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교수는 “우리나라 교육에 있어서 사립학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 사립학교의 비중이 중학교의 경우 19.8%, 고등학교의 경우 40.2%, 대학교의 경우 86.5%를 차지한다”며 “(그런데)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립학교 준공립화 현상이 나타난다. 준공립화로 인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는 건 종교적 건학이념을 설립목적으로 삼고 있는 기독교사립학교를 포함한 종교계 사립학교”라고 했다.
박 교수는 “해방 이후 사립학교 역사 시기를 구분하면 정초기(해방 직후~1960년), 확산기(1961~1974년 고교평준화 제도 실시), 전환기(1975~2016년 문재인 정부 출범 전), 갈등기(2017년 이후, 사학 공영화 정책 및 사학법 개정)로 나뉜다”고 했다.
이어, “정초기인 해방 이후 미군정 시기 동안 중등학교와 학생 수의 증가가 급격하게 일어났다. 그리고 정부 수립 후 학교와 교실이 부족했고, 중등교육 이상의 교육은 사학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사학은 임시시설을 갖추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학부모들의 기부금과 입학금에 의존해 운영되었다. 이렇게 중등교육이 공비부담의 원칙을 적용하지 못한 것은 후에 교육의 비정상적인 구조를 이루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며 ”이 당시 종교계 사립학교들은 미군정의 친 기독교적 입장으로 개신교 학교 설립에 유리하게 작용한 부분이 있다. 1945~1960년 동안 초등학교 1개, 중학교 34개 고등학교 28개가 설립됐다”고 했다.
박 교수는 “확산기(1961~1975년)인 1969년에는 1945년 중고등학교의 사립의 비율이 26.7%인 것에 비해 수뿐만 아니라 비율이 증가해 사립의 비율은 51.2%에 달했다. 또한, 기독교 사립학교 또한 확산기에 초등학교 11개, 중학교 51개, 고등학교 66개가 설립됐다”며 “이러한 기독교 사립학교의 팽창은 중학교의 경우 1969년 중학교 무시험제, 고등학교의 경우 고교평준화 정책으로 인해 감소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종교적 건학이념 구현의 자율성과 다양성이 보장될 수 없게 제도적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고교평준화 이후 전환기에는 기독교 사립학교의 경우도 종교적 건학이념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는 준공립학교의 성격을 띠게 됐고, 새롭게 설립되는 기독교 사립학교의 수는 현저하게 줄어들게 됐다. 이명박 정부시기 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확대하는 정책 기조로 사립학교가 자율성을 회복하고 독특한 건학이념을 구현할 기회가 확대되었다. 기독교 사립학교는 이 시기 많은 학교들이 자사고를 신청해 지정을 받게 됐다. 그러나 2014년 및 2018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자사고에 비판적인 교육감들의 대거 당선과 자사고 폐지를 교육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의 등장으로 자사고 폐지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2017년 이후에는 일반 사립학교도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고, 기독교 사립학교의 경우도 더 이상 설립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폐지 정책, 고교무상제, 고등학교 의무교육화 추세,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사학법 개정안, 2015개정 교육과정 ‘종교학’ 교육과정으로 인해 기독교사립학교를 비롯한 종교계 사립학교의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 설립된 기독교사립학교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해방 직후 미 군정기에서부터 한국전쟁 직후를 지나면서까지 활발하게 기독교 사립학교를 설립했고, 고교평준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던 1970년대 중반 이전까지 가장 많은 기독교 사립학교가 설립됐다”며 “1961년부터 1975년까지의 불과 15년 동안 128개교의 기독교 사립학교가 설립되어, 해방 이후 지금까지 75년간 설립된 전체 기독교사립학교 256개교의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중학교 무시험제도와 고교평준화정책 이후부터 기독교사립학교 설립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1995년 5.31 교육개혁을 전후해서 약간의 기독교사립학교가 설립된 후 근래에 와서는 거의 설립되지 않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교육의 경우 초등학교는 정부가 국·공립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초등교육인구 팽창을 수용하는 정책을 펼친 반면, 중등교육의 경우 학교 설립과 경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민간부문에 맡기는 사학진흥정책을 통해서 가능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위해 국가는 과거 사학 의존 정책으로 인한 사립학교 팽창이 근본 원인이기 때문에 국가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사학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평준화 제도 등 사립학교 정체성을 훼손하는 정책에 대한 국가의 후속 정책의 부재가 있었기 때문에 정부는 (사립학교 회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책임이 있고,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가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립학교를 포함하고 있는 고교무상제를 중단하고, 그 재정을 사립학교 정상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것에 대한 제안과 종교계 사립학교에 대한 별도의 교육정책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박혜진 책임연구원(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의 ‘개화기-일제강점기 기독교학교의 설립과 의의’, 강영택 교수(우석대 사범대학)의 ‘일제강점기 북간도의 기독교학교운동’, 조성국 교수(고신대 기독교교육과)의 ‘한국 기독교대안학교운동사’라는 제목의 발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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