말씀을 가르치고, 복음을 전하는 등 누군가에게 나의 것을 전달하는 시간이 좀 더 많기 때문이다. 성경을 보는 관점과 신학적인 지식, 삶으로 드러나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모습 등 다른 이의 신앙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말이다”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전달하는 것이 바른 것이든 그른 것이든 가리지 않고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라며 “물론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은 바른 것을 전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애쓰고 노력할 뿐 완전하지는 않다. 아니 누구도 완전할 수 없다. 우리는 결국 언제나 바르지 않은 것, 복음에서 벗어난 것을 전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의도하지 않은 바이러스 전파자 되는 것처럼 말이다”고 했다.
또한 “그래서 목회자는 항상 바른 신앙에 서 있도록 말씀에 자신을 비춰보아야 한다. 스스로 점검하는 일이다.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비단 목회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크건 작건, 사람은 누구나 주변에 영향을 준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바른 그리스도인의 모습, 바른 신앙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수시로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는 일 말이다”고 했다.
그는 “신앙의 점검은 언제나 성경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리 믿음의 근거는 성경에 있기 때문”이라며 “갈라디아서에서 바울은 ‘다른 복음’을 말한다. 다른 복음의 핵심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하게’(갈1:7)한 것이다.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 그 무게중심을 그리스도가 아닌 곳으로 슬쩍 옮기는 것이다. 이런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지금 당장은 다른 모습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끝까지 안전한 것은 아니다. 단지 눈에 보이는 증상이 없을 뿐이다. 무증상 감염자일 뿐이지 감염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라며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다. 구별할 수 없는 것, 무게중심이 그리스도에게서 살짝 옮겨진 것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살필 수밖에는 없다. 나를 확인하고, 주위를 확인하는 방법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로마서 3장은 ‘율법으로는 죄를 깨’닫는다고 말한다. 올바른 믿음을 위해 말씀에 자신을 비춰보아야 한다. 얼마나 하나님에게서 떨어져 있는지, 얼마나 하나님이 아닌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거기에서 벗어난 것을 하나씩 개혁하는 것이다. 죄인의 생활을 정리하고 원래 있어야 하는 자리,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죄를 깨닫고 돌아가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시간, 그 유효기간이 너무도 짧다는 사실이다. 머지않아 또 집을 나가는 불량한 자녀라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날마다 그리스도를 향한 시선을 잃지 않도록, 말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팽팽하게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며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고 의도하지 않은 전파자로서 말이다. 바른 것을 가지고 바른 영향을 끼치는 선한 전파자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고 했다.
김 작가는 “한 가지 더 생각나는 것은 내가 ‘어딜 갔었더라’ 하는 것이다. 동선이 공개되는 것”이라며 “누군가 보고 있기에, 동선이 드러나기에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면 스스로 돌아보아야만 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뭔가 잘못된 것은 없는지 살펴봐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동선이 공개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조심하고 또 조심하면서 산다면 우리는 무엇을 의식하는 것인가”라며 “사람들의 이목, 그동안 만들어 온 이미지, 체면 등 주변을 의식하는 것이다. 공개하는 이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나만의 세계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며 세상의 눈에 통치를 받는 것이다. 하나님이 아닌 세상의 통치 아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동선이 공개되어 돌아올 비난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생각까지도 낱낱이 아시는 하나님을 의식하고,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날의 심판을 더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온 세상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 있어야만 한다”고 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음성으로 판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의도하지 않은 ‘전파자’가 되지 않았고, 숨기고 싶은 ‘동선 공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안도의 숨을 내쉬지만 그렇다고 끝난 것은 아니”라며 “언제라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상황을 인식하고 좀 더 조심스럽게 행동할 것이다. 언제라도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것과 동선이 공개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말이다. 코로나19의 상황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말이다”고 했다.
이어 “그리스도인으로서 ‘전파자’가 되는 것과 ‘동선 공개’는 그 시한이 없다. 이 땅에서 숨을 쉬는 순간까지는 날마다 인식해야만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바르게 알고, 바르게 전파하는 삶 그리고 하나님을 의식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남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한 삶이 남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며 “그것이 피조물인 사람에게 주어진 마땅한 일이며,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 1:31)는 말씀에 합당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입으로만 아니라 전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믿는 것이다. 그 다스림 아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 말씀 앞에 바르게 서기 위해 날마다 발버둥을 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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