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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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가 주최한 긴급온라인토론회가 지난달 16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독교 대안교육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유재봉 교수(성균관대 교육학)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의 학생들과의 인격적 교육’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유 교수는 “1347년부터 약 3년간 유럽을 휩쓴 페스트로 인해 약 2000만 명의 희생자를 낸 이래, 가장 심각한 전염병은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라고 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걸쳐 감염자가 약 400만 명, 사망자가 약 30만 명에 이르고, 우리나라도 감염자가 약 1.1만 명, 사망자가 260명에 달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학교와 대학이 등교하여 대면수업을 하는 대신, 온라인 녹화수업이나 온라인 실시간 스트리밍을 하고 있는 형편이다”며 “코로나 19는 전염병이나 보건환경에 대한 경각심과 대처방법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의 방식과 사회 문화 전체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웨비나(webinar)에서 코로나 상황 이후에 넓게는 기독교 대안교육, 보다 구체적으로는 기독교 대안학교 교육이 어떤 양상을 띠고,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인지를 교사와 학생의 관계 면에서 간단히 생각해 보고자 한다”고 했다.

유 교수는 “코로나19의 상황은 우리가 원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당기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y Forum)의 창립자이자 회장 Klaus Schwab이 지금까지 ‘인류경험해 보지 못한 사회적 변화’를 일컫는 말로 사용하면서 급속도로 확산된 개념이다”며 “코로나19가 일어난 지 채 반년이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으며, 보수적이고 변화가 느린 교육계에서 조차 이러한 변화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이 됐다”고 했다.

이어 “세계가 급속히 산업사회, 정보화 사회로 진행되어 감에 따라 교육의 장이어야 할 학교는 그 의미를 상실해 가고 있다”며 “교사는 살아있는 유산의 소유자라기보다는 화석화된 지식의 소유한 자이며, 교과를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 학생과 인격적 접촉을 하기 보다는 점차 그러한 지식을 맹목적으로 전달하는 ‘영혼 없는 교수(teaching)기계’가 되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는 직업인으로 전락하게 되고, 소명의식을 가진 참된 ‘스승’은 드문 세태가 됐다”며 “학교가 살아있는 유산을 역동적으로 전수하는 일을 하지 않고, 교사도 파편화된 교과 지식을 전달하는 ‘영혼 없는 교수기계’에 머문다면,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변화시킬 미래 사회에서 이러한 학교와 교사가 설자리는 없어지거나 기껏해야 명맥만 유지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유 교수는 “대안학교 운동은 화석화된 지식을 맹목적으로 주입하고 전달하는 학교와 ‘영혼 없는 교수(teaching)기계’에 대한 일종의 ‘저항(protest)’이다”며 “대안학교 교사는 잘못된(학교)교육의 관행에 안주하려는 것에서 벗어나 무너진 (학교)교육을 수축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프로테스탄트(protestant)’이다”고 했다.

특히 “기독교 대안학교는 진정한 의미의 학교교육을 위한 개혁운동이며, 기독교 대안학교 교사는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진정한 개혁자이다”며 “그들은 교사로서의 하나님의 소명을 받은 사람으로서, 교육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고, 무엇을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며, 그 일에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고 했다.

이어 “이 점에서 확실히 기독교 대안학교는 기존의 학교에 도전하며, 교육의 본질에 충실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교회의 개혁이 한 번의 종교개혁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듯, 학교의 개혁도 기독교 대안학교 설립과 운영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기독교 대안학교도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본래의 정신이 희미해져 세상과 타협하거나 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며 “기독교 대안학교의 교사는 이러한 경향성에 대해 부단히 저항하면서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해 개혁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최근 코로나19는 여전히 익숙한 현실에 안주려는 우리 모두에게 (학교)교육개혁에 대해 새로운 도전을 던진다”며 “그 도전은 한편으로는 기독교 대안학교(혹은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검토하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 미래 사회에서 기독교 대안교육이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지를 준비하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도전의 성공여부는 교사, 학생, 학부모에게 달려 있다. 즉, 기독교 대안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얼마나 동일한 비전을 가지고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때로는 역류하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학교)교육 공동체를 세워가려는 용기와 열정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기독교 대안학교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사와 학생의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 대안학교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그리스도의 사랑과 하나님의 비전과 소명에 바탕을 둔 교사와 학생 간의 인격적 관계라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인격적 관계는 학교의 생활 전반 혹은 생활지도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교과의 학습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교과 학습의 목적은 기독교적 인성을 기르는 데 두어야 한다”며 “학습의 목적을 기독교적 인성 함양에 두게 되면, 교사는 교과의 지식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서 교과의 가치를 내면화함으로써 전인격적 인간의 형성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학생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각자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 까지 성장하여야 하며, 부모와 교사는 마땅히 이 일을 감당해야 한다”며 이 일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이 주신 은사, 즉 적성과 능력이 무엇인지를 세밀히 관찰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교사가 이렇게 하는데 에는 많은 시간과 열정과 희생이 요구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헌신하는 모습은 자연스럽게 그리스도를 플래카드(placard)하게 되고, 학생들은 그 선생님의 모습을 통해 그리스도를 배우게 된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코로나19에서 경험하고 있듯이, 미래 사회는 전형적이거나 고전된 상황 속에서 교육이 이루어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며 “교사는 학생들과 소통하고, 학습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물인 디지털을 수용하고, 그것에 익숙해 질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학생들은 교사들보다 혹은 교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학습에 익숙하고, 감정전달이나 감정교류도 원활하다”고 했다.

아울러 “기독교 대안학교는 4차 산업혁명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테크놀로지를 선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교사도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학생들과의 인격적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우리가 찾을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은 현재 인간이 AI가 가지고 있지 않거나 비교우위에 있는 공감, 인격, 성찰을 교육의 현장에서 극대화시켜 나가는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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