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제57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지난달 29일부터 강원도 홍천 대명비발디파크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마지막 날인 1일 이재서 총장(총신대)이 강사로 나서 ‘총신을 고쳐 낫게 하소서’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이 총장은 “총신대의 지난 10년은 암울한 시기였다. 대학평가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여 교육부로부터 학생 정원 감축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받아 매년 수원 억의 등록금 수입이 줄었다”며 “학내 사태로 대학평가를 받지 못해서 다시금 구조조정 조치를 받았다. 27명의 학생을 더 감축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앉아서 인구 감소로 인한 교육부 대학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 총신이 회복되는 길이 멀고도 험할지 모르나 가깝고 확실한 길이 있다”며 “바로 총회 직영학교로의 회복이다. 우선 정관에 이 사실을 명백히 기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단 직영학교는 교단이 학교 재정을 책임지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미시간 주 그랜드래피즈(Grand Rapids)에 있는 칼빈대학 및 칼빈신학교가 좋은 예”라며 “1876년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세운 칼빈대학교는 개혁주의 정신을 가르치고 전파하기 위해 설립됐다. 미국 사회에서도 인정받는 칼빈대는 기독교개혁교회(Christian Reformed Church, CRC) 교단이 이사회를 구성하며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장은 “현재 남아 있는 CRC 소속 교회들은 겨우 1,000교회 정도며 전체 성도는 20만 명 정도에 이른다. 하지만 사력을 다해 직영학교인 칼빈대학과 신학대학원을 돕고 있다. 그래야 네덜란드 개혁주의 전통의 명맥이 이어지고 졸업생들이 각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2019년 CRC 교단 통계에 따르면, 칼빈신학대학원 총 예산의 31%를 교단이 담당했다. 또 2014년 통계에 의하면, 해당 교단에 속한 칼빈대 학생들 전원에게 1년 1,500달러(180만원)을 장학금으로 지불했다. 그리고 2018년 통계는 칼빈대가 CRC 교단과 성도들의 헌금으로 총 1억 6천만 달러(1,900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고 했다.
그는 “합동 총회는 CRC보다 교회 숫자와 교인이 약 10배나 된다. 합동 총회가 더 많은 기금을 총신대에 기부할 능력이 있다. 총신대도 1천억 원 이상 기금이 모아지면 대학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을 수 있고 많은 장학금을 통해서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CRC가 칼빈대를 돕는 이유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 때문이다. 미국은 인본주의와 세속화 물결이 뒤덮으면서 젊은이들은 교회를 떠나고 주일학교 학생들도 사라지고 있다”며 “교회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직영 대학의 활성화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교회에 소속된 젊은이들이 교회에 나가기는 싫어할지라도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학위 취득 하는 것은 싫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많은 학생들이 기독교 교단 직영 대학에서 기독교 세계관을 배우고 바른 신앙을 연마하여 바른 신앙을 가지면 자연스레 교인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러면 각자 직장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게 되어 교단 교회를 책임질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한국의 상황도 미국을 닮아가고 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합동 교단 교인은 전년도 대비 32,092명이 감소했다. 통합 측도 2017년-2018년 동안 17만여 명이나 교인이 줄었고 전체 교인의 6분의 1이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 성도들”이라며 “2017년 학원복음화협의회 ‘청년트렌드리포트’에 따르면, 기독교인 대학생 30%정도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특히 “현재 합동 측 교회 3곳 중 1곳(3,511개)이 미자립 상태다. 반면 2018년 말 기준으로 목사의 수는 전년 대비 669명이 증가했다. 통합 측에 따르면 지난해 목사는 674명이 늘어 무임목사는 약 1,700명으로 전체 목회자 중 10%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며 “여기에 담임목사 시무 정년까지 늘리자는 여론이 일면 목회자 수급 불균형 사태는 더 심각해 질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따라서 총신대가 신대원생들을 많이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총신대 비신학과 학생들 배출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총신을 후원하는 것은 교회 생존을 위해서 불가피한 일”이라며 “어떻게 해서든지 다음 세대를 키워 교단 교회 교인으로 남게 만들고 각자 처한 곳에서 생업을 하며 교회 재정을 책임을 교인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단이 직영으로 총신대를 운영한다면 교단과 학교 사이 산학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다. 비신학과 학생들의 취업의 길을 교회가 안내할 수 있다. 교회음악과 출신들을 교회 지위자, 반주자 등으로 취업을 우대할 수 있다. 회사를 운영하는 교인들에게 총신대 출신을 채용하도록 안내하는 것도 유익한 방법”이라며 “대학평가의 지표에서 법인 전입금과 교원확보율 이상으로 중요한 게 취업률이다. 총신대 출신들이 교회와 교인들의 일터에서 일하면 교회와 학교 모두에게 유익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총신대는 소규모로 신학과 인문과학을 가르치는 상황에서 스스로 살아남을 수도 정부의 대규모 예산을 타낼 방법도 없다”며 “한국 최대 교단인 합동 교단이 운영하는 총신대학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은 주님께 받은 달란트를 땅에 묻어 두는 부끄러운 일이다. 교단이 책임지려는 의지만 가진다면 총신은 한국 제일의 사립대학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합동 교단과 총신대는 전통적 개혁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오늘날 인본주의, 물질주의, 쾌락주의, 동성애, 과학주의, 다원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등의 물결로부터 우리 성도들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신학적 정체성은 더 없이 중요하다”며 “이런 바른 세계관과 성경적 정체성을 다음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총회, 교회, 가정, 학교가 혼연일체가 되어 그들의 교육과 장래를 책임져야 한다. 다음세대에게 개혁주의 신앙 유산을 물려주고 바른 결혼관과 연애관 등 올바른 윤리관을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기독교 대안학교 세워야”
이 총장은 또 “교단 내 1천명 이상의 성도로 구성된 교회들은 기독교 대안학교를 세워달라. 구글(Google)에 따르면, 미국 기독교 초·중·고등학교의 숫자는 34,576개고 학생 수는 490만 여명이다. 이렇게 많은 기독교 학교가 있는 것은 공립학교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공립학교에서는 성경과 반하는 인본주의, 진화론, 물질주의, 과학주의, 동성애 등을 우리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7일 중 5일을 세속기관에서 교육을 받는 우리 자녀들이 바른 신앙을 유지하기에는 너무도 힘든 상황이다. 우리 자녀들이 중·고등학교에 가면 신앙이 흔들리고 방황하며 교회도 출석하지 않게 된다. 그러다가 대학에 가면 완전히 불신자가 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자녀들은 공립학교에서 ‘또래 압박’(peer pressure)를 받는다. 우리 자녀들이 학교 친구들에게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 이들이 지닌 세속주의, 쾌락주의, 물질주의적 세계관 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 주일학교에서 가르치는 세계관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그 세계관을 지닌 친구들과 사귀기 위해서라도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총장은 “이러한 또래 압박과 유혹을 이기기 위해서는 기독교 세계관과 성경으로 무장하고 같은 신앙관을 가진 친구들이 함께 다니는 대안학교 및 기독교학교를 세우는 게 절실하다”며 “대안학교를 졸업해도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고 유학도 가능하다. 수준 높은 교사를 채용하고 부모들의 적극적 지원을 통해 기독교 세계관으로 무장된 다음세대를 키우자. 그래야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가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이재서 총장의 발제집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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