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인들이 갔던 길을 따라가는 시간여행(1)

‘매서인’은 성경 반포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생명을 건 헌신자들이다. 초기 매서인들은 선교사들의 우리말 성경번역 사역에 조사(助師) 역할을 했고, 성경이 출간된 후에는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도 하루 100리 길도 멀다 하지 않고 걸으며 성경을 판매하며 전도자의 길을 걸었다. 선교 초기 성경보급의 선구자요 초대교회 개척의 주역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매서인’, 그리고 그들과 함께 일했던 선교사들이 기술한 ‘매서인들’의 이야기는 한국의 초대교회사(初代敎會史)일 뿐만 아니라 성경반포의 역사, 복음전도의 역사, 교회설립의 역사이다. 이러한 자료들을 더 많이 발굴 복원해 그들의 복음 전파에 대한 사랑, 성경 반포에 대한 열정, 그리고 교회 설립에 대한 헌신을 기릴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대영성서공회 연례보고서’(Annual Report for The British and Foreign Bible Society) 중에서 ‘대한국’ 편을 연도별로 번역해 소개함으로써, 일제에 의해 병탄된 시기 대한국에서의 성경반포 활동과 그 주역인 ‘매서인’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대영성서공회의 활동을 살펴보기에 앞서 <기독신보>가 창간하던 1915년에 실린 대영성서공회의 광고를 아래에 소개함으로 대영성서공회의 성경반포 활동에 대한 이해를 돕고 연도별 활동 사항을 이해하는데 용이하리라 생각한다.

대영성서공회 광고
1915년 <기독신보>에 실린 대영성서공회(BFBS) 광고.

대영성서공회 / British And Foreign Bible Society
조선, 경성

1804년 런던에서 설립, 1883년 조선에서 일을 시작함.
본 공회의 목적은 사람 있는 곳마다 성서를 전파하려 함인고로 조선에서도 권서인 180명과 권서부인 30명을 채용하여 각처를 심방하며 성서는 또한 원가보다 적은 값으로 파나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 인도하는 등불이요
* 마귀를 물리치는 칼이요
* 영혼의 양식이요
* 자기를 보게 하는 거울이요
* 예수를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 지혜를 지음이요
* 또 영원토록 계시느니라!

1804년에는 성서 000권을 전파하였고, 1914년에는 755,380권을 전파하였습니다.
구약과 신약은 집집마다 있어야 할 것인바 신약은 10전짜리로 4원짜리까지 있고, 구약은 60전짜리로 2원 25전짜리까지 있사오니 권서인이 귀 지방을 심방하실 때에 청구하시던지 혹 본 공회로 청구하시옵서서.

제1장 1910년도 ‘대영성서공회 연례보고서’(BFBS 106th Report, 1910)
1909년도 BFBS 활동 소개와 요약

매서인(각처로 돌아다니면서 성경책을 팔고 전도하는 사람) 활동

세계 여러 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인류에게 하나님의 복음을 쥐여주고자 ‘대영성서공회’는 아주 특별한 보급 제도를 개발했다. 매서인은 그의 가방에 소량의 성경이나 복음서를 들고 그들의 집을 나서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서인은 진실된 마음을 가진 기독교인이어야 하고, 그가 가지고 다니는 책들을 권할 수 있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규정으로는 매서인은 그가 방문하는 지역의 사람이어야 하며, 설명하는 매너와 지역 관습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지난해(1909년) 대영성서공회에서는 전 세계에 약 1,100명의 도보로 여행하는 매서인을 고용해서, 매우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최소한의 비용을 받기도 하며 2,900,000권의 하나님의 복음서를 판매했다. 매서인 숫자는 올해 약 200명 정도 증가했는데 이는 위원회의 노력과 개인들의 헌신 결과이다. 이중 158명의 중국인 매서인들은 영국의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매서인의 과반은 인도와 중국인인데 물론 세계 인구의 3/7을 차지하고 있는 이 두 나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밖에도 100여 명의 매서인들이 한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225명의 매서인들이 유럽의 도시나 타운, 작은 마을의 집을 집집마다 방문해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매서인들의 활동은 어려움과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 갈리시아(Galicia)에서는 매서인 1명이 체포되어 러시아 스파이 혐의로 11일간 구금되기도 했다.

리마(Lima)에서는 혁명이 일어나 도로에서 황급히 피신하기도 하였다. 세 번째 피해자는 나일강 삼각주(Nile Delta)의 한 마을에서 갑자기 습격을 당했다. 네 번째 피해는 라홀(Lahore)에서 복음서 찢김을 당하는 수난을 젊은 학생들 무리한테 당했는데, 성서공회에서는 매서인에게 안전한 사무소로 이동하기를 권했지만 매서인의 “아닙니다.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지켜주실 것입니다”라는 대답이었다.

이러한 매서인들은 가장 오지를 뚫고 들어간다. 어떤 매서인들은 라벤나(Ravenna)에 있는 단테의 무덤 어둠 아래에서도 팔았으며, 티베트(Tibet)의 순례 승려한테도 팔았고, 아마존 상류에 모여 있는 강도들한테도, 다마스쿠스(Damascus)에서 남부 이슬람의 성지로 천천히 움직이는 새로 개통된 헤자스(Hejas)의 철도에서도 판매했다.

