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서 서울씨티교회 목사는 최근 몇몇 교회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전 한국교회가 표적이 되어 세상의 미움과 지탄을 받는 상황에 대해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며 “그리스도인은 내가 먼저 회개를 해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26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주일날 교회 주차장(송곡고 운동장)에서 드라이브인 예배를 드렸던 서울씨티교회는 19일 정부의 대면예배 금지 조치로 4개월 만인 지난 23일 다시 드라이브인 예배로 드렸다.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할꼬’(시 11:1~3)라는 주제로 이날 말씀을 전한 조 목사는 “다윗은 시편 11편 1절에서 주 안에 피난해 와 있다고 고백하지만, 실상은 사울 왕으로부터 쫓김을 당하고 언제 잡혀 죽을지 모르는 최악의 위기 속에 있었다는 것을 2절에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3절의 ‘터가 무너지면’은 “근간, 기간이 되는 중요한 것이 무너진 세상, 곧 삶의 기초와 상식, 도덕, 의, 법칙, 윤리가 사라지고 무너진 사회로, 억지와 궤변, 큰소리만이 힘이 되고 법이 되는 사회를 말한다”며 “다윗은 이런 형편과 세상에서도 4절부터 하나님을 찬양한다. 구약학자 헤르만 궁켈도 시편 11편을 기원, 간구하는 ‘탄원시’가 아닌 ‘신뢰의 시’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조 목사는 이날 “창세 때부터 지금까지 하나님의 공동체는 세상으로부터 미움과 공격을 받았다”며 “진짜 교회와 진짜 교인들에게는 마귀가 무너뜨리려고 호시탐탐 노린다”고 말했다. “신앙생활은 낭만이 아니라 전투이며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라며 “미혹되고 타락돼서 같이 쓰러져 버리면 지옥 갈 수밖에 없는 엄청난 영적 싸움”이라고도 했다. 조 목사는 “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찬사를 받는 곳이 아니다”라며 “교회사에서 서기 306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즉위하기 전까지 100년 동안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이 기독교 역사상 가장 처참하게 유린당하고 순교했는지 모른다. 또, 중화인민공화국과 캄보디아 공산치하에서도 수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하고 교회가 폐쇄됐고, 북한 공산치하에서도 역시 수많은 목사와 그리스도인이 학살당하고 교회가 폐쇄됐다”고 말했다.
다윗 역시 환경과 육신의 안목으로는 분명히 사울 왕의 손안에 있는 아주 위중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나님 안에 있다. 여호와께 피했다’고 고백하는 장면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힘이 된다고 조 목사는 말했다. “교회는 공공의 적이 됐고, 모두가 미친 듯이 철길에서 마주치는 기차들과 같이 달려가고 있는데, 우리는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시키고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것을 볼 수 있도록 기도해야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조 목사는 “유대력으로 오는 9월 18일 5781년 새해가 시작되는데, 5780년 마지막 달(엘룰월)에 유대인들은 대속죄제를 하고 ‘나는 내 사랑하는 자에게 속하였고 내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으며’(아 6:3)를 묵상한다”며 “그리스도인들도 하나님과 하나 되는 ‘에카드’가 되려면 내가 먼저 회개해야 한다. 그러면 주님께서 놀랍게도 깊은 웅덩이에서 핀셋으로 집어서 저 높은 곳으로 우뚝 세워 올려주실 날이 오는 걸 믿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판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비판을 받지 않을 것이요 정죄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정죄를 받지 않을 것이요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용서를 받을 것이요’(눅 6:37)라는 말씀처럼 “비판하면 내 영혼이 더러워지고 내가 먼저 쓰러질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며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세상 탓, 권력과 권세 잡은 자들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 스스로 먼저 회개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조희서 목사는 마지막으로 “이 험한 세상 가운데서 주님이 주시는 하늘의 평화를 경험해야만 다윗과 같이 ‘내가 주 안에 피난해 있다’고 담담하고 평안하게 고백할 수 있다”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는 말씀처럼 진정한 자유와 평화는 주 안에 있고 주님이 주시는 것으로, 이를 경험하여 시편 11편 다윗의 고백이 여러분의 고백이 되기를 축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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