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교회 김운성 위임목사가 10일 주일예배에서 ‘귀 기울여 들을 일’(창 49:1~2) 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며칠 전 남산에서 한 성도님 가족을 만났다. 부부가 따님과 함께 오셨는데, 참 행복해 보여 마음이 좋았다”며 “행복한 가정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대화’이다.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대화가 끊겼다고 하면 행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늘 본문은 가족 간의 이야기로, 아버지가 아버지는 말씀하시고 열두 아들들은 듣고 있다. 당시 야곱은 147세로 임종을 앞두고 있었다. 이 말씀은 일상 대화가 아닌 유언에 가까운 말씀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김 목사는“오늘 이 본문을 통해 부모가 자녀에게 어떤 말을 남겨야 하는가 하는 차원에서 들여다 보고자 한다. 1절에 두 번 반복되는 동사가 있다. ‘이르다’라는 동사”라며 “창세기 49장 1절에는 ‘이르다’라는 동사가 두 번 나오는데 히브리어로 보면 서로 다른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우선 ‘그 아들들을 불러 이르되’라고 할 때 사용된 단어는 ‘아마르’인데, 일반적으로 ‘말하다’라는 의미로 널리 쓰인다. 사람들끼리 말하거나, 하나님이 말씀하실 때 널리 사용됐다. 1절의 첫 이르되는 다들 모이라고 부르는 평범한 뜻”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가 하면 ‘내가 너희에게 이르리라’고 할 때 사용된 동사는 ‘나가드’인데, ‘말한다’는 의미 외에 ‘비밀을 알리다, 계시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렇게 사용된 예는 ‘요셉이 바로에게 아뢰되 바로의 꿈은 하나라 하나님이 그가 하실 일을 바로에게 보이심이니이다’(창세기 41:25)의 ‘보이심이니이다’가 ‘나가드’이다. 이렇게 보면 1절의 두 번째 ‘이르리라’는 ‘너희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알려 주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 목사는 “야곱이 알려주고자 한 것은 본문 후의 3절부터 나오는 야곱의 열두 아들의 미래, 그들의 인생에 일어날 하나님의 뜻이었다. 야곱의 이 말씀은 일종의 예언이고, 말씀을 전한 야곱은 단순한 아버지가 아니라 예연자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오늘은 어버이 주일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할까? 오늘 말씀은 부모는 자녀와 많은 대화를 해야 하는데, ‘아마르’의 말만 하는 게 아니라 ‘나가드’의 말도 해야 함을 가르친다. 부모는 아버지, 어머니 역할을 넘어 예언자 역할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본문 2절은 야곱의 신분을 세 가지로 소개한다. 첫째, 아버지이다. 이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부모 다워야 부모인 게 아니라, 낳으신 것만으로도 부모다.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순종하는 자에게 복을 주시는 이유는, 부모가 어떤 분이든 상관없이 부모로 받들고 순종하는 것이 참 효도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사람에게 복을 주신다”고 했다.
이어 “둘째로, 자신을 야곱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쌍둥이로 에서보다 늦게 태어나 동생이 됐다. 맏아들을 우대하던 사회에서 야곱은 장자의 복을 탐냈다. 라헬과 결혼하기 위해 칠년을 하루 같이 일하고, 레아와 먼저 결혼 한 후 묵묵히 칠년을 더 일할 정도로 집념이 강했다. 이처럼 야곱의 인생은 ‘분명한 목적, 반드시 이루려는 집념과 열심, 그것을 위해 무엇이라도 하려는 태도, 그리고 드디어 움켜쥔 성취’로 설명될 수 있다”며 “야곱 같은 부모가 나눌 수 있는 대화는 ‘아마르’의 대화까지이다. ‘나가드’의 말은 할 수 없다. 즉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참된 삶, 자녀들의 미래를 말해 줄 수는 없다. 그 이유는 그런 말은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아는 사람만이 말해 줄 수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야곱의 세 번째 신분은 ‘이스라엘’이다. 2절은 ‘이스라엘에게 들을지어다’라고 한다. 그는 3절 이하에서 야곱으로 말한 게 아니라 이스라엘으로서 말했다. 야곱은 외삼촌의 집을 떠나 얼마 후 에서가 사백 명을 거느리고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족과 재산을 압복강 건너로 보내고 혼자 강 나루터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됐다. 그날 밤 그 무엇도 자신을 구원할 수 없음을 알게 됐다. 자기 힘으로 손에 쥔 모든 것이 다 부질없음을 깨달았다”며 “그날 처음으로 하나님께 목숨을 걸고 매달렸다. 하나님의 사자와 씨름했다. 축복하지 않으면 놓지 않겠다고 매달렸다. 하나님께서는 그날 그에게 새 이름을 주셨다. 이제 그는 사람과 겨루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는 존재, 즉 이스라엘이 됐다. 욕망의 사람 야곱이 하나님만 의지하는 이스라엘이 됐다. 그러므로 야곱이 나타내는 존재와 이스라엘이 나타내는 존재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열두 아들을 불러서 하는 말은 야곱으로 하는 말이 아니고, 하나님의 사람 이스라엘로 하는 말이니, ‘이스라엘의 말을 들을 지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3절부터의 이야기는 야곱으로서 성공철학을 전수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 바라보고 살아온 고백을 자녀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부모 되신 여러분, 야곱이 아닌 이스라엘로 변화된 부모가 되길 바란다. 그래야 ‘아마르’의 대화만 하는 게 아닌 ‘나가드’의 이야기를 전해 줄 수 있다. 하나님께 눈 뜨게 하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경외하게 만들고 하나님의 뜻을 알려주는 부모가 돼야 한다. 자녀들이 믿음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가게 될 때 우리 가정이 만세 반석 위에 세워진 믿음의 명문 가정이 될 것이다. 그런 복을 누리시기 바란다”고 했다.
김 목사는 “그러면 자녀들은 어떻게 하면 되는가. 간단하다. 자녀들은 부모에게 가서 가르침을 경청해야 한다”며 “부모는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변하는 체험 가운데 믿음의 ‘나가드’를 할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 하고, 자녀들은 귀 기울여 부모님의 신앙의 가르침을 잘 들어야만 한다. 이럴 때 하나님의 복이 우리 가정에 임하게 될 줄로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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