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교회 조정민 담임목사가 18일 저녁 여의도 CCMM빌딩에서 진행된 제7회 크리스천리더스포럼에서 ‘불의한 청지기 비유’(눅 16:1~13)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조정민 목사는 “청지기 비유는 누가복음 15장의 이야기와 연속되는 이야기다. 15장에는 ‘잃어버린 양 한 마리’, ‘ 잃어버린 한 드라크마’, ‘탕자’ 세 비유가 나온다. 이어 나오는 불의한 청지기는 앞뒤 맥락과 끊어진 것 같고 굉장히 이해하기 힘든 비유로 난해 구절 중 하나이다. 이상한 비유가 끼어든 셈”이라며 “이 청지기가 돈을 맡은 바 책임에 합당하게 쓰지 않아 해임통보를 받았다. 이 직후에 청지기는 ‘어떻게 해야 내가 앞길을 개척해야 할까?’ 꾀를 내어 주인의 채무자들을 불러 채무 액수를 마음대로 조정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집주인이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나서 이 세대에 있어서는 이 작자가 하는 일이 적어도 믿음을 가졌다고 하는, 구원받았다고 하는, 신앙을 가졌다고 하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롭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 ‘지혜롭다’는 구약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단어이다. 우리 신앙이 궁극적으로 분별력을 키워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지혜란 정말 가치 있는 것들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덜 가치로운 것으로 더 가치 있는 것을 택하는 생각과 판단의 기준을 지혜라고 말할진대 어떻게 지혜라는 단어를 예수님이 불의한 사람이 한 일을 보고 지혜롭다고 할 수 있느냐, 묻게 된다”고 했다.
조 목사는 “이 지혜롭다는 것에 대해 어떤 성경은 분별있다, 또 약삭빠르다, 자기 앞길을 잘 가늠한다고 번역하고 있다. 어쨌든 자기 앞길을 개척할 수 있는 처사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지혜롭다고 하는 표현을 뱀을 지혜롭다고 할 때 예수님이 한 번 더 쓰셨다”고 했다.
이어 “마 10:20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보낼 때, 비둘기같이 순결하고 뱀같이 지혜로우라고 말씀하신다. 뱀은 성경 전체에서 사탄, 마귀와 같이 악한 존재를 상징하는 동물인데, 예수님은 뱀처럼 지혜로우라, 불의한 청지기처럼 지혜로운 삶을 택하라고 하신다”며 “도대체 이분께서는 왜 지혜라는 단어를 이렇게 상상할 수 없는 콘텍스트 속에 이 단어를 놓으셨다. 저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의 언어를 새롭게 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크리스천 리더들이란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인 언어를 새로운 의미로 빛이 나게 하는 언어로 만들 것인가 이런 책임이 막중하게 지어졌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예수님께서 이런 사람들에게 지혜 있다고 할 때 지혜는 충격적인 단어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또 우리가 새롭게 지혜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과연 이 시대의 빛의 아들들은 이 사람보다 어떻게 더 지혜로워야 할 것인가.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을 불가피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조 목사는 “예수님이 불의한 청지기를 지혜롭다 하신 이유는 그는 주인이 어떤 사람인 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당장 자리를 잃은 게 아니었다. 어쩌면 그는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써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 보면 그는 굉장히 영리하고 영특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며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았기에 채무를 덜어 주는 일을 모험적으로 한다. 다시 들통난다면 피할 길 없는 죄를 짊어질 텐데 주인의 관대함, 자비와 긍휼을 알기에 본인의 일생을 맡기는 결정을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불의한 청지기도 자신이 가진 권한과 시간과 재능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앞날을 준비할 수 있는데, 하물며 하나님의 자녀들 빛의 자녀들, 말씀의 자녀들, 영생의 자녀들은 구원이라는 자산을 가지고 무엇을 하고 지내지 하는 반문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했다.
