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홍콩 시위
지난해 홍콩에서 열렸던 대규모 시위 모습 ⓒStudio Incendo

중국이 제정을 서두르고 있는 홍콩 국가보안법(보안법)으로 민주주의 운동을 지지한 홍콩 성직자들에게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에폭 타임즈를 인용해 중국의 최고입법 기관인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 상무위가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회의를 열고 홍콩 보안법을 승인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기독교연대(ICC)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인민대회당에서 심의를 위해 제출된 홍콩 보안법 초안에는 분리독립, 체제전복, 테러행위, 외세결탁 등 4가지 범주의 범죄를 다루고 있다.

ICC는 “이 법안이 승인된다면 조셉 젠 추기경과 조셉 하 치싱(Joseph Ha Chi-shing) 보좌주교와 같은 민주주의 운동을 지지한 홍콩 성직자들을 중국에 위협이라고 판단, 본토로 추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대규모 시위가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부에 대항하고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수백 명의 개신교 지도자나 기독교 단체도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면서 홍콩에 자유를 허용하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제도) 협약에 중국은 동의했다. 하지만 보안법은 이 협약에서 약속된 자율성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법은 기본적으로 ‘한 국가 두 제도’ 협약에 위배된다”고 영국에 기반한 감시단체 ‘홍콩 워치’(Hong Kong Watch)가 공식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한편 유럽의회는 지난 20일 중국의 홍콩 보안법 강행처리를 규탄하고 유엔 최고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및 제재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역시 홍콩과의 특별한 협정과 합의를 철회하고 중국과 홍콩 당국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콩 보안법 초안에는 홍콩 국가안보처 신설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보도했다.

국가안보처는 홍콩의 안보 정세를 분석하고 안보 전략과 정책 수립에 대한 의견 제안, 감독, 지도, 협력의 권한을 갖는다. 또 홍콩의 국가 안보 관련 직책을 감독, 지도, 협조, 지지할 수 있으며 국가 안보 범죄를 보안법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 홍콩 학교에서 국가 안보에 관한 교육을 감독할 권한을 갖는다. 보안법과 홍콩의 기본법이 불일치할 경우 보안법이 대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 보안법에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히며 “홍콩은 (중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외세의 교두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고 타임즈는 보도했다.

ICC는 “중국의 악명 높고 투명성이 부족한 법률 제도로 인해 누구나 쉽게 기소나 투옥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왕이 목사, 친 더푸 장로, 존 카오 목사와 같은 많은 중국 목회자들과 기독교인들은 이제 ‘국가 권력의 전복’, ‘불법 국경 통과’, ‘불법적인 사업 운영’과 같은 날조된 혐의로 투옥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플로리다의 릭 스콧 공화당 상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홍콩에서 인권과 자치권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 기본권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질식시키고 협박하려는 계획은 분명하다. 미국은 계속 홍콩인들과 함께 맞서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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