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선 목사(가마산장로교회)가 지난 17일에 TGC 코리아 복음연합 홈페이지에 ‘신자에게 있어 은혜와 기도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장 목사는 “우리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단어는 단연코 ‘은혜’(Gratia)일 것”이라며 “물론 은혜 외에도 ‘감사’나 ‘기쁨’같은 단어들도 흔히 사용되지만, 신앙의 대화 가운데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는 단어가 바로 은혜이며 거의 일상의 감탄사라 할 만큼 자주 사용되는 단어”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신앙에 있어서 은혜라는 단어는 다분히 주관적인 개념이며, 자신에게 감사와 기쁨을 야기하는 일련의 현상들이 바로 은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가 있다”며 “그런데 사실 신학적 의미에서의 은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해하고 통용하는 주관적인 개념과 다르게 아주 보편적이고 공적인 개념의 단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로마 가톨릭의 기도에 대한 이해는 종교개혁의 후손들이라고 믿고 사는 우리에게도 별로 생소하지 않은 실정이다. 개혁된 교회에 속한 성도들마저도 기도에 대해 공로적 이해가 편만해 있기 때문”이라며 “또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은혜’ 혹은 ‘은혜의 방편’으로서의 기도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이 형성되어 있기도 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간절하면서도 열심이 있는 기도를 통해 소망하는 바를 응답받는 것으로 은혜에 대한 진솔한 고백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누가복음 11장의 본문에서는 마태복음 7장과는 다르게 상당히 축약 기록하여 주님께서 전체적으로 어떤 취지의 말씀을 하시려는지를 더 넓게 파악해 볼 수 있다. 즉 기도의 모범인 ‘주기도문’(Lord's Prayer)에 관한 언급 가운데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라 하신 것이 바로 이어지는 말씀의 문맥”이라며 “그러므로 마땅히 구하여 기도할 것이 바로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말씀과 교훈으로 축약되는 율법의 취지를 따라 행하는 것이며, 아울러 이러한 율법의 취지를 깨닫고 따라 행할 수 있도록 성령을 주시리라는 것이 바로 누가복음 11장 13절의 언급인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이러한 성경의 문맥과 취지를 따라서 우리의 개혁된 신앙에서는 기도가 자신의 소망하는 바를 얻어내기 위한 의지와 노력의 도구가 아니”라며 “이미 주어진 은혜,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으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적용된 구원의 은혜에 대해 반응하며 감사해야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도에 관해 주님께서 말씀하신 순간들을 서로 긴밀하게 연결하여 보면, 우리가 마땅히 구할 것들에 대해서는 성령을 통해 비로소 확인할 수가 있다”며 “이는 곧, 누가복음 11장 13절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는 말씀에서 파악할 수 있다. 또 성령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합당하게 구할 것은, 이미 우리에게 주신바 율법과 선지자들의 강령들이니(마7:12),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마6:31) 염려하며 간구하는 기도가 아니라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33절)는 것이야말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9~10절)라고 하는 주기도문의 가르침에 충실한 기도인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바로 이러한 주님의 가르침 가운데 우리들이 구하는 것들 대부분이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며 구하는 것들이라면, 우리들이 기대해야 할 것은 은혜라기보다는 믿음의 형태일 것”이라며 “그리고 그러한 믿음과 관련해서 이미 주님께서는 가르쳐 이르시기를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8절)고 말씀하신다. 바로 그러한 믿음으로 기도하는 성도들이라면, 아마도 주기도문의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13절)이라고 한 문구의 의미를 깊이 실감할 것이다. 그런 성도들의 기도는 이미 받은 은혜 가운데 있는 믿음으로 기꺼이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는 감사의 기도, 곧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1장에서 고백한 것처럼 ‘경건한 예배에 속하는 하나의 특별한 요소’로서의 기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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