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부산에서 교회의 현장(대면)예배가 금지된 이후 23일 첫 주일을 맞았다. 이 지역 교회들 대부분이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한 가운데, 일부는 현장예배를 드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온라인 예배로 전환… 사회와 동떨어질 수 없어”
사랑의교회는 22일 공지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세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일부 교회가 교인들과 지역사회에 감염 확산의 통로가 된 현 상황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이어 “세상으로 보냄받아 세워진 교회 공동체는 사회 공동체와 동떨어져 존재할 수 없으며,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섬김과 소통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위중한 상황임을 인지해 19일부터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공예배를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 온라인 생중계 예배로 드린다”고 알렸다.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도 얼마 전 목회서신에서 “얼마간의 기간이 될지 알지 못한 채, 8월 19일 0시를 기점으로 모든 예배를 영상으로 전환하게 된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간절히 예배드리고 기도하는 기간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그는 “이제 함께 다시 모여 예배드릴 때까지 한국교회가 더이상 수치를 당하지 않도록,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도록, 한국사회의 소금과 빛이 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 역시 최근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주부터 코로나19의 확산이 심각한 상태로 치닫는 것 같다”며 “교회는 세상을 섬겨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기도해야 할 때인 것 같다. 그리고 더욱 조심해야 할 때 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19일부터 주중 예배와 주일예배를 포함한 모든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다.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시대와 세상을 섬기는 일이라면 기꺼이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와 이 시대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새에덴교회 담임이자 예장 합동 부총회장이 소강석 목사는 23일 목회 칼럼에서 “지금은 전염병을 막고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한국교회가 사회적 상처와 시대적인 아픔을 품고 애통하며 기도하고 사랑해야 할 때”라며 “예배를 생명처럼 여기면서도, 국민 보건을 위해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사랑의 길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이 때 한국교회가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어떠한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서 중대본에서 제시한 대로 국민보건 정책에 최대한 협조를 해야 할 것”이라며 “저희 교회는 이의 일환으로 ZOOM을 통한 화상예배를 준비했으며, 또 이와 더불어 유튜브 라이브로 예배 상황을 실시간 방송으로 송출할 것”이라고 했다.
소망교회 김경진 목사도 최근 목회서신에서 모든 현장예배의 온라인 전환을 알리며 “다시 온라인 예배로 돌아가는 것이 큰 두려움이기도 하지만 우리 성도님들께서 잘 이해해 주시고 협력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잠시 동안 또 다시 떨어져 있게 되었지만, 성령 안에서 서로 교통하며 온라인 예배의 자리에서 더욱 깊은 하나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길 기도한다”며 “모두가 힘들고 지쳐 있는 상황에서 자칫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서로 배려하고 생명을 살리는 마음으로, 무엇보다 하나님의 영광을 구하는 마음으로 함께 협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부기총 “종교·집회·결사의 자유 침해”
“예배 파수에 목숨 바쳐야 한다면…”
그러나 현장예배를 드리겠다는 교회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부산기독교총연합회(부기총)는 22일 긴급회의를 통해 23일 주일예배를 드리기로 하고, 소속 1,800개 교회들에 이 같은 사실을 공문으로 알렸다.
부기총은 “카페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모든 카페를 문 닫게 하지 않았다. 식당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모든 식당을 문 닫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수의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유로 전체 교회의 예배를 모이지 말라는 것은 정당성이 없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방역을 이유로 종교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한민국 헌법에 반하는 명령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실제 얼마나 많은 부산 지역 교회들이 여기에 응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부산 최대 교회인 수영로교회는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예배의 온라인 전환을 공지했다.
이규현 담임목사는 관련 목회서신에서 “교회는 세상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교회는 언제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며 “교회는 세상의 아픔을 끌어안는 곳이다.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했다.
또 SNS에는 23일 현장예배를 드리겠다는 글도 공유되고 있다. 8월 22일자로 보내졌음을 알리는 이 글은 수도권이나 부산 지역 소재 한 교회의 담임목사가 교인들에게 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잘 아시다시피 대면예배 금지명령을 내렸다. 말이 그렇지 예배금지명령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바로 주일을 코 앞에 두고 험악한 시대나 있을 법한 처사를 직접 대하고보니 만감이 교차한다”며 “우리교회는 전과 조금도 다름없이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릴 것이다. 00년전 신앙의 선배들이 우리교회를 개척할 때 정부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 오직 주님의 명령을 따라 시작한 교회, 파수해 온 예배를 후배인 저도 당연히 주님의 명령을 따라서 지켜야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매스미디어의 인민재판식 보도나 벌금, 구상권, 등의 협박이 무서워 바람 앞서 누워버리는 풀처럼 두 무릎을 꺾을 수는 없잖은가”라며 “예배를 파수하는 일에 목숨을 바치는 것이 필요하다면 제 생명 영광으로 알고 기꺼이 바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열일곱 어린 나이 주님을 따라나선 그 때 이미 제 목숨을 주님의 것이라 바쳤다. 주님께서 받아만 주신다면 그저 때늦은 제물 됨이 송구스러울 뿐”이라며 “이 글을 드리는 지금 제 가슴은 온통 설레임으로 충만하다. 내일 우리예배를 받으실 하나님 아버지께서 부어주실 성령님의 임재와 영광이 교우들에게 충만히 내릴 것에 대한 기대로 벅차다. 하지만 제 눈은 눈물로 범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만부득이 참석이 어려운 분들께서는 죄책감을 가질 필요없이 온라인으로 드리시면 된다. 단, 예배당에 나와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자세로 드려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코로나 바이러스19가 우한폐렴이라고 일컬어지던 애초, 정부에서 방역을 언급하기 전에 우리교회는 방역을 실시했다”며 “오늘 내일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철저하게 방역할 것이다. 교우들의 안전과 보호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