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저명한 구약신학자 마틴 노트(Martin Noth)가 1943년 저술한 책 ‘전승사 연구’(The Deuteronomistic History)를 출판하면서 신명기 역사서의 본격적인 화두를 학계에 던졌다. 이 저서에서 노트는 신명기 사상을 중심으로 신명기, 여호수아서, 사사기, 사무엘서와 열왕기서를 일관된 역사 저작으로 묶어낸 “신명기사가”(Deuteronomist)의 존재를 주장하는 “신명기역사서” 이론을 창안했다.
신명기사가는 이스라엘의 포로기를 신학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했다. 이스라엘의 보호자인 야웨가 이스라엘을 멸망에서 구원하지 못했다는 논리적 설명 때문이라고 한다. 신명기사가는 이스라엘의 멸망이 야웨의 무능 때문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의 제의와 시내계약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역사의 심판은 정당한 것이었으며 회개하고 야웨께 돌아오기를 촉구하고 있다.
신간 <신명기역사서연구>는 신명기 역사 연구에 대한 최상의 개론서로 저자인 ‘토마스 뢰머’(Thomas C. Römer)는 구약성경에 대한 해박하고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마틴 노트로 시작한 신명기 역사서 가설의 연구사를 총괄하고 신명기 역사서 형성 배경을 더욱 구체적으로, 현대의 성경연구방법을 동원하여 서술한다.
역자 김경식 목사는 토마스 뢰머 교수의 ‘신명기역사서 연구’가 유럽에서 시작된 인문주의 혁명 이후, 성서 연구자들의 오랜 질문 “성서는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해 답하려는 하나의 시도라고 말하며 ‘신명기역사서’에 대한 연구는 근본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신명기역사서는 오경(토라)이나 예언서 혹은 성문서의 각 책들과 달리 성서의 최종 본문 형태에서는 독립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구성은 흔히 신명기역사서(신명기,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서, 열왕기서)라 불리는 책의 내용들을 다룬 뒤 연구사를 통해 신명기 역사서 이론이 등장하게 된 경위와 이 이론을 둘러싼 현재의 쟁점들을 제시한다. 이어 앗수르부터 페르시아까지 시대를 아우르며 각 시대별 역사에 대한 배경 설명과 함께 신명기 역사서는 시대별로 어떤 편집이 있었는지를 다룬다.
역자는 이 책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뢰머 교수의 신명기역사서 이론의 방법론적인 공헌에 대해 “그가 현존하는 다양한 이론들을 통합하는 데에서 나타난다”고 말하며 다양성의 통합이라는 그의 방법론적인 전제는 성서를 진지하게 공부하는 모든 이들에게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으리라고 소개한다. “신명기역사서의 형성 과정과 그 역사적 배경을 둘러싼 다양한 이견들이 존재하지만, 뢰머 교수는 서로 다른 주장들을 그가 통전적으로 이해하는 요시야 시대로부터 페르시아 시대까지의 역사 흐름 과정 속에 녹여내고 통합하고 있다.”
김 목사는 “역사의 주된 관심은 공시적 방법론이지만 성서의 역사적 형성 과정과 본문의 역사적 맥락을 파악하는 것은 성서 본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축이라고 생각한다”며 “각자가 지향하는 연구 방법론에 관계없이 구약성서의 가장 방대하고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구약의 역사서와 예언서 분야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라고 덧붙였다.
저자 토마스 C. 뢰머 (Thomas C. Romer). 로잔대학교 신학부의 히브리 성서학 교수이자 ‘성서문학학회’(Society of Biblical Literature)의 신명기역사서 분과 좌장을 맡고 있으며, 프랑스 최고 학술기관 꼴레즈드프랑스(collège de France)의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구약신학 연구동향』(Zeitschrift fur die Alttestamentliche Wissenschaft, CLC 刊, 2016, 공저), Moïse(Découvertes, Gallimard, 2003), Israel Constructs Its History (JSOTS, Sheeld Academic Press, 2000), The Future of the Deuteronomistic History(Peeters, 2000), Moïse en version originale. Enquête sur le récit de la sortie d’égypte(Exode 1-15) (Bayard – Labor et Fides, 2015) 등 다수의 책을 저술했다.
역자 김경식 목사는 감리교신학대학교 신학과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구약학을 전공했다. 이스라엘의 히브리대학교 국제대학원(Rothberg International School) 성서학/고대근동학 석사 과정을 졸업, 현재 이스라엘 바르일란대학교 성서학 박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다(논문, “Adaptation of the Genres of the Call Scene in Esther 4 and the Battle Report in Esther 8-9”). ‘알파알렙’성경을 개발·운영하며, 평신도들이 원어 성경에 친숙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신명기역사서연구 ㅣ토마스 C. 뢰머 저, 김경식 역ㅣ 기독교문서선교회(CLC) ㅣ296쪽 ㅣ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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