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1] 다음은 주님의 한 젊은 종이 쓴 일기의 서두들이다. 그 내용들에 대해 한번 깊이 생각해보라.

*5월 5일 주일 오전: 성 안나 교회에서 설교함. 이제 다시 오지 말라는 말을 들음.
*5월 5일 주일 오후: 성 요한 교회에서 설교함. “나가시오. 여기 들어오지 마시오”라는 집사들의 말을 들음.
*5월 12일 주일 오전: 성 유다 교회에서 설교함. 그곳에도 역시 다시 갈 수 없음.
*5월 19일 주일 오전: 성 아무개 교회에서 설교함. 집사들이 특별회의를 소집했고 다시 오지 말라고 함.
*5월 26일 주일 오전: 거리에서 설교하다가 쫓겨남.
*6월 2일 주일 오전: 마을 변두리에서 설교하다가 큰 길로 쫓겨남.

[2] 이쯤 되면 그 다음엔 어떤 내용이 기록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가? 만일 이 젊은 종이 다름 아닌 나였다면 분명 이런 내용이 기록되었을 것이다.

“*6월 2일 주일 오전 이후: 더는 설교하지 않기로 작정함.”

그런데 이 젊은 종의 일기장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6월 2일 주일 오후: 오후에 목장에서 설교함. 1만 명 정도가 설교를 들으러 옴.”

[3] 이 글들은 역대 위대한 부흥사들 중 한 명인 존 웨슬리의 일기장에 실제로 나오는 서두들이다. 무려 6번에 걸쳐서 설교한 후 쫓겨나거나 설교하다가 쫓겨난 케이스들이다. 나 같으면 더는 설교하지 않고 포기했을 법한데, 역시 웨슬리는 웨슬리였다. 숱한 거부와 핍박 중에도 복음 선포를 포기하지 않고 인내로 최선을 다했더니 예상치 못한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설교를 들으러 온 것이다.

[4] 존 웨슬리의 일기장에는 이런 종류의 핍박, 그리고 그 핍박에 대한 인내와 그에 따르는 축복의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그럼 그가 인내한 이유와 근거는 뭘까? 하나님의 약속을 굳게 신뢰했기 때문이다. 조지 뮬러도 그에 관한 한 빠지지 않는 사람이다. 평생 5만 번 기도응답을 받은 걸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출간된 그의 설교집에 보니 10만 번 이상의 기도응답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5] 10만 번 기도의 응답을 받았다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그런데 이분의 기도응답의 비결이 뭔지 아십니까? 하나님의 약속 신뢰이다. 성경 속에 나오는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마음판에 새겨뒀다가 그걸 꺼내서 하나님께 내밀면서 선포하고 요청하는 기도의 명수였다. 뮬러에게는 구원받지 못한 5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기도만 하면 자꾸만 마음이 가고 구원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뮬러는 오랜 세월 그들을 위해서 기도했다.

[6] 그가 죽기 전에 세 명이 주님께 돌아왔다. 이제 두 사람이 남았다. 50년을 기도했는데 돌아올 기미가 없다. 그러면 ‘이젠 그만하자!’라든가 ‘이게 하나님의 뜻이 아닐지도 몰라!’라며 포기할 만하지 않는가?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기도했다. 그러던 중 무려 52년간이나 기도했던 한 친구가 뮬러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마지막 설교하는 주일날 우연히 그 교회에 왔다가 친구의 설교를 듣고 예수를 믿었다.

[7] 이제 몇 명 남았나? 한 명이다. 60년 이상을 그 친구를 위해 기도했다. 포기했을까? 아니고 계속 기도했다. 마침내 뮬러는 남은 한 친구의 구원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런데 뮬러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그 친구는 뮬러가 자신을 위해 63년 8개월 동안 기도했다는 말을 듣고 그의 관을 내려다보는 순간 그 자리에서 회심을 했다. 놀랍지 않은가? 그 친구를 위해 몇 년 기도했다 했나? 무려 63년 8개월이다.

[8] 그 친구는 남은 여생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외치며 간증하고 다녔다고 한다. “내 친구 뮬러의 기도는 다 이뤄졌습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제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아멘!” 그렇다. 설교든 기도든, 뭐든 간에 인내가 필요함을 잘 보여주는 실례들이다. 하지만 그런 인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약속 신뢰’에서 온다.

[9]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지 못한 자에게선 결코 볼 수 없는 인내이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을 하나님이 보고 계시는지에 관해 의심할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가 말씀을 전할 때나 기도할 때나 보고 들으시는 분이심(출 2:23-24)을 기억하자. 웨슬리와 뮬러처럼, 하나님은 결코 이르거나 늦는 법이 없이 정확하시다는 사실을 믿고 인내함으로 항상 그분의 놀라운 손길만을 체험하고 사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신성욱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설교학)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