말라바(Malabar) 연안에서는 솔로몬 왕의 상아, 애완동물, 공작새 등을 매서인들이 조달했다. 그들이 야자 숲속에 있는 오두막을 찾으면 어떤 마을에서는 듣기를 원했고 어떤 마을에서는 도망가거나 숨거나 했는데, 왜냐하면 매서인이 마술을 부려 그들을 기독교인으로 만들어 버릴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생 페테즈부루크 동쪽 5,000마일 지점 야쿠츠크(Yakatsk)는 레나(Lena) 강 위에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추운 곳 중 한 곳인데 온도계의 수은도 몇 주간 얼어버렸다. 지난 12월 야크추크의 감독이 그의 북극 순행 지역을 여행할 때, 감독은 우리 성서공회의 시베리아 매서인에게 순록이 끄는 썰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매서인
1910년 예수교서회의 매서인 모습.

나사렛(Nazareth)으로 가는 길에서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에서의 주문이 이루어진 결과를 보면, 수년 만에 처음으로 성지에 매서인을 보내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는 온화한 마음과 환한 얼굴을 가진 아르메니안 매서인이었는데, 성경을 베들레헴, 헤브론, 티베리아, 나사렛과 갈릴리 가나로 운반하고 있었다.

나사렛으로 가는 길에 그는 3명의 로마 신부, 2명의 모슬렘, 터키 군인과 포승줄에 묶여있는 강도와 같은 차를 탔다. 매서인은 강도가 읽을 수 있는 터키어로 된 성경을 꺼냈으나 강도의 손이 묶여있어 호송 군인은 성경책을 펼쳐주고 강도는 누가복음 15장을 큰 소리로 읽었다. 강도는 복음서를 갖고 싶어했지만 돈이 없었는데 운전기사가 대납을 해주었다. 목적지에 도달 후, 모든 승객은 그들이 제일 잘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의 복음서를 샀다.

안데스 고원을 지나는 철도는 몽블랑 정상 높이로 제일 경사가 높고 지상 고도가 높은데, 매서인 발렌주엘라는 어떤 중년 남성으로부터 좀 대답하기 어려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저의 일생동안 제가 예수님이 말씀하신 그렇게 귀한 말씀들을 들을 기회가 없다면, 저는 어떻게 된다고 하나요?”

성경의 권능

이러한 매서인들은 선교사는 아니다. 그들은 단지 성경을 사랑하고 다른 이들에게 이 귀한 말씀을 같이 나누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성서공회의 보고서에는 성경이 선교사 역할을 하는 결과를 자주 볼 수 있다. 성경은 판매인이 들어갈 수 없는 곳도 뚫고 들어간다. 성경은 닫힌 땅도 금지된 구역도 길을 만들어 낸다. 사람들의 도움 없이도 환영받기도 한다. 하나님의 성령은 그 자신의 통역자이다.

대한제국

대한제국 기독인들 사이에서 복음서를 그들 민족에게 배포하자는 운동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 우리 공회에서는 지난해 특별판 마가복음 한글 쪽복음서를 출판했는데, 1전(1/4 달러)에 판매한다. 1910년 3월까지 이미 600,000권이 판매되었으며, 계속해서 100,000권을 인쇄 중이다.

구매와 관련한 특별한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 배포되는 복음서는 날 헌금(Day Collection)이 되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대한 기독교인들은 그들의 집을 떠나 그들의 비용으로 아직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곳에 가서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3개월간, 연중 야외에서 활동이 힘든 혹한의 날씨인 겨울철 3개월을 빼고는 복음을 전하고 있는데, 159명이 합하여 서원한 날 연보의 합계는 2,721일에 달하였다.

대한에서는 200여 명의 기독교인들이 모여 주일성경학교를 열고는 헌금을 모아 성서공회에 보내왔다. 한 선교사는 동해안에 있는 새신자로부터 받은 15엔(30실링)을 보내왔는데 그가 말하기를 “성서공회에서 내가 이곳에 사업장을 열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에 저는 이제 성숙되었습니다. 헌금은 그들이 저녁 식사를 하지 않으며 헌신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사람들은 매우 가난했지만 그러나 하나님에 대한 대단한 열의를 가지고 있다. 150여 명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지만 아직 수세 교인은 없다.

이 이야기는 젊은 병사, 아직 세례를 받지는 않았지만 자기의 망토를 잘라 추위에 벌벌 떠는 거지에게 준 성 마틴(St. Martin)의 전설적인 여행의 현대판 메아리처럼 들린다. 보아라! 그날 밤 병사는 하늘나라의 초대자로 담보하는 절단된 망토를 입고 있는 예수님 자신의 비전을 보았다.

부인매서인

지난해 성서공회에서는 600명의 현지 부인매서인을 후원했는데 주로 동양의 40여 개의 선교단체에서 고용했다. 서양에서는 100여 명의 부인매서인들이 고용되었는데 이들은 주로 런던의 뒷골목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계속>

『매서인은 교회설립의 선구자였다』에서 발췌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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