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희라 씨는 원래 불교 신자였다고 한다. 아버지가 화교였기에 현관 입구에 관음보살상이 서 있었고, 아침저녁으로 향을 피웠다고. 그러다 기독교인인 지금의 남편 최수종 씨를 만나 결혼했다. 자연스럽게 남편을 따라 교회를 나갔지만, 한 달도 안 되어 직분을 맡은 어떤 분에게 상처를 받고 나가지 않았다. 하희라 씨는 어찌 믿음이 크다는 사람이 그럴 수 있는지, 기독교를 믿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시어머니 눈치를 보면서 교회를 다녔던 터라 좋은 핑계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땐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다시 교회 대신 친정어머니와 절에 다녔다. 오래전 돌아가신 시아버지를 위해 천도제도 지내고, 네 번의 유산 끝에 얻은 첫 아이를 위해 백일기도도 했다. 남편도 자신 때문에 주일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고. 최수종 씨는 하희라 씨를 15년이나 기다려주며 기도했다.
그러던 중 그녀가 교회를 다시 가게 되었는데 이유가 있었다. 잠이 들거나 눈만 감으면 귀신들이 보였다고 한다. 가위눌림도 심했다고. 심할 때는 귀신이 낮에도 따라다녔고, 밤에 잘 때 무서워서 불을 켜고 잠에 들었다고 한다. 눈을 감으면 더 잘 보였기에 세수도 눈을 뜨고 했다. 비눗물에 눈이 매워도 감을 수 없었다. 상갓집을 다녀오면 꿈에 귀신들이 더 나타났다. 무당도 찾아가고 부적도 붙였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그때 깨달았다.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는 사실을.
그러다 2008년 10월 어느 날 미국에서 온 동생이 엄마가 반대해도 교회를 다니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하희라 씨도 갑자기 자신도 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남편에게 전화해서 교회에 가겠다고 말한 뒤 그 주 수요예배부터 곧바로 출석했다. 그런데 수요예배에 처음 나갔는데 신기하게 그날부터 지금까지 가위눌린 적이 없고 귀신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하희라 씨는 교회 다니기 시작한 날부터 하나님께서 강하게 이끌어 주신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후 그녀는 예배를 드리면서 매주 설교 말씀이 다 자신에게 하시는 것 같았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평온한 마음이 들면서, 계속 눈물만 나왔다. 곧바로 40일 새벽기도를 작정하고 시작했다. 그런데 그날 양초 공예를 하다 손에 화상을 입었다. 나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열심히 새벽기도를 나갔다. 40일 기도가 끝난 후 병원에 갔더니 그전까지 딱딱하던 상처가 수술할 필요도 없이 떨어져 나갔다. 손이 회복된 후, 병원에서 봤던 어린아이를 기억하면서 이듬해 ‘화상 환자를 위한 복음성가’라는 첫 찬양앨범을 발표했다. 하희라 씨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모든 수익금을 화상 환자들을 위해 사용했다.
하지만 하나님을 만난 이후로도 고난이 찾아왔다. 안 좋은 일이 벌어졌고,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대인기피증이 생겼다. 기도도 나오지 않았고 감사할 일도 보이지 않다가 결국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자신에게 실망할까 봐 남편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어느 날 한강대교를 지나면서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희라 씨는 집으로 돌아와서 하나님을 찾았다.
‘하나님, 진짜 살아 계신다면 지금 저 좀 잡아주세요. 저 이대로 나가면 죽을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진짜 살아 계신다면 저 좀 잡아주세요’ 울면서 기도하다 눈을 떴는데 갑자기 이런 소리가 들렸다. ‘내 딸아 나는 네 눈을 보면서 너를 보고 있는데 넌 어디를 보면서 나를 찾고 있니?’ 하희라는 마음 중심에서 순간 뭔가 뜨거운 것이 터져 나오면서 회개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내 아픔을 다 아셨구나. 날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데, 내가 말도 안 되는 기도로 하나님을 협박했는데도 딸이라고 불러주신 주님이시구나’ 그녀는 그렇게 자신을 붙드시고 불러주셔서 자신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감격해 했다.
하희라 씨는 남편 최수종 씨의 특별한 사랑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인생에 감당할 수 없는 많은 고난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많이 아파 별명이 종합병원이었고, 18년 동안 가위눌림을 당해왔고, 결혼 후 네 번의 유산이 있었다. 하지만 하희라 씨는 하나님을 만난 이후로 그 고난이 감사를 배우게 하는 축복임을 깨달았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아프지 않았다면 건강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몰랐을 것이다. 18년 동안 가위눌림이 없었다면 하룻밤의 단잠이 얼마나 행복한지 몰랐을 것이다. 결혼 후 네 번의 유산이 없었다면 부모가 되는 것이 축복임을 몰랐을 것이다. 하희라는 자신의 삶을 이렇게 고백했다. “다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감사하고 순종하면서 그 시간을 버티며 지나가면 반드시 더 깊은 은혜를 주십니다.”
*유튜브 ‘말씀의 검’ 영상의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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