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최이우 목사)가 12일 영락교회(담임 김운성 목사)에서 ‘6.25 70주년 회고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주제로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1부 순서 기도회는 한정국 선교사(한복협 선교위원장, 전세계한인선교기구연대)의 인도로, 김상복 목사(한복협 자문위원, 할렐루야교회 원로, 횃불트리니티 명예총장)의 설교, 김운성 목사(영락교회 담임)와 배철희 목사(한복협 중앙위원, 충신교회 담임)가 인도한 기도 순서로 진행됐다.
설교를 맡은 김상복 목사는 ‘6.25 70주년과 우리의 나아갈 길’(고린도후서 5:17~20)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남북통일은 우리 민족의 환상적 염원”이라며 “우선 통일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통일을 위해 하나님이 특별한 자비와 긍휼을 베풀어 주시도록 한국교회가 합심해서 중보하고 간구해야 한다. 또 남한의 통일을 위해서도 기도하고 헌신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 전에 한국교회의 통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2부 발표회는 지형은 목사(한복협 부회장, 성락성결교회 담임)의 인도로, 민경배 교수(6.25 참전 국가유공자, 전 백석대학교 석좌교수), 이덕주 교수(전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의 발표 순서로 진행됐다.
‘6.25 70주년 회고’라는 주제로 발표한 민경배 교수는 “우리 역사 반만년에 이런 참화는 없었다. 전무후무하다. 그리고 그에 따른 역사적 의의 역시 획기적이다. 그 의미는 거대민족사의 중추를 이룬다”며 “그럼에도 대한민국 어디에도 6.25 기념비가 없다. 행사도 드물고 그 실록이 희미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6.25 사변에서 남북의 인적 손실만 4,118,929명이다. 또 전사나 실종 등 UN군 피해가 117,294명이며 중공군은 390,900명(일부 900,000명 추정)”이라며 “여기에 행방불명, 고아, 피난민, 이산가족을 합치면 총 인명 피해가 8,400,000명”이라고 했다.
또 “교회의 피해는 교역자만 358명이 순교했다. 일제 36년간의 순교자 수의 8배가 넘는다”며 “전남 영광교회 목사 김방호 가족 8인중 7인이 순교했고, 옥구의 원당교회는 교인 78명 중 76명이 학살당했다. 파괴된 교회는 890여 처”라고 했다.
특히 “세계 제2차 대전의 사상자가 6백만 명 정도인 걸 감안하면 6.25는 세계대전을 방불케 했다”며 “그런데 그런 세계사적 거대 전쟁이 휴전으로 조인된 것이어서 전범이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남북문제에서 여러 시도를 다 해보았다. 그러나 아직 한 발자국도 전진이 없다. 먼저는 6.25라는 대참사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이덕주 교수는 “망국의 위기 시대를 살았던 구약의 예언자들은 과거의 기억, 특히 오늘 당하고 있는 불행한 현실의 원인이 된 과거의 잘못된 행실을 들춰내 고발하는 것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시작하였다”며 “그렇게 과거를 회고하고 반성하는 것으로 내용의 반 이상을 채운 후 ‘다가올 하나님의 날을 대비하라’는 메시지로 끝맺었다”고 했다.
그는 “긴 회고와 짧은 예언, 그것이 예언자 메시지의 특징이었다”며 “‘기억(memory)과 전망(vision) 사이’, 그것은 예언자의 자리만이 아니며 역사학자의 자리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에 이루어진 일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탐구하고, 가르치는 이유는 과거에서 지혜를 얻어 오늘을 창조적으로 살고 밝은 미래를 열기 위함”이라며 “그런 면에서 역사학에서 기억과 전망은 떼어놓을 수 없는 가치이며 목적이다. 전망하기 위해 기억하고 기억을 바탕으로 전망한다. 그런 맥락에서 ‘6·25전쟁과 관련한 기억과 전망’을 구하기 위해 70년이 지났어도 전쟁으로 인한 아픔과 슬픔, 폐허와 상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철원을 찾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기독교의 역사는 증언의 역사”라며 “성경에서 ‘증인’과 ‘순교’를 의미하는 단어(martus)는 같다. 복음의 역사는 순교의 역사가 됐다. 초대교회 첫 순교자 스데반으로 시작해서 야고보와 베드로, 바울, 안드레, 바돌로매, 도마 등 그리스도의 사도들은 하나 같이 복음의 적대자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후 2천년 기독교 역사는 그리스도를 증언하다가 죽음을 당한 순교자들의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사도 마찬가지”라며 “주기철과 손양원, 김영학, 한경희, 권원호, 최인규, 최봉석, 신석구, 김유순, 박순신, 박연서, 박유연, 문준경, 이판일… 수백 명 순교자들의 피가 일제 강점기와 전쟁 시기 이 땅을 적셨다. 철원 땅에서 만난 강종근과 서기훈, 김윤옥, 박성배, 유재헌, 한사연, 서기훈 등 순교자들의 이야기도 그 한 대목”이라고 했다.
특히 “전쟁 와중에서도 끝까지 양을 지키는 선한 목자의 길을 택했던 서기훈 목사의 ‘살더라도 참 생명을 살고, 죽더라도 참 죽음으로 죽으라’는 유언, 그리고 포승줄에 묶여 끌려가던 한사연 목사가 남긴 ‘증인이 되어라’는 유언은 오늘에도 무거운 교훈으로 남는다”고 했다.
이 교수는 “남북분단 75년, 전쟁 70년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하나가 되지 못하고 남북으로 나뉘어 갈등과 불신, 증오와 대결의 높은 장벽을 쌓고 있는 한반도 현실에서, 그 대립과 분쟁의 최첨단 철원 땅에서 접하는 순교자들의 죽음은 전쟁을 기억하는 오늘 우리에게 ‘새로운 증언’을 요구한다”며 “보복과 응징으로 불신과 증오의 벽을 계속 쌓을 것인가. 아니면 회개와 용서를 통한 화해와 평화의 길로 나갈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원수를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에 옮겨 믿음의 ‘완전한 분량’에 이르렀던(마 5:43~48) 손양원 목사와 서기훈 목사의 순교 신앙을 기리는 믿음의 후손이라면 순교자 바울의 ‘십자가 증언’을 귀담아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에베소서 2장 15~18절을 인용해 “우리는 ‘이 둘’을 남과 북으로 읽어 십자가의 근본 가치인 ‘화평과 화목’을 통한 한 몸의 평안, 그 평화가 한반도에서 구현되기를 위하여 기도하고 노력할 뿐”이라며 “생각이 다르고 노선이 다르면 무조건 반대하고 배척했던 ‘이기적 편당심’을 회개하며 그것이 70년 전에 일어났던 전쟁을 기억하는 오늘 우리의 전망”이라고 했다.
한편 발표회 이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최이우 목사(한복협 회장, 종교교회 담임)의 인사, 김명혁 목사(한복협 명예회장, 강변교회 원로)의 축도, 이옥기 목사(한복협 총무, UBF 대표)의 광고 순서로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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