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현 목사(수영로교회)가 7일 ‘자유라는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교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이 목사는 “생활의 도구를 바꾸면 자신이 섬기던 신도 바꾼다고 한다. 핸드폰이 세상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며 “공항이나 역, 버스 정류장은 물론이고 식당에서도 가족들이 앉아 핸드폰을 각자 쳐다보고 있는 모습은 이제 일상적인 풍경이다”고 했다.
이어 “셀카봉으로 자신의 얼굴을 찍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며 “주변의 경관보다 자신의 얼굴을 담는 일에 더 몰두한다. 때로는 절벽 끝에서 아찔한 상황이 벌어진다. 펼쳐진 풍경은 보조적 배경일 뿐 모든 것은 자신을 위한 보조장치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나르시시즘이라 할 수 있다”며 “자기의 얼굴을 묵상하고 자기의 외모에 감탄한다. 이전에 핸드폰이 없었다면 어떻게 살 수 있었을까. 얼굴이나 외모가 상품화되고 이미지 관리에 몰두하다 보면 영혼의 질은 급속히 추락한다”고 했다.
또 “블로그를 만들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이 흥행하고 있다”며 “일종의 자기 홍보를 위한 거대한 시장은 갈수록 확장된다. 타인의 동의와 지지를 받고 싶어하는 열망이 극렬해지고 있다. 인정 욕구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좋아요’를 눌러 주기를 애타게 기다리며 구애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지나친 자기과시에 열을 올리는 세상은 갈수록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타인의 눈길에 매달려 살아간다면 이미 병적인 자기애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거짓된 자아의 속삭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자기 우상화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
이어 “예수님 시대의 바리새인들이 그랬다”며 “외적 열심에도 내면은 늘 불안했다. 종교적 자기 몰두는 이웃과 경계선을 긋는 단절의 삶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현대인은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 무서울 정도로 무관한 반응을 보인다.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자기 얼굴만 들다보고 있는 자아는 한없이 외롭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나와 보여지지 않는 나를 구분해야 한다”며 “좋은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내면의 다른 쪽에서는 불안함이 있다. 연약한 부분을 감추고 싶지만 영혼의 상태는 은연중에 드러나게 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병적인 내면의 영혼을 치유하려면 말씀 앞으로 가야한다”며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 여혼의 구석진 부분가지 다 드러난다. 영혼의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동시에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건강한 자기 노출을 해야 치료가 시작된다”며 “영혼의 그늘진 곳에 진리의 빛이 충분히 비추도록 시간을 내어놓는 용기가 필요하다. 침묵하는 일,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일, 일기를 쓰는 일들은 자신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진리를 온전히 경험한 것이 나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하나님과 이웃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게 한다. 그때부터 이웃의 고통과 교감이 일어나고 하나님의 기쁨에 참여하는 일이 일어난다”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과 칭찬을 받지 못해도 불행하지 않을 정도로 하나님의 사랑을 충만히 경험해야 한다. 나를 향한 관심에서 벗어나 하나님에 대한 관심이 깊어져 가는 것이 자유의 길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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