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도시 봉쇄와 국경 폐쇄, 이동 제한, 집회‧모임 금지 등 강력한 통제 조치를 하면서, 선교 현장의 사역 역시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교지뿐 아니라 한국, 미국, 영국을 비롯한 기독교의 영향력이 강한 국가에서도 현장 예배와 집회‧모임이 중단되고, 온라인으로 예배와 모임을 전환하며 사역이 위축됐다. 이에 따라 교회의 해외 선교 후원금이 감소하거나 끊어지고, 현지 상황, 비자 문제, 기저 질환 등의 이유로 일시 귀국하는 선교사들도 늘면서 세계 선교가 큰 위기에 처했다.
세계 선교가 어떻게 보면 후퇴하는 것 같은 상황에서 세계적인 복음주의 신학자이자 설교가인 존 파이퍼 목사(John Piper)는 오히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선교의 진전을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파이퍼 목사는 최근 발간한 무료 전자책 '코로나 바이러스와 그리스도'(Coronavirus and Christ)에서 "하나님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해 전 세계의 '현실안주형 신자'들을 일깨워 새롭고 혁신적인 일을 하게 하시며, 복음을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게 하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책의 2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해 하나님이 하시는 일'로 △끔찍한 도덕적 현실을 그림처럼 보여줌(6장) △특정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심판을 내림(7장) △그리스도의 재림을 대비하라는 신호(8장) △그리스도의 무한한 가치에 비추어 삶을 재정렬하라는 신호(9장) △위험 속에서도 선을 행하라는 부르심(10장) △선교의 진전을 가져옴(11장) 등 6가지를 꼽으며, 11장에서 이 같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파이퍼 목사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선교와 연계시키는 것은 이상한 생각처럼 들릴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여행과 이동과 선교 활동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항상 역사의 대격변과 고난을 교회를 움직이는 수단으로 사용해 복음이 필요한 곳으로 향하게끔 만드셨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은 또다시 그런 섭리를 베푸실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그는 성도들이 예루살렘에서 나와 유대와 사마리아에 복음을 전하도록 이끄신 하나님의 전략은 다름 아닌 '박해'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복음을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곧 온 세상에 두루 전하라고 명령(행 1:8)하셨으나, 사도행전 7장이 지나기까지 복음 전도는 예루살렘에만 국한되어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무엇이 교회를 움직여 복음을 전하게 했을까? 스데반의 죽음과 그 이후의 박해가 필요했다. 스데반이 순교한 후(행 7:60) 즉시 박해가 일어났다(행 8:1~4)"고 말했다.
파이퍼 목사는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움직이신 방법은 순교와 박해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유대와 사마리아'가 복음을 듣게 됐다"며 "하나님의 방법은 우리의 방법과 다르다. 그러나 그분의 선교는 확실하게 이루어진다. 예수님이 그렇게 말씀하셨고 그분의 말씀은 실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마 24:14)라고 하셨다. 복음이 '전파될 수도 있다'고 말씀하시지 않고 '전파되리니'라고 말씀하셨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 선교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보지 않는 또 다른 이유로 파이퍼 목사는 "하나님은 후퇴를 통해 큰 전진을 이루는 방법을 종종 사용하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예로 1985년 1월 9일 불가리아의 한 회중교회를 이끈 흐리스토 쿨리체프(Hristo Kulichev) 목사를 언급했다. 그는 "쿨리체프 목사가 당국에 체포돼 투옥됐을 때 죄목은 '교회가 선출하지 않은 사람을 국가가 목회자로 임명했는데, (쿨리체프 목사가) 그의 교회에서 설교를 전했다는 것'이었다"며 "그는 8개월의 감옥형을 선고받았다. 감옥에 있는 동안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리스도를 전했다"고 말했다. 쿨리체프 목사는 출옥한 뒤 '죄수들과 간수들이 내게 많은 질문을 물어왔다. 교회에서보다 감옥에서 더 많은 결실을 맺는 사역을 할 수 있었다. 자유로울 때보다 감옥에 있을 때 하나님을 더 잘 섬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파이퍼 목사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만연한 이 심각한 상황을 하나님은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으실 것"이라며 "이 상황은 세계 복음화라는 하나님의 확고한 목적을 이루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피를 헛되이 흘리지 않으셨다. 그리스도께서는 '각 족속과 방언과 백성과 나라 가운데에서 사람들을 피로 사서 하나님께 드리신다'(계 5장 9절)고 말씀한다"며 "그분은 자신의 고난에 대한 보상을 받으실 것이다. 심지어 세계적인 전염병도 지상 명령을 이루는 데 이바지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존 파이퍼 목사는 디자이어링 갓(Desiring God)의 설립자이자 지도교사이며, 33년간 담임목사로 섬긴 베들레헴침례교회의 원로목사, 베들레헴 대학 겸 신학교 교목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50권 이상의 책을 저술했다. 이번에 발간한 '코로나 바이러스와 그리스도'는 디자이어링 갓에서 현재까지 8개 언어로 무료로 다운(바로가기)받을 수 있으며 15개 언어로 번역본이 준비 중이다. 유튜브에는 파이퍼 목사가 직접 녹음한 2시간 분량의 무료 오디오 북(바로가기)도 제공한다. 한국어판은 '개혁된실천사'가 전자책과 오디오북, 종이책으로 보급 중이다(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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