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는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연중 기획 인터뷰 ‘힘내라! 한국교회’를 진행한다. 열네 번째 주인공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샬롬하베르교회’ 담임 심용진(50) 전도사(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2학년 재학)와 이현주(49) 목사(예장 대신 개혁) 부부다. 샬롬하베르교회는 현재 3명이 출석하고 있다. 남편, 아내, 그리고 딸이 성도인 소위 가정교회다.
심용진 전도사는 “하나님 아버지와 우리와의 약속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예배라는 형식과 틀”이라며 “이런 예배의 틀을 가정에서 세운다면 온전한 영성을 담아갈 수 있다. 코로나19가 갑자기 왔으니 어쩌면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 각 가정에서 예배를 통해 영성을 쌓는다면 이는 코로나19 이후 개교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부부와의 일문일답.
Q. 현재 하고 있는 사역은?
A. (이현주 목사) 처음에는 남북통일과 이스라엘 회복에 대한 기도사역을 시작했다. 나의 할아버지는 북한 군, 남편의 할아버지는 남한 군에 의해 총살됐다. 또 내 딸 생일은 1월 4일이다. 치매가 걸리셨던 시아버지는 1월 4일에 돌아가셨다. 아버님은 1.4 후퇴가 없었다면 남북이 분단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주 말씀하셨다. 이를 하나님이 우리 부부에게 남북통일을 위해서 기도하라는 사인(Sign)으로 해석했다.
교회를 개척하기 전, 영어학원을 운영했었다. 2013년부터 약 1년 간 한국어린이전도협회와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가령 초등학생들에게 무료 영어 강습, 상담치유, 지점토 만들기와 성경공부 등 다음세대 사역을 했었다. 이후 이스라엘 선교를 2번 정도 갔다 오기도 했는데 그곳에서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는 중 한국에서 24시간 기도의 집을 운영하라는 응답을 받았다. 그래서 2015년 11월부터, 송파구 오금동에서 기도의 집을 개척하고 이스라엘 회복과 남북통일을 위한 기도사역에 집중했다. 올해 7월부터 송파구에서 지금의 일산으로 이사를 왔다. 근처 상가에서 교회 개척을 시도했지만 코로나19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무산됐다. 결국 우리 가족만 예배를 드리게 됐다. 가정교회가 원래 목적은 아니었다.
Q. 어떻게 가정교회를 목회하고 계신지?
A. (이현주 목사) 가족이 전부다. 이스라엘과 남북통일을 위해서 매일 주야로 1시간 씩 찬양하고 기도한다. 주일에는 남편이, 금요일에는 내가 설교를 맡는다. 그리고 저녁 6시부터 아이와 함께 성경공부 및 학업공부를 같이 한다.
Q. 코로나19 시대, 가정교회로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
A. (이현주 목사) 일단 교회를 가면 일방적으로 설교를 들으니까 내용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 교회에서 기도를 할 때 다른 사람이 신경 쓰이니까 통성으로 크게 기도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있다. 간절히, 깊이 기도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가정예배는 가족끼리 드리니까 기도에 깊이 들어갈 수 있다. 우리가 가정교회를 운영하는 방식은 이스라엘 문답식 교육인 하브레식을 본받고 있다. 설교도 마찬가지다. 딸이 아빠의 설교를 듣고 궁금한 게 있다면 물어보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Q. 하베르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이현주 목사) 성경 1년 1독을 목표로 하루 3~4장씩 가족끼리 함께 읽고 있다. 자녀와 함께 성경을 읽다가 모르는 게 있으면 엄마나 아빠에게 물어본다. 이런 식으로 1시간 정도 성경공부를 진행하면서 딸과 남편이랑 대화를 많이 한다. 나머지는 자기주도 학습과 식사 시간이다. 이 때는 현재의 정치·경제 등 시사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 우리가 대한민국과 남북통일 그리고 이스라엘을 위해서 기도를 많이 하니까 자연스레 시사와 정치·경제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사 문제도 성경적 관점에서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누려고 노력한다.
유익은 가족이 한 책상에서 공부하니까 가족애가 풍성해진다는 점이다. 하베르식으로 진행하니까 딸의 학습 능률도 높다. 또 우리 부부는 중년이고, 아이는 사춘기니까 서로 간에 쌓인 감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가족이 모여 함께 성경공부를 통해 대화를 나누면 서로 간에 쌓인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해소가 된다. 이는 가장 좋은 가족 상담·우울증 치료 프로그램이다.
