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앞을 못 보시는 우리 할머니께 글을 읽고 쓰는 것을 배웠습니다.” 신간 <까막눈>은 최남주 작가가 시각 장애인이었던 본인의 할머니에게 어린 시절 한글을 배웠던 특별 기억을 동화로 만들고, 자매인 최승주 작가가 삽화를 그렸다.
7살 어린 정이는 친구가 글을 모르는 자신을 까막눈이라고 부르자 앞 보시는 할머니의 깜깜한 눈을 떠올리며 울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어린 손녀의 이야기를 들은 할머니는 까막눈 손녀에게 한글을 가르쳐 주기로 마음먹는다.
마당을 교실 삼고, 커다란 달력 뒷면을 공책 삼아 열린 한글 교실의 선생님인 할머니는 시각 장애가 있어 삐뚤삐뚤, 더듬더듬 글자를 써야 했지만, 조금도 부끄러워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손녀에게 글자를 가르쳐준다. 손녀도 앞 못 보는 할머니를 온전히 신뢰하고 따라간다.
할머니는 까막눈 손녀에게 글을 통해 볼 수 있는 더 넓은 세상을 선물해 주었다. 정이는 매일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간판에 적혀있던 글자를 통해 자신이 보고 읽는 넓은 세상을 할머니의 손바닥으로 가져다 준다. 그렇게 까막눈 손녀와 앞이 안 보이는 할머니는 서로를 통해 새롭고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할머니는 앞을 전혀 볼 수 없으셨는데도 집 안 구석구석 자유로이 다니셨고, 삐뚤삐뚤했지만 작은 천으로 비상금용 주머니도 만들어 속바지에 달 수 있을 만큼 바느질 솜씨도 좋으셨습니다. 어린 손녀인 저에게 글을 읽고 쓰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할머니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글을 배우고, 할머니의 신앙을 배웠던 평범한 하루가 인생에서 너무나 특별한 순간이었다는 최남주 작가는 “할머니가 글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선물로 주셨을 뿐 아니라 동화 같은 추억을 자신의 삶에 만들어주셨다”라고 고백한다.
이야기의 마지막 “환한 곳이나 어두운 곳이나 주 예수와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라며 정이의 할머니가 부르는 찬송은 앞이 보이지 않아도 하루하루가 천국이었던 할머니의 신앙고백과도 같다.
198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쓰인 동화의 삽화는 그 시대의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글을 통해 어른과 아이가 소통하고, 그림을 통해 온 가족이 추억 속 시간여행을 하며 이야기꽃이 피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겼다. 조금 더 먼 곳의 이웃, 독자들과도 함께 나누어지길 바라며 한글과 영어의 이중언어 도서로 출간했다.
저자 소개
자신을 덩키북스 (DONKEY BOOKS)의 DONKEY라고 소개하는 최남주 작가는 어린이 영어연극극장, 교육연구소, 영어교육 출판사 등 다양한 교육 콘텐츠 개발 분야에서 근무하고 이후 프리랜서 어린이 영어 교육 콘텐츠 개발자 및 작가로 일해왔다. 자신의 삶에 이미 하나님께서 동화보다도 더 동화 같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놓으셨다는 것을 깨닫고 그 이야기들을 세상에 실어 나르게 되었다.
최승주 작가는 그림으로 신앙을 고백하는 기독 미술 작가로 동시에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까막눈ㅣ최남주(글), 최승주 (그림) ㅣ 덩키북스ㅣ 40쪽 ㅣ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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