조 목사는 “누가복음 15장 16장 전체를 꿰뚫는 주제를 찾아보면, 돌아온 탕자는 아버지의 풍성함, 관대함, 자비로움을 의지해서 돌아오겠다고 결단한다. 불의한 청지기는 주인의 관대함을 믿고 의지하고 이런 결정을 해보겠다고 시작하기로 한 일이라는 점에서 둘 다 구원의 본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라며 “구원이란 아버지가 됐든, 주인이 됐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너그럽고 관대한 분이기에 우리의 죄악보다 훨씬 더 큰 관대함에 의지할 때 우리는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은혜와 혜택을 받게 된다는 것을 말씀하시고자 하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구원의 근거는 우리 자신의 행위에 있지 않다. 우리가 구원받은 것은 자격과 조건이 아니라 아버지의 너그러움, 관대함, 아버지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구원받은 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구원받은 사람의 삶은 어떠한 삶이어야 하는가”라며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를 하신 까닭은 그는 자기 소유가 아닌 재물을 가지고도 사람들에게 파격적인 행동을 보이므로 주인이 어떠한 분인지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소작농들에게 주인이 칭송받게 했을 뿐만 아니라 본인도 살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한다면, 무한한 유산을 받은 우리는 뭘 하고 지내는지 묻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 주님이 사용하신 지혜를 통해 우리는 세상을 어리석다고 말하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당연히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착각에 빠져있는 것을 일깨운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했다.
조 목사는 “저는 말씀을 지난 일주일간 묵상하며, 불의한 청지기와 야곱의 모습이 흡사하다는 걸 알게 됐다. 야곱은 밤새 천사와 씨름한다. 축복하지 않으면 놓을 수 없다고 한다. 야곱은 지금까지 해왔던 행동을 근거로 천사와 씨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혜를 의지하고 있다”며 “끝내 은혜를 받아내는 야곱의 모습. 결국, 이스라엘이라고 이름을 바꿔주는 모습과 흡사한 모습이라는 것을 떠올리게 됐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을 아는 것, 알아가는 만큼 이 땅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지혜로운 선택과 결단을 할 수 있다”며 “저와 여러분들이 어려운 시대에 살아가지만, 세상의 아들들보다 어떻게 지혜로운 아들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가 행위보다도 더 큰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여 구원을 받았다면, 이 구원 받은 인생이 조건 없이 받은 구원의 삶으로 이 시대에 어떤 은혜를 어떻게 끼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묻게 된다. 크리스천 리더들이 어떤 삶을 선택할 때 주님으로부터 지혜롭다 칭찬을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조 목사는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간다. 자본주의는 궁극적으로 자본이 모든 가치 질서를 세워간다. 원래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는 양립이 안 된다”며 “자본주의에 무슨 평등이 있는가. 자본주의는 궁극적으로 누가 더 큰 자본을 가졌는지가 더 큰 영향력을 뜻한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는 누구에게나 1인 1표이다. 양립할 수 없는 가치와 이념이 하나 될 수 있게 하는 것은 기독교의 윤리가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지금 그 가치가 흔들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유는 딱 하나이다. 세상의 아들들보다 빛의 아들들이 지혜롭게 살지 못해서”라며 “이 사회가 우리가 가져왔던 가치를 지속해서 이뤄가기 위해서는 구원받은 빛의 자녀들로서 세상의 어둠의 자녀들보다 지혜롭게 살아야 할 책임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조 목사는 “구원이 핵심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면 세상은 빛의 자녀가 세상의 자녀보다 더 지혜롭다고 할 것이다.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한정된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는 세상보다도 못한 질서 속에서 조롱을 받는다면 어쩌면 예수님이 이 시대에 다시 온다고 하더라도 어리석다는 말 밖에는 듣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어떤 정치, 권력이 이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가?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라는 통합할 수 없는 이데올로기가 예수님으로부터 비롯된 리더십, 그리고 하늘로부터 받은 재물을 기꺼이 나누고자 하는 청지기 정신으로 사회를 통합시켰다고 한다면, 같이 진보와 보수라는 하나 될 수 없는 이념이 있더라도 하나님이 부어주신 놀라운 지혜와 분별력으로 하나로 이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책임이 저와 여러분에게 주어졌다”고 했다.
조 목사는 “우리가 이 시대를 준비하는 방법은 여전히 세상의 지혜가 아니라 성경적 지혜라고 믿는다. 하나님이 부어주는 지혜가 세상보다 탁월하지 못하면 이 세상에 어떤 영향도 끼칠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며 “오늘 모인 크리스천 리더들이 교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게 아니라 속해 있는 분야, 맡고 있는 일, 관계맺고 있는 주위 영향력 속에서 하나님의 지혜와 탁월함이 드러나길 축복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전 의정부지검장이었던 김회재 국회의워의 간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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