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기독학교연구소 이윤석 박사가 ‘한국의 창조론 논의 현황’이라는 주제로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창조론 오픈포럼에서 발표했다.
이 박사는 “주로 한국 저자들에 의해 발표된 글들만을 대상으로 창조론 논의를 살펴보고자 한다”며 “창조론과 관련된 국내 주요 학술지, 잡지, 단행본들을 조사하여 검토했으며, 모든 문헌을 검토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사실상 거의 전수조사에 가깝게 많은 자료를 고찰했다. 이를 통해 한국 창조론 운동이 갖고 있는 특성을 살펴보고 향후의 창조론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지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특정 주제 중심으로 자신의 논지를 정하고 성경과 신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그 논지를 발전시켜가는 일반적인 조직신학 논문과는 다소 다른 형태로 구성했으며, 한국에서의 방대한 창조론 논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알아보기 쉬운 지형도를 제공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며 “전통적 개혁주의 신학의 관점에서 여러 창조론 논의들을 간략히 평가, 개혁주의 기독교 진영에 창조론과 관련된 시사점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창조론 논의는 젊은 지구론과 유신 진화론의 두 가지 진영이 견고하게 버티며, 자신들의 이론을 전파한다”며 “초기에 설정한 젊은 지구론, 오래된 지구론, 유신 진화론, 지적 설계론의 4가지 구분이 의미 없다 싶을 정도로, 오래된 지구론과 지적 설계론 관련 산출물은 적었으며, 젊은 지구론과 유신 진화론에 대부분의 산출물이 집중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 지구론은 창조과학회를 중심으로 많은 학자들이 활동하지만 의외로 전문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이 얼마 되지 않는다. 단행본으로 출간된 것들은 더러 있지만, 학술적 활동이 유신 진화론 진영에 비해 활발하지 않다”며 “이는 전통적인 개혁주의 신학의 입장이 수백 년 동안 교회 내에서 지배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이며, 한국창조과학회에 소속되어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 신학 전공자가 거의 없는 것이 이유”라고 했다.
이어 “유신 진화론은 흔히 젊은 지구론에 비해 열세에 있는 것처럼 이야기되기도 하지만, 실제 전문 신학자들에 의해 산출된 전문 학술지 논문이나 출간된 단행본을 기준으로 젊은 지구론에 비해 훨씬 성과가 많다”며 “특히 유신 진화론을 지지하는 논문이나 책을 내는 사람들 중 많은 신학자들이 있고, 이는 전통적인 개혁주의 신학의 경계를 벗어나는 신학자들의 신학이 진화론과 더 조화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젊은 지구론과 창세기 1장의 ‘날’에 대한 해석에서만 다른 오래된 지구론은 젊은 지구론과 유신 진화론의 대립이 극심한 한국에서 제3의 창조론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문헌상으로 양승훈 한 사람이 주도하고 있다”며 “물론 양승훈 한 사람이 저술한 책의 분량이 많고, 오래된 지구론에 관심 있는 이들이 참조할 자료는 적지 않지만, 젊은 지구론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오래된 지구론의 입장으로 전환했다. 양승훈의 다중격변설은 오래된 지구론의 여러 가지 형태 중 하나이다. 신학계는 이 영역에서 더 많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지적 설계론은 그 범주가 신학이 아닌 역사과학이다. 젊은 지구론, 오래된 지구론, 유신 진화론 등과 같이 신학 범주에 넣을 수 있는 이론들과는 기본 차원이 다르다”며 “지적 설계론은 과학적 논증이 가능하며, 과학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학문이다. 그 결과 직접적으로 창조주 하나님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지만, 사물의 기원을 지적 존재로 돌림으로 진화론에 대응할 수 있는 유용한 학문”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 젊은 지구론과 유신 진화론 지지자들 간에 갈등 양상이 있으며, 그런 분위기가 다른 관점을 비판하는 식의 논문이나 책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며 “젊은 지구론 진영도 그렇고 유신 진화론 진영도 마찬가지다. 창조과학회는 6일 창조의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모든 다른 이론을 ‘타협이론’이라고 정죄한다. 이런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전통적인 개혁주의 신학을 추구하는 한국의 교단들과 신학교들에 몇 가지 사항을 권고한다”며 “먼저는 개혁주의 신학에 입각해 있는 교단과 신학교의 학자들이 창조론 논의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둘째 일반 대중들의 교육과 지식수준이 평균적으로 매우 높아져 우매한 민중을 계몽하거나 대중을 선동하는 식의 어설픈 창조론 전달을 지양하고, 전문가들이 나서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셋째 개혁주의 신학 진영에서는 오래된 지구론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연구를 수행하며, 넷째 개혁주의 신학 진영에서는 지적 설계론이 신학은 아니지만 세상과 생물과 인간의 기원을 설명하는 학문 방법으로 창조를 주장하는 개혁주의 신학을 지지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 이에 지적 설계론의 연구와 발전에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학술지 논문에 요구되는 짧은 분량에 한국의 창조론에 대한 수많은 논의를 담고자 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논문과 형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며 “한국의 창조론에 대한 산출물들을 잘 구분하여 지시하고, 주요한 특징들을 잘 포착해서 한국의 창조론 논쟁의 지형도가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많은 이들에게 헤매지 않고 이 분야에 뛰어들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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