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다가오면서 노숙자 등 소외계층에 대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요즘이다. 게다가 코로나19 등으로 나눔과 기부의 손길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이에 노숙자의 대부로 불리며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25년째 노숙자 무료급식 및 생활지원을 하고 있는 ‘행복의 집’ 최성원 목사가 도움의 손길을 호소하고 있다.
최성원 목사는 “노숙자에겐 겨울철이 제일 힘든 고통의 시간들이다. 추위가 없는 계절에는 공원이든 거리 어디에서든 지내며 나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겨울에는 매 순간순간이 죽음과 싸우고 있는 치열한 전투의 현장인 것이다. 겨울 하룻밤이 10년의 고통과 같다”며 “코로나19로 국내 모든 부분이 어려워지며 그동안 간간이 이어져 오던 후원이 끊긴 상황이다. 이들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사회 각처의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이어 “노숙자는 사고를 당해 조난당한 사람과 같다. 망망한 바다에서 조난당한 사람을 만나면 구조하는 것이나, 도로에서 교통사고 당한 사람을 보면 구조하고 돕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다.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눅 10:27)’ 하신 말씀과 예수님께서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하시고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하신 말씀대로 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노숙자 무료급식 및 돌봄 사역에 대해 설명했다.
또 최 목사는 “노숙자라고 다른 사람이 아니라 똑같은 사람이다. 어쩌다가 사고를 당해 좀 더 여력 있는 사람의 도움이 잠시 필요한 것 뿐이다. 노숙인 중에는 한때 잘 나가던 대기업 임원, 자영업하다 파산한 사장, 죄 값을 치른 출소자, 이혼이나 실직으로 갈 곳 없어진 사람, 장애나 정신질환으로 버려진 사람 등 많은 이유가 있지만 결국 어쩌다가 일을 당해 오갈 곳이 없어 잠시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에 따르면 노숙자 무료급식 및 돌봄 사역은 국가나 복지시설이 돕는다 해도 정작 그 대상이 홀로서려는 의지가 없다면 소용이 없다. 급식은 수단 가운데 하나이고 자활을 돕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함께 지내며 무슨 일이든 하도록 권하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일할 의사가 있으면 돈을 줘서라도 일을 내보낸다고. 지금껏 자활한 사람이 400여 명인데 노숙자가 자활해서 스스로 잘 사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는 최 목사. 오토바이를 사서 택배 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아파트 경비를 하는 등 많은 사람이 자활에 성공했다고 한다.
최성원 목사는 1997년 IMF 금융위기 때 실직과 파탄으로 서울역에 온 수많은 노숙자를 보고 예수님께서 ‘네 이웃을 사랑하라’ ‘이웃 사랑하는 것은 모든 지식보다 나은 것이라’는 말씀을 믿고 노숙자 돌봄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
노숙자 무료급식과 돌봄 사업을 하면서 길거리로 쫓겨나고, 월세·전세를 전전하며 72번이나 이사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교회의 후원과 드러내놓지 않고 돕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나이 75세인 최성원 목사는 아직도 할 일이 있다며 노숙자 30명 정도가 생활하며 자활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을 마련하고, 죽기 전까지 헌신적으로 이웃을 돕는 것이 바람이다. 최 목사는 “내가 안 하면 누군가가 무료급식을 할 것이다. 하지만 용산역 무료급식 사역은 나에게 맡겨진 사명이라 여긴다”고 했다.
최 목사는 “25년간 장애인과 노숙인 무료급식을 실천하면서 협박, 구타, 내쫓김, 천대 등을 수없이 많이 당했다. 나를 걱정하는 가족과 친지들은 왜 내가 그 일을 해야 하는가, 라고 반문한다. 태생부터 노숙인·장애인은 없다. 그들은 사고를 당해 잠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성경에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기록돼 있다. ‘이웃 사랑하는 것은 모든 지식보다 나은 것’이라 말씀한다. 실제로 겨울철 동사하는 노숙자들이 많다. 제일 무섭고 힘든 시기이다.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들을 돕는데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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