Q. 가정 예배가 영성을 유지하는 좋은 방편일까?
A. (심용진 전도사) 주야로 가족이 함께 하나님께 경배한다. 때문에 신앙이 나태해지지 않는다. 매일 매일이 도전이 된다. 오늘 드린 예배와 내일 드린 예배가 같을 수 없다. 오늘 아침에 드렸던 예배가 하나님 보시기에 온전한 마음으로 드리지 않았다면 우리에게 도전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에 전심으로 예배드리려고 노력한다.
(이현주 목사) 보통 기독교 가정에서 남편은 직장생활을 하고, 아내는 새벽예배를 많이 가니까 서로 영적인 불균형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가족이 모여 1시간씩 주야로 기도하면 영적으로 서로 보완될 수 있다. 우리의 기도가 지성소로 바로 올라가는, 소위 하나님의 임재가 강한 느낌이랄까. 가정예배로 부부의 영성이 같이 간다. 영적으로 서로 부딪히는 것도 적다. 자녀도 부모에 대한 존경심이 생긴다. 딸이 어리고 연약하지만 엄마 아빠가 하나님 앞에서 주야로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존경스러워 한다. 하나님께 기도하는 부모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지는 것이다.
목회자 중 자녀가 신앙이 깊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그 중 우울증에 걸린 자녀도 있다고 한다. 목사님들이 사역에 헌신하니까 가정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아이가 부모의 헌신으로 오히려 영적으로 희생당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무엇보다 내 자녀를 하나님 안에서 먼저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아이가 하나님 안에서 바로 세워지면 주변 아이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끼칠 것이다.
Q. 가정 예배를 드리는 한국교회 성도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심용진 전도사) 가정 예배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굳이 기성교단의 예배처럼 생각할 필요도 없다. 찬양을 드리고 성경 본문을 다 읽은 뒤 같이 기도를 한다. 그러면서 서로의 어려운 점들, 바라는 점을 기도제목으로 얘기할 수 있다. 이 시간에 가족 간의 불평, 불만 등을 속 시원하게 털어놓을 수 있다. 서로 중보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현주 목사) 기존에 출석하고 있는 교회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서 같이 듣는 것도 좋다. 이를 가정 예배 시간에 같이 나눈다면 어떨까? 그렇게 하면 설교를 일방적으로 듣고 가족들끼리 나눔이 없던 때보다 훨씬 유익할 것 같다. 가족애도 더욱 풍성해질 것 같고. 만일 가족들이 설교에 대한 나눔 시간을 갖지 않는다면 신앙생활 동안 서로 간에 벽이 생길 수 있다. 지금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 가족끼리 구역예배를 드리기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가족끼리 영적으로 가까워지면서 하나가 될 수 있다.
(심용진 전도사) 초기 기독교 시대는 신자들끼리 서로 형제자매라고 불렀다. 하나의 가정이 예배를 통해서 영적인 연합이 되고 이후 다른 가정을 초대한다. 가정이 하나 둘씩 모여 규모가 커지면 하나의 교회가 된다. 사도 바울도 이런 형태로 교회를 개척한 것으로 알고 있다.
Q. 신학적으로 훈련되지 않은 부모라면 가정 예배를 인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까?
A. (심용진 전도사) 본인의 노력에 달렸다. 나는 내용의 깊이보다 형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시장에서 장사하는 할머니들이 어떤 신학박사보다 믿음이 더 순전했다고 말한다. 할머니들이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니까. 그 신앙이 하나님 보시기에 더 인정하시는 믿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요지는 말씀을 풀어내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매일 드리는 예배의 형식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현주 목사) 성경 말씀에 대한 지식이 적다면 주석서를 보면 된다. 가정 예배에서 말씀을 읽는 중, 자녀가 모르는 부분을 물어보면 검증된 주석서를 참고하면 된다. 아니면 서점에서 출시된 Q.T의 해설로도 충분하다.
Q. 야근이 잦은 직장에 다니는 아버지의 경우, 평일에 가정예배를 드리기란 어려울 텐데.
A. (이현주 목사) 매일 드리는 게 어렵다면 최소 일주일에 한 번만이라도 가족끼리 같이 예배를 드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심용진 전도사) 진짜 어려우면 가족끼리의 식사시간도 괜찮다.
