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교수는 “우리나라 대학에서 ‘진화심리학과’라는 전공분야는 없다”며 “‘오래된 연장통’이라는 책을 쓴 전중환 교수(경희대)는 대표적인 진화심리학자로 진화심리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머지않아 진화심리학이 심리학을 대치할 날이 올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전중환 교수의 저서 ‘오래된 연장통’은 과학주의 또는 과학제국주의적 성향을 보인다. 그리고 머지않아 생물학이 물리학이나 화학과 같은 단단한 학문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전이 우선인가 또는 환경이 우선인가는 태생적으로 동물학자들은 유전 쪽에 우선순위를 두며 교육학자들은 환경 쪽에 우선순위를 둔다”며 “코로나 시대에 가히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최재천 교수는 동물학자로서 유전 쪽에 먼저 손을 들어 주지만 우리의 행동에 미치는 환경의 영향도 무시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교육학자들도 유전의 영향을 절충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진화심리학에 관해 최재천 교수는 자신이 출간한 ‘과학자의 서재’라는 저서에서 자신의 제자인 전중환 교수의 저서 ‘오래된 연장통’을 소개한다”며 “그는(최재천 교수) 그 책에 관해 ‘우리의 사소한 일상 속에서 인간 본성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끌어내어 진화심리학, 나아가 과학의 재미를 한껏 맛보게 해주는 책’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최재천 교수가 하버드대학 시절 지도교수였던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즈 윌슨’(Edward Osborne Wilson, 1929~)은 ‘사람들은 가끔 사회생물학이 어떻게 되었는지 묻곤 한다. 굳이 답하자면 사회생물학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하 조직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했다.
또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은 ‘본성 대 양육 논쟁’을 ‘공산주의와 나치즘’으로 해석한다. 공산주의의 사회 개조론은 양육 쪽에 손을 들어 준다면 나치즘의 생물학적 결정론(우생학)은 본성을 옹호하는 이데올로기라고 이야기 한다”며 “1972년 미국 우생학회가 나치즘의 악명 때문에 ‘사회생물학연구학회’로 명칭이 변경하고 본성 쪽이 패배하고 양육 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는 분위기였으나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Avram Noam Chomsky, 1928~)가 ‘인간은 누구에게나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언어능력이 있다’라고 말하면서 촘스키가 지켜든 선천론의 깃말을 진화심리학자들이 승계해 진리심리학은 사람의 마음을 생물학적 적응의 산물로 간주하게 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진화심리학에 대한 입문서로는 스티븐 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로버트 라이트의 ‘도덕적 동물’, 앨런 밀러와 사토시 가나자와의 ‘처음 읽는 진화심리학’ 등이 있다”며 “마틴 노왁과 로저 하이필드가 공저한 ‘초협력자’라는 책이 우리나라에도 번역이 되었는데 진화론을 경제학에 적용한 책이 있다”고 했다.
이어 “과학주의는 ‘과학이 제공해 주는 실제 밖에는 이 세상에 없다’라고 주장하며 종교가 제시하는 소위 초자연적인 것들에 관한 지식은 실제로는 사이비 지식 즉, 존재하지 않는 허구에 대한 거짓된 인상만을 제공할 뿐이라고 한다”며 “20세기 물리학인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의 등장이 과학주의가 허물게 된 하나의 계기가 되며 과학철학에서 과학혁명의 구조가 나타나면서 과학철학에서 과학주의를 더 이상 주장하는 이는 없지만, 과학주의를 호전적으로 보는 무신론자들이 지금도 과학주의를 채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테드 피터스(Ted Peters, 1941~)라는 신학자(유신진화론자)는 ‘과학주의가 무신론적인 반면, 과학 제국주의는 신적인 어떤 것의 존재를 인정한다. 하지만 신적 존재에 대한 지식은 종교적 계시가 아닌 과학적 연구를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학주의와 과학제국주의의 차이점은 과학제국주의는 과학주의와는 달리 적을 섬멸하려하기 보다는 이제껏 신학이 점령했던 영역을 정복해서 이를 자신의 영역이라고 주장하려 한다”며 “폴 데이비스(Paul Davies, 1946~)는 ‘색다른 주장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과학은 신에게 접근하는 길을 종교보다 더 확실하게 제시해준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재천 교수의 스승인 하버드의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사회생물학(sociobiology)이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유기체에서 나타나는 모든 사회적 행위들의 생물학적 기반에 대한 과학적 연구’라고 정의하면서 종교는 사회적 행위의 한 형태이며, 따라서 생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대표적으로 ‘통섭’이라는 저서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전중환 교수는 ‘오래된 연장통’ 저서를 통해 인간의 마음은 결코 초월적인 영혼이나 합리성이 세속적인 육체를 움직이는 매개체가 아니라 톱이나 드릴, 망치, 니퍼 같은 공구들이 담긴 오래된 연장통이라는 점에서 책의 제목이 나왔다”며 “인간의 마음은 우리의 진화적 조상들이 수백만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부딪혔던 여러 적응적 문제들을 잘 해결하게끔 자연선택이 설계해 낸 수많은 다양한 심리 기제들의 묶음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진화심리학의 기본적인 문제 두 가지를 지적하면 먼저 진화심리학이 과학제국주의적 경향이 있다는 것과 함께 유전자 결정론적인 요소가 그 가운데 있다는 것”이라며 “진화심리학은 다른 모든 학문과 마찬가지로 난점이 아주 없는 학문은 아니다. 그것은 어떤 면에서는 진화론 자체가 지니고 있는 난점이기도 할 것이다. 난점들을 난점으로 정직하게 인정한다면 좋은 대화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난점을 둘러대고 자신의 잣대와 렌즈로 모든 현상을 다 설명해낼 수 있으리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듯한 인상이 없지 않아 보인다. 물론 자신의 학문에 대한 그 정도의 호기는 애교로 봐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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