Q. 코로나19로 인해 성도들이 잘 모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정 예배는 어떤 의미일까?
A. (이현주 목사) 우리나라는 분열의 영이 심하다. 교리적으로 충돌하면 목사님들끼리 서로 다툰다. 회개 기도를 하라고 강조하면서 정작 자신은 회개를 안 하고 싸움에만 몰두한다. 서로 사랑하라고 하면서 사랑을 안 한다. 이론적으로 얘기 한다. 어쩌면 호남·영남의 분열, 좌파·우파의 분열 등 사회의 분열은 가정의 분열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회의 잘못된 부분엔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데 이것도 악의적으로 서로에게 비난을 가하면서 이뤄진다는 게 문제다. 가정 예배를 통해 가정 화합을 이룰 수 있다면 사회의 화합도 이뤄질 것이라 기대된다.
(심용진 전도사) 하나님 아버지와 우리 사이의 약속이 있다. 형식과 틀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예배의 틀을 가정에서 세워간다면 온전한 영성을 담을 수 있다. 코로나19가 갑자기 왔으니 갑자기 사라질 것이다. 각 가정에서 가정예배로 영성을 쌓으면 코로나19 이후 개교회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가정예배는 가족이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확인받고 이 사랑을 유지하는 틀이다. 가정교육이 무너진 것은 자녀가 아빠·엄마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느 공동체든지 좋지 않은 감정은 쌓이기 마련이다. 쌓인 감정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 가정예배가 그런 측면에서 중요하다.
이 외에도 지금 아이들은 공교육을 통해서 안 좋은 사상을 습득하기도 한다. 가정 예배는 아이들에게 기독교 사상을 깊이 뿌리 내리는 시간이다. 일각에선 교회의 다음세대가 무너졌다고 말들을 한다. 그러나 다음세대가 무너진 건 가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정이 회복되는 게 급선무다. 가정 회복을 위해서는 가정 예배의 회복이 절실하다.
Q. 두 분에게 복음이란?
A. (심용진 전도사) 생명이다. 하나님 아버지와 함께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항상 있기에, 복음을 놓게 되면 내 생명을 잃는 것과 같다.
(이현주 목사) 주님이 우리를 위해 구원했다는 것이다. 십자가 보혈로 다 용서해주셨다. 은혜다. 은혜로 인해서 우리 행실이 바뀌는 것이다. 정말 믿음이 있다면 그 사람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주님의 기쁜 소식은 구원을 값없이 얻었다는 것인데 그에 따른 책임이 뒤따른다. 하나님이 왕의 신분으로 옷을 입혀주셨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세상적인 행동을 하면 이에 맞지 않는 것이다. 구원을 선물하신 예수님의 뜻에 맞는 삶을 사는 것, 그리고 이를 살아냄으로 내 안에 계신 예수님이 삶에서 나타나는 것, 그래서 말로 떠들지 않아도 그 사람의 삶이 산제사가 되는 것이다. 말로 예수님을 증거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저 사람이 믿는 하나님을 나도 믿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게 하나님의 기쁜 소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Q. 끝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이현주 목사) 금식기도를 하다 느낀 것은 주님 앞에 긍휼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님께서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주고 압제당하는 자를 자유케 한다. 그렇기에 주님께서 기뻐하는 금식은 전도하는 삶인 것 같다. 교리가 진리는 아닌데 서로의 다른 생각으로 에너지를 너무 많이 낭비하는 것 같다.
목사님들이 모여 24시간 기도가 돌아가는 교회를 만들고, 생계가 어렵거나 비즈니스에 재능이 있으신 분들이 모여 작더라도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이고 복음적인 기업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저는 투병중이라 많은 일을 못하고 겨울에 따뜻한 나라에서 노방전도나 거리찬양이나 관계전도를 한다. 사역의 방향이 다들 다르지만 개척교회를 시작한다고 성도 분들이 오시지도 않고 마음만큼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전도가 잘되지 않으니 합력하여 새롭고 다양한 방법의 전도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심용진 전도사) 아내가 일본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졌었는데, 일본 목사님들이 무릎을 꿇으며 진심어린 회개를 할 때 용서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가 잘못했다고 진정어린 용서를 구하는 것이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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